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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일엔 아이를 데리고 어딜 가야 하나? 쉬는 날엔 아이랑 뭐하고 놀아주지? 주말과 공휴일이면 저희 집은 비상입니다. 평일 반나절은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놀지만, 주말과 공휴일은 엄마 아빠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18개월이 되기 전까지 아이는 평일에는 엄마와 24시간을 함께 보내며 날씨가 좋으면 산책을 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집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집안 살림을 이것저것 뒤지면서 호기심을 채웠습니다. 케이블 채널의 베이비 TV를 보기도 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친가나 외가에 자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점점 바깥 활동을 좋아하고, 온힘이 다 빠질 정도로 격하게 놀기를 원합니다. 장난감도 가지고 놀다보면 금방 흥미를 잃습니다. 외가나 친가에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니 좋기는 하지만 감당이 어렵습니다.

혼자서 몸을 잘 움직이게 된 아이는 의자나 테이블 등 자신이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모든 곳에 올라가고, 온갖 물건의 위험성 여부를 불문하고 다 건드리고 만지고 입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아이를 쫓아다니느라 집에서 데리고 있을 때보다 훨씬 노동 강도가 세집니다. 

지난 주말에는 아이가 크게 아파서 병원 외에는 외출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장난감 도서관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블럭과 자동차 장난감을 빌려 왔습니다.

블럭을 본 아이는 신이 나서 한참 동안 블럭을 끼워맞추는 데 열중했습니다. 이것도 며칠 가지는 못 했습니다. 아이는 집안 곳곳을 왔다 갔다 하며 온갖 물건을 찾아서 가지고 놉니다. 집안의 모든 물건이 곧 아이의 장난감이 됩니다.
 
장난감도서관에 마련된 파라솔 의자에 앉아 선글라스를 끼고 즐거워하는 아이.
 장난감도서관에 마련된 파라솔 의자에 앉아 선글라스를 끼고 즐거워하는 아이.
ⓒ 전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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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가나 외가에 가지 않고 부부와 아이, 세 가족만이 휴일을 집에서 보낼 때는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가곤 합니다. 저희 동네는 수원 화성 근처에 자리잡고 있어, 날씨에 따라 광장이 있는 장안공원에 가기도 하고, 오르기 크게 힘들지 않아 산책코스나 마찬가지인 팔달산 산책로에 가기도 합니다.

춥거나 덥거나 미세먼지가 너무 심하면 키즈카페에 가야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 우리 아이도 수영장으로 첫 물놀이를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저의 온라인 쇼핑몰 관심 품목은 아이의 수영복입니다.

애석하게도 엄마와 아빠 둘 다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 하지만, 아이를 위해서 올 여름은 수영장으로 자주 출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집에서도 자주 물놀이를 시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어야겠지요. 

욕실과 다용도실 모두 비좁고, 마당도 없는 집이라 아이가 신나게 물놀이 하기에는 불편함이 있어 미안하고 아쉽습니다. 부부 둘만 살 때는 좁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이가 태어난 후로 짐도 늘어나고 아이가 마구 뛰어놀 공간도 필요합니다. 방은 좁더라도 욕실이나 주방, 다용도실이 넓고 환기가 잘 되는 집이라야 아이 키우기에 좋다는 걸 절감합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집니다. 최근 이삼 일은 7월 날씨 같습니다. 한여름 옷을 갑자기 꺼내 입었는데도 에어컨 없이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습니다. 아이의 감기 때문에 에어컨도 약하게만 틀 수 있으니 종일 땀이 나다 식다를 되풀이했습니다. 덥고 추운 것은 자연의 섭리라고 해도, 제발 미세먼지와 환경 공해 걱정 없이 아이를 바깥에서 마음껏 뛰놀게 해주고 싶습니다.

건축, 인테리어 자재나 생활용품 등에도 유해물질이 많이 사용되어 요즘은 내 집도 아이가 살기에 적합한 곳인지 늘 의심하게 됩니다. 집에서도 집 바깥에서도 아이가 건강하게 마음껏 뛰놀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엄마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놀이터.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놀이터.
ⓒ 전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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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문화센터나 지역의 아이러브맘카페 같은 아기 놀이방에도 입문하고 싶어, 프로그램을 기웃기웃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100일만 지나면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많은 체험을 시켜주는 부지런한 엄마들도 많다는데, 우리 아이는 엄마를 잘못 만나서 재미난 세상을 더 늦게 알아가는 것 같아 미안함이 큽니다.

오늘은 오후에 대기질이 좋다 하니, 아이를 위해 비눗방울 놀이를 준비했습니다. 삑삑이 신발을 신고 비눗방울을 쫓아다니며 꺅꺅 소리 지를 아이 생각에 웃음이 앞서 나옵니다.    

태그:#육아, #주말마다 뭘하지, #아기와 놀아주기, #아기와의 외출, #엄마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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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주부이자, 엄마입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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