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류현진이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류현진이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은 깨졌지만 류현진의 승리는 변함없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6일(아래 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6이닝10피안타 무사사구3탈삼진2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따냈다. 경기는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수차례 득점권 위기를 넘기고 타석에서도 결승 적시타를 터트리는 활약 속에 다저스가 7-2로 승리했다.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이 깨진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1.65로 소폭 상승했지만 7승 1패로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의 성적을 유지했다. 한편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투런 홈런(4호)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탬파베이가 6-2로 승리하면서 5회에 터진 최지만의 홈런은 탬파베이의 결승타가 됐다(타율 .264).
 
마틴의 송구 실책으로 허무하게 끝난 무실점 행진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킬러'로 유명하다. 류현진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통산 10경기에 등판해 7승1패2.26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꾸준히(?) 승리를 헌납한 구단은 바로 피츠버그다. 류현진은 2013년 4월 8일 빅리그 데뷔 첫 승을 포함해 피츠버그를 상대로 통산 5경기에서 5승 무패 2.51을 기록했다. 일단 해적군단을 상대로는 등판만 하면 승리를 챙겼다는 뜻이다.

피츠버그전 6연승을 노리는 류현진은 31이닝 무실점을 합작하고 있는 포수 러셀 마틴과 호흡을 맞춰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33이닝 무실점 기록에 도전했다. 다저스는 주전 3루수 저스틴 터너가 휴식을 위해 라인업에서 빠졌고 루키 맷 비티가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피츠버그는 좌타자 콜린 모란과 그레고리 폴랑코를 제외한 채 아담 프레이저를 제외한 8명의 우타자(스위치히터 포함)를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현지에서의 폭풍우 예보 때문에 1시간45분이나 늦게 시작된 경기에서 다저스는 1회초부터 코리 시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예정보다 2시간 가까이 지연되면서 자칫 리듬이 깨질 우려가 있었지만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선두타자 프레이저를 공 1개로 땅볼을 유도한 류현진은 브라이언 레이놀즈와 스탈링 마르테를 연속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첫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2회 투구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메이저리그 타점 1위 조쉬 벨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멜키 카브레라에게 포수 앞 땅볼을 유도했지만 마틴의 3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류현진의 무실점 행진이 32이닝으로 마감됐다. 류현진은 1사 후 프란시스코 서벨리와 콜 터커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다저스 타선은 3회초 코디 벨린저의 적시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길었던 무실점 행진이 깨진 류현진으로서는 3회 투구가 매우 중요했다. 선두타자 레이놀즈를 삼진으로 처리한 류현진은 1사 후 마르테와 벨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카브레라를 초구에 병살로 처리하며 고비가 될 수 있었던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4회 초 타석에서 우중간 펜스 상단을 때리는 1타점 역전 2루타를 때리며 시즌 첫 타점을 신고했다.

2회 2실점 이후 3회에도 득점권 위기를 허용했던 류현진은 4회에도 선두타자 케빈 뉴먼에게 내야 안타, 대타 엘리아스 디아즈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대량 실점의 위기에서 터커와 조 머스그로브, 프레이저를 짧은 외야플라이 3개로 처리하며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류현진이 위기를 넘기자 다저스 타선은 5회 초 공격에서 시거와 벨린저의 적시타, 마틴의 희생플라이로 대거 3점을 추가했다.

수많은 득점권 위기, 2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

류현진은 5회에도 선두타자 레이놀즈에게 중전안타, 마르테에게 번트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2안타를 때렸던 4번타자 벨을 유격수 앞 병살로 유도한 후 카브레라마저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류현진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정확한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고 류현진이 보낸 주자 크리스 테일러는 작 피더슨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뉴먼에게 2루타를 맞으며 3이닝 연속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지만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은 6회에도 빛을 잃지 않았다. 류현진은 디아즈와 터커를 땅볼로 잡았고 제이콥 엘모어의 커다란 타구는 벨린저의 호수비에 잡히며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6회까지 93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7회부터 마운드를 훌리오 우리아스에게 넘겼고  우리아스와 스캇 알렉산더가 3이닝을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실 류현진으로서는 아쉬움이 제법 많은 경기였다.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이 32이닝에서 마감됐고 아쉬움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올 시즌 득점권에서 첫 피안타를 허용했다. 10개의 피안타는 올 시즌 10번의 등판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실점이 모두 자책점으로 기록되면서 5월 평균자책점도 0.71까지 치솟았다(?). 마운드 위에서 언제나 완벽함을 추구하는 류현진으로서는 분명 돌아봐야 할 부분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비교적 여유 있게 시즌 7승째를 따냈다. 물론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7점을 뽑아준 타선의 활발한 득점 지원도 있었지만 류현진 역시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연속으로 이어진 득점권 위기를 병살타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빅리그 데뷔 후 최장 거리 안타(117m)로 결승타를 때린 주인공도 다름 아닌 류현진이었다. 많은 피안타 속에서 단 하나의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것도 류현진다웠다.

피츠버그 상대로 6경기 6승 기록을 이어간 류현진은 지난 20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이어 중부 원정 2경기에서 연승을 따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류현진은 다승 부문에서도 7승으로 내셔널리그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날에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노련함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31일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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