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더린 포스터

스미더린 포스터 ⓒ 넷플릭스

 
* 주의! 이 글에는 신작 드라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즌 5로 돌아온 넷플릭스 미드 <블랙 미러>는 기존의 플롯을 답습하면서도 마지막에 비틀어버리는 데 한층 더 공을 들이는 듯하다. 에피소드 중 '스미더린' 편은 납치사건을 표방하고 있지만 결국은 개인의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반부는 납치한 소셜미디어 회사인 '스미더린' 직원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범인(앤드류 스콧 분)은 회사 사장인 빌리 바우어(토퍼 그레이스 분)와의 통화를 요구하는데... 익숙한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후반부에 제시된 범인의 범행동기가 드러나는 순간 그 진실에 잠시 정적이 흐를 정도다.

범인과 대치하던 경찰, 협상가, 그리고 스미더린 회사 직원들의 대처들을 보면서 범행동기에 대한 원인을 찾아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하지만 진실은 이들의 예측과 달리 지극히 개인적인 일임을 직시하는 순간 그 요란함에 실소만 나오게 된다.

스미더린 앱에 대한 중독으로 운전 중 스마트폰을 보다가 한순간 사랑하는 연인을 잃게 된 범인은 마주오던 차의 음주운전 덕(?)에 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자신의 과오를 용서할 수 없어 납치극을 꾀했다는 단 하나의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설정된 사건들과 인물들의 움직임들은 어쩌면 쓸데 없이 비중이 높고 시청자를 우롱한 듯한 느낌을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스릴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 진실을 밝히는 시점이 시청자들이 가장 몰입하는 순간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한번쯤 멈춰서서 생각해야 될 점을 스미더린 앱 사장의 입을 통해, 납치된 직원의 입을 통해 전달한다는 점에서 속시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앱 중독을 목표로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는 사장의 말에는 죄책감이 엿보인다. 죽은 연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이제 삶을 마감하려는 범인을 막으려는 제이든(댐슨 이드리스 분)의 몸부림에서는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측은지심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범인을 탓하기보다는 그가 왜 그래야만 했을까라는 그 절절함에 공감이 된다.  

<블랙미러> 시즌 5의 에피소드 '스미더린'에서는 스마트폰을 소재로 고객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앱에 중독되도록 업그레이드를 해대는, 실제로도 있을 법한 세태를 담았다. 앱을 만든 사람도, 앱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사고의 법적 추궁을 할 수 없는 그 미묘한 지점을 잘 짚은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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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스미더린 시즌5 스마트폰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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