뮤지컬 <난설> 공연 장면.

뮤지컬 <난설> 공연 장면. ⓒ 서정준

 
23일 오후 3시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뮤지컬 <난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은 이기쁨 연출, 옥경선 작가, 다미로 작곡가를 포함해 허초희 역의 정인지, 하현지, 허균 역의 유현석, 백기범, 이달 역의 안재영과 유승현이 모두 참여했고 전막시연과 포토타임,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뮤지컬 <난설>은 '허난설헌'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시인 허초희의 삶을 그린 창작뮤지컬이다. 하지만 허초희가 전면에 나서서 극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그와 가장 가까이 하며 평생의 벗이된 동생 허균의 시선으로 공연을 이어간다.

그래서 최고의 재주를 지녔으나 시대적 한계로 인해 자신의 뜻을 접어야 했던 허초희의 삶과 그와 달리 너무나 아름다웠던 시들을 허균과 이달까지 세 명의 배우가 함께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뮤지컬 <난설> 포토타임.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백기범, 유현석, 유승현, 안재영, 하현지, 옥경선 작가, 이기쁨 연출, 다미로 작곡가, 배우 정인지.

뮤지컬 <난설> 포토타임.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백기범, 유현석, 유승현, 안재영, 하현지, 옥경선 작가, 이기쁨 연출, 다미로 작곡가, 배우 정인지. ⓒ 서정준

 
덕분에 뮤지컬 <난설>은 세 배우의 비중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면서도 그 이야기와 시선이 허초희에게 모이게끔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옥경선 작가는 "허난설헌의 시를 우연히 접했고 그 시의 아름다움을 어떻게든 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그래서 시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소재를 택했고, 허난설헌이란 시인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허균은 뗄려야 뗄 수 없는 존재더라. 우리가 400년 전 시를 접할 수 있고 허난설헌의 삶을 기록을 볼 수 있는 것도 허균의 지극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극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음악 역시 극의 분위기와 맞춰 극장을 꽉 채우는 사운드가 아니라 감정선을 강조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다미로 음악감독은 이에 관해 "전체적으로 시적인 면을 살리고자 해서 음악이 풍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로 만들어진 가사를 믿고 수묵화같은 콘셉트로 가볍게 갔다. 애초부터 작곡할 때 국악편성을 염두에 두기도 했다. 원래 하던 피아노의 아르페지오 패턴 같은 부분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간단한 4비트 반주 위에 국악기의 멜로디를 얹어 채우는 콘셉트로 갔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난설>은 대학로 소극장 작품이면서도 여성 인물 주연의 여성 중심 서사가 극 외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허초희 역의 하현지 배우는 "소명을 갖고 연기할 수 있던 작품이다. 처음에는 허초희라는 인물을 연기하는데 이 사람을 어떻게 소화하고 어떻게 이해할까에 초점을 맞춰 작가님께 질문을 드렸다. 결국 작가님이 말씀하시고 싶었던 건 여성으로서 겪는 역경이 아니라 시인으로서 재능이 탁월한 허초희를 그리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어떻게 더 이 인물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해서 (그런 면을)가져갈 수 있을까 소명을 갖고 열심히 했다"라고 성별에 대한 프레임을 넘어 허초희라는 인물의 매력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정인지 배우 역시 "성별을 떠나서 어떤 사람을 연기하는데 자주적인 역할이 늘어나서 신나게 작업하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난설> 포토타임. 허초희(허난설헌) 역을 맡은 배우 하현지와 정인지.

뮤지컬 <난설> 포토타임. 허초희(허난설헌) 역을 맡은 배우 하현지와 정인지. ⓒ 서정준

 
끝으로 허균의 스승 이달 역을 맡은 배우 안재영은 "보통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이 캐릭터는 어떤 인물이고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시작하고 끝나는 인물인가를 고민했지만 <난설>에선 일반적인 작업과 좀 다른 고민을 했다. 이달은 어떻게든 허균에게 허초희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그를 기억하게 해주고 공유하는 인물이라 생각한다"라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또 "이달이란 분에 대한 공부도 했지만 허초희의 삶에 더 신경을 많이 썼다. (제 역할이)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실 때 허난설헌을 기억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이라 생각하기에 제 손짓,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도 고민했고 허초희란 인물을 존경스럽게 봤다"라고 배역으로서의 욕심보다는 극의 방향성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안재영은 끝으로 "이달은 서자로서 한계를 느꼈던 인물이다. 요즘에도 분명 그렇지 않다고 해도 각자 느끼는 한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지금과 상통한다고 생각했다"며 이 공연이 지금 관객들에게도 맞닿은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뮤지컬 <난설>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오는 8월 25일까지 공연된다. 
 
 뮤지컬 <난설> 공연 장면.

뮤지컬 <난설> 공연 장면. ⓒ 서정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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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연극/뮤지컬 전문 기자. 취재/사진/영상 전 부문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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