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 강윤성 감독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의 강윤성 감독이 19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강윤성 감독. ⓒ 이정민

  
첫 상업영화 데뷔작 <범죄도시>로 약 7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강윤성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롱 리브 더 킹 : 목포 영웅>이 한창 상영 중이다. 지난 19일 개봉 후 20만 관객을 모으며 나름 관심을 받고 있다.

<토이 스토리4>와 <알라딘> 등 디즈니 영화에 다소 밀리고 있지만 <범죄도시> 또한 초반에 입소문을 서서히 타며 뒷심을 발휘한 바 있다. 강윤성 감독이 데뷔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7년. 영화 흥행 흐름도 그런 강 감독을 닮아가는 것일까. 개봉 첫 주말을 맞이하며 <롱 리브 더 킹> 관련 흥미로운 사실을 전한다. 

1. 원작 <웹툰>을 강윤성 감독은 보지 않았다

알려진 대로 <롱 리브 더 킹>은 누적 조회 수 1억 뷰, 누적 독자 수 197만 명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웹툰은 현재 시즌 3까지 연재됐다. 정작 강윤성 감독은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초고 자체로 인물과 플롯이 재밌었고, 이미지나 인물에 선입견을 갖고 싶지 않아서"였다.

영화에선 웹툰 시즌 1의 내용, 즉 장세출(김래원)이 변호사 강소현(원진아)에게 빠지면서 건달에서 국회의원으로 거듭나는 부분까지만 다루고 있다. 해당 시나리오 초고는 웹툰 원작자인 류경선 작가가 썼고, 이를 강 감독이 열세 번가량 수정을 거듭하며 뼈대와 살을 더했다. 참고로 류경선 작가는 28세 등단 이후 20년 가까이 무명으로 지냈다. 

2. 강윤성 감독은 노래방에서 김동률 노래만 주로 부른다

<롱 리브 더 킹>의 주제곡 중 하나인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은 영화 주요 장면과 엔딩 장면에까지 등장한다. 특히 장세출이 투박하게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관객에게 2000년 초반 유행했던 멜로 장르의 향기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강윤성 감독은 노래방에 가면 대부분 김동률 노래만 부를 정도로 김동률의 오랜 팬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을 출연 배우들이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걸로 마무리 한 것에 대해 감독은 "특정 장르로 영화를 규정하고 싶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이야기가 다 허구고, 심각한 정치영화가 아니니까 일상으로 즐겁게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한 장면.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한 장면.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3. <범죄도시> 출연 배우들도 오디션을 봐야 했다

<롱 리브 더 킹>엔 진선규, 최귀화 등 <범죄도시>에 출연한 배우들이 꽤 나온다. 특히 임형준, 윤병희, 이규호 등 <범죄도시>에서 맛깔스러운 조연 캐릭터로 등장한 이들이 <롱 리브 더 킹>에서도 각각 건달, 팟캐스트 진행자, 돼지삼형제 중 1인으로 나와 재미를 선사하는데 이들은 전작의 혜택을 본 게 아니라는 사실.

강윤성 감독은 "진선규, 최귀화 등 주연 배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배우들은 모두 오디션을 봤다"고 말했다. "배우를 쫓는 사람이 아닌 작품을 쫓는 사람"이라며 강 감독은 1200명이 넘는 배우들을 직접 오디션 본 후 각 배역을 맡겼다고 한다. 

4. 목포 대교 촬영에 무려 3개월이 걸렸다

영화 중반, 장세출이 버스를 타고 가다 목포대교에서 사고가 나자 승객들을 구하는 장면은 짧지만 이 캐릭터의 순수함과 의협심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다. 단 몇 분의 장면을 위해 제작진은 3개월에 걸쳐 지자체와 관련 기관에 협조를 구했다는 후문.

<롱 리브 더 킹> 전체 회차는 총 61회차다. 이 중 9회차를 목표대교 촬영에 할애했다. 전체 일정 중 약 15%에 달하는 시간을 투자한 것. 강윤성 감독은 "촬영 때 12시간 정도 다리를 통제하고 시민들께도 양해를 구한 뒤 시작할 수 있었다"며 "컴퓨터그래픽으로 전부 처리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니 다리에서 찍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찍으려 했다"고 답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한 장면.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한 장면.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5. <범죄도시>처럼 <롱 리브 더 킹>의 후속편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강윤성 감독은 "영화가 잘 되면 후속편도 하고 싶다"고 답한 바 있다. 원작 웹툰 역시 의원이 된 장세출 이후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다. 참고로 제작이 가시화된 <범죄도시2>는 강윤성 감독이 아닌 당시 조감독을 맡았던 이상용씨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 이상용씨는 <롱 리브 더 킹>에서도 조감독을 맡았다.

6. 데뷔 직전 강윤성 감독은 올리브 판매 사업을 고민했다

<범죄도시> 투자가 확정되기 직전, 강윤성 감독은 스페인에 사는 친척에게 올리브를 받아 국내에 파는 사업을 하려 했다. 그전까지 그는 광고 영상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그의 부인 역시 구두 및 옷 장사를 해왔다. 장사는 꽤 잘되는 편이었다고 한다. 사실 <범죄도시> 전까지 강윤성 감독이 준비하던 다른 영화의 투자도 진행된 적이 있다.

7. 미국에서 영화 공부를 하던 시절, 감독은 자신의 영화사를 차렸다

대학시절 물리학과에 다니며 영화 동아리에서 영화적 갈증을 풀던 강윤성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을 보고 '글을 쓰는 영화감독'을 꿈꾸게 된다. 자신의 오리지널 각본을 쓰는 감독을 뜻한다.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예술아카데미대학교(AAU)에서 본격적인 영화 공부를 하게 된다. 

이때 그는 장편 2편을 만들고 한국에 돌아간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고 한다. 1998년엔 '포엔터 필름'(four enter film)이라는 제작사도 차렸다. 하지만 투자 문제로 제작이 무산됐고, 미국에서 그는 <네가티브 이미지>라는 단편 하나를 만들고 귀국했다. 해당 작품은 국내 인디포럼,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참고로 강윤성 감독의 첫 단편은 대학교 4학년 때 만든 <찰리 브라운>(1996)이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한 장면.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한 장면.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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