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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이 19일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경제보복 철회와 강제징용 사과를 촉구하는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중당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이 19일 낮 12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경제보복 철회와 강제징용 사과를 촉구하는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종훈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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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강제징용 사과와 경제보복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는 한편, 일본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인 김종훈 민중당 의원(울산 동구)이 "아베의 무역 봉쇄령은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정부가 반도체 핵심 부품소재 3품목에 대해 수출규제를 한 데 이어, 규제 품목 대상의 확대를 꾀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려 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조달할 때 절차상의 큰 어려움을 겪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다.

김 의원은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부품소재 봉쇄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아베, 우리나라에 대한 부품소재 봉쇄 정책 펴... 실패할 것"

김종훈 의원은 일본 봉쇄 정책이 실패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에 대해 "역사상 무역 봉쇄 정책을 펴서 성공한 나라의 사례를 찾기 어렵다"라며 "천하의 나폴레옹도 영국에 대한 무역 봉쇄 정책을 폈다가 실패한 뒤, 오히려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나폴레옹이 대륙봉쇄령을 발표할 당시 그는 유럽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으며, 객관적으로 영국보다 힘의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라면서도 "하지만 무역 봉쇄를 계획한대로 이끌어 갈 수는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봉쇄의 대상국이었던 영국이 오히려 해상 봉쇄령을 들고 나오면서 나폴레옹에 강력하게 대항했다"라며 "나폴레옹은 식량, 원자재 등을 주로 수입하는 영국의 무역 네트워크를 파괴해 영국에 타격을 주고자 했지만 영국은 새로운 조달처를 구해나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나아가 대륙 봉쇄령이 불러온 어려움은 기업들로 하여금 기술개발에 힘을 쏟도록 했는데, 이는 당시 진행되고 있던 산업혁명을 더욱 재촉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라며 "물론 영국 국민들도 대륙 봉쇄 기간에 많은 고통을 겪은 게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과정은 영국에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측면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당시 글로벌한 무역 네트워크에 묶여 있던 유럽 대륙의 수출업자들이 당장 나폴레옹 정책에 반발했는데, 이는 대륙 봉쇄로 수출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라면서 "대륙 봉쇄에 따른 무역 네트워크의 훼손으로 수입품이 줄어들고 이어 물가가 오르면서 일반 주민들도 고통을 겪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연히 나폴레옹의 정책에 대한 반대도 늘어갔고 그 결과는 나폴레옹의 무리수로 나타나 결국 나폴레옹의 퇴위로 이어졌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훈 의원은 "나폴레옹의 대륙 봉쇄 정책의 경과는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정책에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라며 "아베의 부품소재 봉쇄 정책은 일본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부품소재 수출업자를 중심으로 아베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반도체를 수입하는 세계의 여러 나라들에서도 아베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며 "봉쇄의 대상국, 곧 우리나라는 어려움이 따르기는 하겠지만 결국은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 수출규제, 전화위복 계기로"

이에 따라 김종훈 의원은 우리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일본은 우리의 전통적인 취약 부분인 부품소재 분야를 치고 나왔는데 실제로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나라의 부품소재 분야가 얼마나 취약한지가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라며 "이는 역으로 우리가 이번을 계기로 취약 부분인 부품소재, 장비 분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함을 의미한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혁신하여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틀을 확고히 해야 한다"라며 "우리나라의 부품소재 산업이 뒤처진 데는 대기업들이 눈앞의 이익만을 앞세워 하청기업들을 짜내기의 대상으로만 간주한 탓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수평적인 원하청 관계의 확립을 주문한 것.

김 의원은 이어 "중소 기술기업을 육성하고, 숙련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책들을 새롭게 가다듬고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발전전략을 실질화해야 한다"라며 "특히 기존의 지방 산업단지들을 살려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로 삼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일례로 '울산과 여수의 석유화학 단지를 기존의 설비·자본 집약형에서 기술 집약형 단지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끝으로 김종훈 의원은 "일본의 부품소재 봉쇄는 분명히 우리에게 큰 시련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대응하기에 따라서 우리는 그 시련을 틀림없이 기회로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일경제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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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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