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탈시설 중증장애인 이상우, 최영은씨가 함께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상우씨와 영은씨가 결혼식을 마치고 함께 행진하며 기쁨을 웃음으로 나타내고 있다. ⓒ 이희훈
 
"삐빅!"

전동휠체어 기계음과 함께 신랑 신부가 나란히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신부가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하는 보통의 결혼식이 아니었다. 상우씨와 영은씨, 두 사람이 함께 전동휠체어를 타고 계단 없는 평평한 결혼식장을 질주했다.

"삐빅!"

결혼식장 안으로 서둘러 들어오려는 하객들의 전동 휠체어 소리와 박수 소리가 이들의 새로운 시작에 화답했다.

6일 오후 1시 서울 대방역 인근의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이상우(38)와 최영은(29), 두 사람의 결혼식이 열렸다. 이들은 꽃동네 희망의 집에서 탈시설해 자립에 성공한 뇌병변 장애인이다. (관련 기사 : 아주 특별한 결혼식... 이들이 서로 사랑하는 방식)
 
상우씨와 영은씨는 주례를 대신해 하객들 앞에서 서로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 이희훈
  
두 사람의 결혼식 막바지, 상우씨와 영은씨가 아버지에게 인사를 올리고 아버지는 상우씨 어깨에 손을 얹어 안아줬다. 그리고 돌아서 눈물을 훔쳤다. ⓒ 이희훈
  
영은씨 어머니가 영은씨를 안아 줬다. ⓒ 이희훈
 
"사랑하는 이상우 신랑님에게. 당신을 처음 만난 것이 기억이 나고 나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는 것을 듣고 놀라기도 했었죠. 내가 그토록 원하던 당신이 탈시설 후에야 고백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나요." (영은의 편지)

"사랑하는 영은에게. 우리가 처음 만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결혼하네. 그동안 서로 싸울 일도 많았지만 힘들 때마다 잡아준 건 항상 당신이었어요. 오빠는 영은이가 있어서 행복해." (상우의 편지)

두 사람은 느리지만 끝까지 서로에게 편지를 읽어주었다.
 
영은씨는 결혼식이 시작되자마자 눈물을 훔쳤다. ⓒ 이희훈
  
상우씨는 새로 맞춘 결혼식 반지를 자랑하듯 보여줬다. ⓒ 이희훈
  
추억이 담긴 영상을 보던 중 영은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신부대기실에서 반가운 얼굴을 보면 행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던 그다.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6일부터 9일까지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이날 결혼식에서 두 사람이 소속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이형숙 소장, 노들장애인야학의 박경석 교장이 축사를 전했고 영화 <어른이 되면>의 장혜영 감독과 그의 발달장애 동생 장혜정씨가 함께 축가를 불렀다.
 
영은씨가 던진 부케는 장애인 인권 활동가 여준민씨가 받았다. ⓒ 이희훈
   
영화<어른이 되면>의 장혜영(윗줄 왼쪽) 감독과 동생 장혜정씨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영화 <어른이 되면>은 탈시설을 한 동생과 함께 지내는 장 감독 본인의 이야기다. ⓒ 이희훈
 
동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상우씨와 영은씨. ⓒ 이희훈
 
신혼여행을 떠날 때까지 기다려준 동료들이 상우씨와 영은씨가 나오자 환송하고 있다. ⓒ 이희훈
 
태그:#탈시설, #결혼식, #노들장애인야학, #어른이되면, #장혜영
댓글2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