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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수문개방 후 모래톱이 형성된 곳에서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들이 금강 보 철거를 염원하는 피켓 현수막을 하고 있다.
▲ 금강, 보 없이 흘러라 세종보 수문개방 후 모래톱이 형성된 곳에서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들이 금강 보 철거를 염원하는 피켓 현수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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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강을 찾은 사람들이 있다. 보 수문개방 이후 유속이 생겨 펄이 사라지고 수위가 내려가면서, 모래톱과 습지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을 보기위해 찾은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들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금강 보 철거와 수문개방을 위해 '금강 트래킹 그후 10년, 금강 그 따뜻한 품안에 들다'란 주제로 세종, 공주, 부여 구간의 금강 트래킹을 진행하고 있다. 금강 트래킹은 4대강 사업의 삽질로 황폐화된 금강이, 보 철거와 수문개방으로 금모래빛의 아름다운 강으로 다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피가 통해 새 살이 붙는 금강 합강 (오전 코스 : 부강 가교 ~ 합강습지)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곳에 대규모로 형성된 합강습지는 야생동물의 서식지 이자 금강의 정화기능을 갖춘 곳이다.
▲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합강습지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곳에 대규모로 형성된 합강습지는 야생동물의 서식지 이자 금강의 정화기능을 갖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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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은 과거 금강 해상무역의 활발히 이뤄졌던 곳이며 충남지역 보부상들이 부강나루에 모여 상거래가 이뤄졌던 곳이다. 미역으로 행주를 삼고, 개도 천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번성했던 곳이다. 범선이 들어올 정도로 물이 많았지만 대청댐이 생긴 뒤로 번성했던 도시는 사라졌다.

합강은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대규모 습지로 멸종위기종인 수달, 흰목물떼새, 금개구리, 흰수마자 등 다양한 야생동식물이 살아가는 곳이다. 참가자들은 부강에서부터 합강까지 걸으며 회복되고 있는 습지와 모래톱을 직접 확인했다. 길 곳곳에서 야생동물의 흔적과 봄을 맞이하여 새순이 돋아나는 나무, 번식을 위해 포자를 날리는 버드나무를 바라보며 생명을 품은 강 본연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금강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재자연화로 인해 모래가 다시 나타나게 되면서 재퇴적되어 형성되고 있는 모래톱(습지)의 모습
▲ 금강 모래톱 금강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재자연화로 인해 모래가 다시 나타나게 되면서 재퇴적되어 형성되고 있는 모래톱(습지)의 모습
ⓒ 김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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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본류 한가운데로 들어가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소리를 들은 참가자들은 물이 자갈을 지날 때 나는 소리, 바람이 내는 소리, 꼬마물떼새의 울음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곳은 꼬마물떼새와 멸종위기종 2급인 흰목물떼새가 알을 낳은 곳이기에 물때새의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모래톱이 회복되자 새들이 돌아오다 (오후 코스 : 합강정 ~ 세종보)
  
금강 곳곳에서 꼬마물때새와 흰목물때새를 볼 수 있었고 산란기를 맞이한 물때새들은 금강 모래톱에 알을 낳았다.
▲ 금강 모래톱에서 만난 꼬마물때새 알 금강 곳곳에서 꼬마물때새와 흰목물때새를 볼 수 있었고 산란기를 맞이한 물때새들은 금강 모래톱에 알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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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강정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가져온 도시락을 먹고 금강 우안을 따라 양화 방향으로 걸었다. 합강은 두 물이 만나기 때문에 퇴적현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모래가 많다보니 4대강 사업 당시 골재 채취를 위해 대규모 준설이 이뤄졌고 아직도 준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 장소인 세종보로 가는 트래킹은 매우 지루하고 힘든 구간이었다. 아파트가 만들어지는 구간으로 개발로 인해 길은 모두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공사하는 모습, 이용자 없는 체육시설, 인공공원의 모습만 보였다. 참가자들은 오전 흙길을 걸을 때와는 달리 지루하고 발목과 무릎의 느낌이 다르다고 말했다. 자연과 인공구조물이 사람에게 주는 정서적·감성적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세종보 수문개방 후 모래톱이 형성된 곳에서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들이 금강 보 철거를 염원하는 피켓 현수막을 하고 있다.
▲ 금강, 보 없이 흘러라 세종보 수문개방 후 모래톱이 형성된 곳에서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들이 금강 보 철거를 염원하는 피켓 현수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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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보에 도착한 트래킹 참가자들은 수문개방 이후 다시 나타나고 있는 모래톱으로 들어가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금강이 수문개방 이후 회복되어 가는 금강의 모습을 표현해보며 보가 철거되고 물고기가 자유롭게 오가는 세상, 그것이 트래킹을 하면서 우리가 바라고 그리던 모습임을 서로 확인했다. 그런 의미를 담아 '금강 보 없이 흘러라' 피켓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마지막에 금강을 망가트린 원흉인 보가 철거되길 바라는 마음과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금강의 모습을 돌려줘야 하는 마음으로 '보'자를 부숴버리는 퍼포먼스까지 진행했다.

 
남북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하여 DMZ 인간띠잇기 퍼포먼스도 같이 진행했다.
▲ 금강아 대동강아 서해에서 만나자 남북 판문점선언 1주년을 기념하여 DMZ 인간띠잇기 퍼포먼스도 같이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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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 날은 남과 북이 만났던 판문점선언 1주년을 맞아 DMZ 인간띠잇기 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린 날이기도 해, 금강과 대동강의 물고기들이 서해에서 만나자는 메시지를 통해 남과 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강은 흘러야 한다. 금강이 생명의 강이 되기 위해서는 보 철거가 답이다. 강에는 어떠한 인공적인 것이 있어서는 안되고 오롯이 생명만이 살아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금강 보 관련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고 일부 정치인들이 다음 선거를 위한 정치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강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무리는 자연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7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적법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금강 보 처리방안 최종 발표가 금강 보 철거로 발표되길 바란다.
 

태그:#금강, #보철거, #재자연화, #하천 습지, #꼬마물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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