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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여 국가대표 회원을 대표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체육계를 왜 죄인 취급합니까? 너무 모르는 분들이 선수들을 죄인 취급하며 규제안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오늘 이 발언은 사심이 아닌, 완벽한 객관적인 대의를 위해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비정치적인 발언입니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엘리트 선수 육성,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 현장.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의 권고안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나오는 가운데 국회 김수민 의원(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청주 청원구 지역위원장) 주최로 토론회가 열렸다.
 
 엘리트 선수 육성 방안에 관해 발제하는 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사진=중고교탁구연맹 제공)
 엘리트 선수 육성 방안에 관해 발제하는 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사진=중고교탁구연맹 제공)
ⓒ 중고교탁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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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나선 박노준 회장(전 프로야구 선수, 사단법인 국가대표선수협회 회장)가 발언을 하자 장내가 숙연해졌다. 그는 "개인적으로 나는 (엘리트 선수들을 키워온) 소년체전의 선수 출신이란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면서 "체육계를 좀 아는 사람이 만들었다면 권고안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노준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하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발표를 이어갔다.

"엘리트 선수는 열심히 준비해야 합니다. 만약, 소년체전과 같은 꿈나무 엘리트 축제를 축소하고 각종 엘리트 체육대회를 주말로 제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더이상 김연아, 이강인과 같은 유소년 신동 출신 스포츠 스타를 만날 수 없게 될 겁니다."

박노준 회장은 "후일 현역에서 은퇴하고 얼마든지 공부하는 스타가 될 수 있다"면서 "엘리트 스타 혹은 전문 선수들이 전 세계에서 경쟁하고 승리하려면 마음껏 제약 없이 운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찾아야지 체육계를 너무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붙이면 곤란하다는 의견을 토로했다.

"마음껏 제약 없이 운동할 수 있게 해 달라"
 
 8일 국회에서 열린 '엘리트 선수 육성,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8일 국회에서 열린 "엘리트 선수 육성,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 중고교 탁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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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혁신위의 권고안은 ▲운동부 합숙소 폐지 ▲학생들의 주중대회 금지 ▲소년체전 폐지 및 학생체육축제로 전환 ▲특기자 제도 수정 등 엘리트 육성 시스템을 전면 혁신하자는 게 핵심이다. 취지는 좋지만 체육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반응도 많다. 국회에서 4일(자유한국당 주최)과 8일(바른미래당 주최) 관련 토론회가 열린 배경도 여기에 있다.

8일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 교수는 박노준 회장과 같은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엘리트 체육을 죽이는 건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국제대회의 성과는 경제·산업·과학 등과 결합한 국가경쟁력 지표입니다. 엘리트 체육을 죽이면 손흥민(잉글랜드 토트넘 훗스퍼 공격수), 이강인(스페인 발렌시아 CF 미드필더)처럼 어려서부터 해외로 나가는 '엑소더스' 현상도 일어날 것입니다."

김 교수는 "손흥민을 키우는 데 14~17년이 걸렸고 이강인 같은 선수가 만들어지는데 30억 원 이상의 돈이 들어간다"면서 "혁신위에서 말하는 일반학생들의 운동 참여 등은 하나도 틀린 말이 없지만 현실적으로 권고안은 체육 전문가들과 너무도 논의하지 않은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을 포기하고 즐기는 데만 의미를 둔다면 한국 체육이 하향평준화할 겁니다. 현재 우리의 학교 스포츠 현실은 매우 암울합니다. 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가 고교 진학을 포기한 것은 현실적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부분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겁니다."

"엘리트체육 죽이는 건 국가경쟁력 약화시키는 일"
 
 엘리트선수 육성방안을 주제로 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엘리트선수 육성방안을 주제로 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뒤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중고교 탁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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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강인 선수도 스페인에서 의무교육인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클럽 축구 선수로 전환했고, 손흥민 선수 역시 고등학교 재학 중 독일 분데스리가 리그에 진출했다"면서 "한국이 엘리트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최고의 성과를 위해 경쟁을 한다는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 참여 목적에 맞는 조율이 필요합니다. 엘리트 선수에게 맞는 제도와 제약을 풀어주고 참여형 일반 체육활동에도 좀 더 자율과 즐거움을 주는 교육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제약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절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발제자로 참여한 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 탁구연맹회장(SBS아나운서 부장)은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발표했다. 손 회장은 ▲문체부·교육부 등 부처 간 협조 ▲체육 교육 문화에 인식 전환 ▲선수 학생에 대한 특수성 인정 ▲체전·축전 이원적 운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은 현실성 없는 방안입니다. 학교 스포츠 및 엘리트 선수 육성을 너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든 것 같습니다. 스포츠혁신위 등 정부 관계자들이 '체육계의 목소리를 성의껏, 제대로 경청해야 합니다."

"학교체육 활성화, 엘리트선수 육성 등 이원적 운영 필요"
 
 8일 국회에서 열린 엘리트 선수 육성방안 토론회.
 8일 국회에서 열린 엘리트 선수 육성방안 토론회.
ⓒ 중고교 탁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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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학교 체육의 활성화 및 엘리트 선수 육성 등 이원적인 운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현실을 반영한 소년체전이 계속 발전해야 좋은 어린 선수들이 계속 발굴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체육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왕기영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진흥과 과장과 신진용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왕기영 과장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학교체육정상화' 권고 관련 세부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2020년부터 시작으로 2021년 말까지 권고안의 시행을 유예할 방침입니다. 학생 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주말대회 전환에 대한 계획을 가능한 종목부터 차츰 시행할 것입니다. 대학 입시에서 체육특기자의 종합적인 역량을 평가해 공정하게 선발할 수 있도록 선발지침을 세우겠습니다. 각 대학이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전국소년체육대회도 개편할 것입니다. 향후 전국소년체육대회는 학교 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통합 학생스포츠 축전으로 확대 개편하려고 합니다."

"교육부 신고접수 학원스포츠 부정적 사건 무척 많아"
 
 8일 국회에서 열린 엘리트 선수 육성방안 토론회 홍보물.
 8일 국회에서 열린 엘리트 선수 육성방안 토론회 홍보물.
ⓒ 김수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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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용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장은 권고안을 낸 배경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미투, 폭력 등 일부 부정적인 내용이 알려지며 체육계에서 인권 보장이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훈련 중심보다는 선수가 즐겁게 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중요합니다. 교육부에 신고 접수되는 학원 스포츠계의 부정적인 사건 접수가 무척 많습니다. 좀 더 인격을 성숙시키고 즐겁게 스포츠를 할 수 있는 분위기와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한국 스포츠계가 한층 성숙하려면 대책이 시급합니다."

지난 1월 심석희 선수(쇼트트랙)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미투(나도 고발한다, #Me too)' 문제가 발생하면서 체육계는 개혁 논의를 시작했다. 엘리트체육이 체육계 비위 문제의 큰 원인으로 지적된 가운데 정부는 문체부 산하에 스포츠혁신위를 구성하고 지난 5월 1차 권고안을 시작으로 지난달 26일 3,4차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토론 진행은 김학수 한국체육언론인회 포럼위원장이 맡고, 발제는 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SBS아나운서 부장)과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 교수가 담당했다.

토론에서는 김세훈 경향신문 기자(스포츠산업부 차장), 박노준 (사)국가대표선수협회 회장(전 프로야구 선수), 김병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정동국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회장, 왕기영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진흥과장, 신진용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장, 김재원 대한체육회 학교생활체육본부장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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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기사를 써옴.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백석대, 인덕대 등서 강의함.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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