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포스터

<알라딘>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의 원작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실사화 프로젝트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미녀와 야수>, <정글북>, <신데렐라> 등의 실사화에 대체로 성공하면서 후속 작품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이 지닌 스토리의 힘과 비주얼적인 측면을 완벽하게 구현한 이 프로젝트는 2019년 <알라딘>을 통해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디즈니 스튜디오의 화려한 부활을 이끈 흥행작 중 한 편인 <알라딘>은 '아라비안나이트'의 '요술램프'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좀도둑 알라딘이 요술램프를 손에 넣어 왕자가 되고, 왕국을 집어삼키려는 악당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서아시아를 배경으로 가상의 왕국을 설정한 이 작품은 색다른 볼거리와 신나는 음악이 어우러진 모험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속도감 있는 연출과 뮤지컬 요소의 조합

실사화된 <알라딘>은 이런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 바탕에는 속도감 있는 연출과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큰 사랑을 받은 가이 리치 감독의 존재감이 있다. 영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할리우드에 입성한 그는 이후 <스웹트 어웨이>, <킹 아서: 제왕의 검> 등 그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힘든 무게감 있는 작품들을 맡게 되면서관객들의 기대감에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 <알라딘>은 원작이 지닌 스토리를 그대로 유지하며 가이 리치 특유의 속도감 있는 연출과 펑키한 유머 감각을 잘 살려냈다.


  
 <알라딘> 스틸컷

<알라딘>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런 장점은 두 가지 장면을 통해 잘 구현된다. 첫 번째는 알라딘이 자스민 공주와 만나는 첫 장면이다. 위기에 빠진 자스민 공주를 구해내고 추격을 피해 도망가는 이 장면은 복잡한 지형을 충분히 이용하면서 속도감 넘치는 카메라 움직임을 잘 구현했다. 이는 모험 장르가 줄 수 있는 쾌감을 극대화시킨다. 이런 속도감 있는 연출은 익숙한 이야기 때문에 느껴질 수 있는 지루함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지니가 보여주는 유머 감각이다. 배우 윌 스미스가 연기하는 램프의 요정 지니는 밝고 펑키한 분위기를 풍긴다. 지니와 알라딘이 동굴 안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지니의 등장은 위압감이 넘친다. 그의 거대한 덩치와 새파란 피부가 주는 신비로움과 유쾌하고 발랄한 구강 액션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의 유쾌한 춤과 유머 감각 그리고 리듬감 넘치는 힙합 스타일의 노래는 이 영화만이 지닌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영화 <알라딘>이 가진 특별한 매력들은 뮤지컬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좀도둑이지만 심성은 착한 알라딘, 왕실의 규칙에 반항하며 자유를 추구하는 공주 자스민, 유머러스하고 펑키한 매력을 지닌 램프의 요정 지니, 그리고 술탄이 되고 싶은 야욕을 지닌 빌런인 재상 자파 이 네명의 캐릭터가 영화 <알라딘>을 이끌어간다. 
 
여기에 알라딘의 꾀 많고 귀여운 원숭이와 자파의 사악한 야욕을 대변하는 앵무새, 자스민을 지키는 뚝심 있는 호랑이 등 동물 캐릭터들의 활약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 동물들은 스토리의 외연을 확장시키며 작품이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의 선택지를 넓히는 데 일조한다. 특히 마법 양탄자를 타고 도망치는 알라딘 일행을 거대한 새로 변한 앵무새가 쫓는 장면이나 자스민 공주와 알라딘의 로맨틱한 무드를 망치는(?) 원숭이의 활약도 재미 요소다. 
  

 
 <알라딘> 스틸컷

<알라딘>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는 원작이 지닌 음악의 매력을 한층 더 잘 살리기 위해 뮤지컬적인 요소를 강화했다. 지니가 알라딘에게 자신에 대해 소개하기 위해 펼치는 뮤지컬 장면에서는 펑키한 리듬감이 돋보이는 음악을, 알라딘이 자스민에게 바깥세상을 구경시켜 주기 위해 마법 양탄자를 타고 왕국 주변을 날아다니는 장면에서는 로맨틱한 음악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한다.

하이라이트는 지니에 의해 다른 나라의 왕자로 변신한 알라딘이 왕국을 찾아가는 장면이다. 코끼리와 타조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는 건 물론 알라딘을 따르는 수많은 부하가 신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 장면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청각적인 만족을 준다.
 
<알라딘> 공개 전 영화 팬들 사이에선 데뷔작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가이 리치가 감독을 맡았다는 점과 윌 스미스의 지니가 원작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들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그간 디즈니가 실사화를 거치며 쌓아온 노하우와 자신의 장점을 고스란히 작품에 집어넣은 가이 리치의 연출, 그리고 여기에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속도감 넘치는 어드벤처 영화의 매력과 뮤지컬이 지닌 장점을 보여주는 <알라딘>은 디즈니 팬들은 물론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은 관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키노라이츠, 루나글로벌스타, 씨네 리와인드에도 실립니다.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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