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스맨 : 다크 피닉스> 포스터

영화 <엑스맨 : 다크 피닉스>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지난 5일 개봉한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6일 기준, 관객 12만 명을 돌파하며 <기생충>에 이어 박스 오피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데드풀>, <로건> 등의 영화가 속한 '엑스맨 유니버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화였다. 과연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엑스맨 유니버스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까? 

액션에서 쾌감 느낄 수 있지만... 다소 아쉬운 이유는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주인공인 진 그레이(소피 터너)의 성장 과정을 서사로 그려낸다. 진 그레이가 뮤턴트(돌연변이) 정체성을 깨닫는 비화를 시작으로, 우연히 얻게 되는 강력한 힘에 대한 그녀의 갈등과 고뇌가 <액스맨: 다크 피닉스>의 관전 포인트다. 진 그레이의 갈등으로 엑스맨은 분열하게 되고 이를 이용하여 우주를 차지하려는 빌런들 역시 <엑스맨 : 다크 피닉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였다. 

다만 <엑스맨 : 다크 피닉스>를 구성하는 좋은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전체적인 연출은 훌륭하지 못했다. <엑스맨 : 다크 피닉스>의 모든 초점이 진 그레이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진 그레이라는 인물의 내적인 면과 외적인 면 사이 균형을 맞추어 관객에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진 그레이가 사실상 가장 강력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고 말았고, 결국 그녀가 왜 자신의 강력한 힘을 두고 통제력을 잃고 두려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데 부족함을 보였다.

또한 진 그레이를 이용하여 우주를 차지하려는 빌런(제시카 차스테인) 역시 목적에 대한 타당성이 떨어졌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나 <다크 나이트>의 조커처럼 나름의 철학을 영화에서 내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강력한 힘을 통해 행성을 차지하려는 일차원적인 빌런에 불과해 보였다.

<엑스맨 : 다크 피닉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진 그레이는 다크 피닉스의 힘을 일련의 사고로 얻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나 강력하였는데, 이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가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것과 비교하면 진 그레이의 힘의 타당성은 떨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그의 힘은 너무나 강하여 다른 엑스맨이나 빌런이 우스워 보일 정도였다. 즉, 진 그레이와 맞붙는 상대의 결과가 예측 가능했기 때문에, CG가 화려해도 진 그레이의 액션신은 다소 지루했다. 

<엑스맨 : 다크 피닉스>에서 고무적인 부분이라면 높지 않은 진입 장벽을 들 수 있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많은 관객들이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다면,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진 그레이 한 사람의 성장을 그린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면 어려움 없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다.
 
 영화 <엑스맨 : 다크 피닉스> 스틸컷

영화 <엑스맨 : 다크 피닉스> 스틸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매그니토의 등장 또한 <엑스맨 : 다크 피닉스>의 재미를 배가한다. 진 그레이에 대한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의 심경 변화 역시 진 그레이의 성장 과정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다. 게다가 매그니토가 보이는 뮤턴트로서의 능력은 상당히 사실적으로 액션으로 묘사되어 매그니토가 보이는 액션에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팬들이 원하는 작별 방식은 아닐 수 있다. 팬이 아니어도 이번 영화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과연 이런 식으로 엑스맨 유니버스의 종지부를 찍어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진 그레이라는 인물을 보다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던 계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알게 된 진 그레이의 모습이 여기서 끝이라는 게 영화의 아쉬운 연출보다 더 진한 씁쓸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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