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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연대' '강간문화' '성매매' '데이트강간'... 여성들은 신발에 물감을 묻혀 현수막 위에 쓰인 이 글씨들을 꾹꾹 짓밟기 시작했다. 녹색,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물감이 섞여 현수막이 물들었다.
 
종이 위에 '강간문화' '남성연대' '여성혐오' 같은 말들이 적혀있다.
 종이 위에 "강간문화" "남성연대" "여성혐오" 같은 말들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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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페미시국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강간문화' '남성연대' 등이 적힌 종이를 짓밟고 있다.
 제2차 페미시국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강간문화" "남성연대" 등이 적힌 종이를 짓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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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현수막을 걷어내자 아래 덧댄 천이 등장했다. 천에는 '성평등 세상'이라는 문구가 물감으로 칠해져 있었다. '남성연대'와 '강간문화' 등을 짓밟고 '성평등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가 담긴 퍼포먼스였다.
 
제2차 페미시국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종이를 물감으로 짓밟았다.
 제2차 페미시국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종이를 물감으로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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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뜯어내고 밑에 있는 천을 손으로 들었더니 '성평등 세상'이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종이를 뜯어내고 밑에 있는 천을 손으로 들었더니 "성평등 세상"이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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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퍼포먼스는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에서 주최했다. 지난주 금요일 오후 조선일보사에 '폐간하라'는 글씨가 적힌 빔을 쏘아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단체가 준비한 퍼포먼스였다. (관련 기사: 조선일보사 외벽에 나타난 큰글씨 '폐간하라' http://omn.kr/1k16t)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은 19일 오후 7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2차 페미시국광장을 열고 100명이 넘는 시민들과 함께 집회를 진행했다. 1차 페미시국광장의 주제가 '고 장자연 배우 사건'이었고, 2차 페미시국광장의 주제는 '버닝썬 게이트'였다.

버닝썬 사건의 본질 "남성연대"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의 주최 측은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성폭력과 불법촬영물 생산과 유포, 마약류 유통을 수사한 결과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버닝썬 게이트 과정에서 터져나온 공권력 유착의혹에 대해 장관,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공언하고 경찰청장이 '경찰의 명운을 걸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시민들은 "그 수사 결과는 너무 초라했다"고 평가했다.

또 버닝썬 게이트를 두고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침해하고 착취하는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 문화와 성차별적 구조가 그대로 반영된 사건"이라고 판단하면서 "본질은 남성들의 강간문화와 공권력을 포함한 남성연대, 그것으로 유지되는 거대하고 불법적인 성산업 카르텔"이라고 주장했다.
 
김주희 여성학 연구자(서강대 CGSI 연구교수)가 제2차 페미시국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주희 여성학 연구자(서강대 CGSI 연구교수)가 제2차 페미시국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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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김주희 여성학 연구자가 나와 20분 동안 버닝썬 사건을 정리하고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주희 연구자는 버닝썬 게이트를 두고 "여성의 폭력으로 수익을 거두는 전방위적 시스템"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강간 문화를 용인하고 권장해온 검찰과 경찰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외쳤다.
 
한 여성이 19일 금요일 오후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제2차 페미시국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 여성이 19일 금요일 오후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제2차 페미시국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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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발언 순서에는 명지대학교, 서울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가나다 순) 학생들이 차례로 나와 학내 교수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한편, 버닝썬 게이트에 대해 비판 의견을 보였다.

숙명여자대학교의 황지수씨는 버닝썬 사건을 두고 "여성이 시민이 아니고 물건으로 치부됐다는 끔찍한 사실을 보여준다"며 "분노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광장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끝날 때마다 100여 명의 시민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19일 오후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 모인 제2차 페미시국광장 ''버닝썬' 핵심은 강간문화 카르텔이다. 공조세력 검경을 갈아엎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19일 오후 7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 모인 제2차 페미시국광장 ""버닝썬" 핵심은 강간문화 카르텔이다. 공조세력 검경을 갈아엎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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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버닝썬_게이트, #페미시국광장, #성평등세상,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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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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