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 공격수' 앤더슨(32세·205cm) ⓒ 국제배구연맹
남자배구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대회의 우승 팀은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로 압축됐다.
미국과 러시아는 15일 오전 8시(아래 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크레디트 유니온1 아레나에서 2019 VNL 결승전을 갖는다. 미국은 14일 열린 준결승에서 브라질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러시아는 준결승에서 폴란드에 3-1로 승리했다.
미국은 이번 VNL에 라이트 앤더슨(32세·205cm), 레프트 테일러 센더(27세·196cm), 아론 러셀(26세·205cm), 센터 홀트(32세·205cm), 세터 크리스텐슨(26세·198cm) 등 1군 주전 멤버가 모두 출전했다.
앤더슨은 2008-2009, 2009-2010시즌 2년 동안 V리그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일각에서는 실패한 외국인 선수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평가를 비웃듯, 유럽 리그로 건너가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우뚝 섰다.
앤더슨은 제니트 카잔(러시아)의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하며 유럽 최강으로 군림했었다. 제니트 카잔은 2014-2015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4년 연속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엄청난 대기록을 달성했다. 4년 동안 러시아 리그, 러시아 컵,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한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VNL에서 라이트 미하일로프(31세·202cm), 센터 무세르스키(31세·218cm) 등 일부 핵심 선수가 제외됐다.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을 대비해 휴식을 준 것이다.
그럼에도 라이트 폴레타에프(24세·197cm), 레프트 클리우카(24세·209cm), 볼코프(24세·201cm) 등 1995년생 트리오가 공격을 주도하며 결승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이란에겐 부담스러운 '결승전'
▲ '러시아 장신 레프트' 클리우카(24세·209cm) ⓒ 국제배구연맹
공교롭게도 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8월 '2020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공식명칭 대륙간 예선전)'에서 한국, 이란과 같은 조에 속한 팀이다.
한국과 이란에게는 두 팀이 결승에 오른 것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미국은 한국과, 러시아는 이란과 같은 조에서 올림픽 본선 진출을 놓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24위인 한국 남자배구는 미국(2위), 벨기에(12위), 네덜란드(15위)와 함께 B조에 포함됐다. 세계랭킹 8위인 이란은 러시아(5위), 쿠바(18위), 멕시코(21위)와 함께 E조에 속해 있다. 각 조마다 4팀이 풀리그를 펼친 후, 조 1위 팀에만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 남자배구가 속한 B조는 8월 9일부터 12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아호이 로테르담(Ahoy Rotterdam) 경기장에서 올림픽 세계예선전을 치른다. 이란이 속한 E조는 같은 기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기를 갖는다.
이란, 올림픽 세계예선전 통과 험난... 한국·중국도 긴장
이란이 세계적 강팀으로 부상했지만, 8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본선 출전권을 따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조에 세계 최정상급의 러시아가 있기 때문이다.
'쿠바 변수'도 발생했다. 쿠바배구협회는 지난 3일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시몬(32세·206cm·센터), 산체스(33세·205cm·라이트), 이에레수엘로(32세·196cm·세터) 등 '쿠바 남자배구 황금세대' 3인방에게 대표팀 복귀를 전격 승인했다.
이들의 8월 올림픽 세계 예전선 출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출전하게 된다면 이란도 조 1위로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하기가 험난해진다.
이란이 여기에서 본선 티켓을 따지 못하면, 내년 1월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 출전하게 된다. 한국, 중국, 호주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올림픽 출전이 더욱 험난해진다.
한국 남자배구는 객관적인 전력상 8월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본선 출전권을 따기가 험난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이 상대할 3팀 중 어느 팀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올림픽 세계예선전 대표팀에 전광인, 서재덕 등 꼭 필요한 선수가 부상 재활과 군 입대로 빠진 것도 약점이다.
그러나 남자배구 대표팀에 시급한 것은 '어차피 어렵다'는 부정적인 사고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오히려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거침없이 덤벼들 필요가 있다.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가능성'이라는 소득을 얻어내야 내년 1월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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