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벤 이즈 백>의 포스터.

영화 <벤 이즈 백>의 포스터. ⓒ 씨네룩스

  
크리스마스 성가를 부르는 딸, 귀여운 동생들과 이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엄마 홀리(줄리아 로버츠). 전형적인 가족드라마의 시작으로 손색없다. 영화 <벤 이즈 백>은 바로 이 가족의 평화에 균열을 내는 또 다른 가족 구성원의 정체를 드러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영화 제목인 벤은 바로 그 불안함의 원천이다. 홀리의 아들인 벤은 약물 중독으로 과거에 가족에게 고통을 안겼기에 홀리에겐 애증의 대상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해 특별히 재활원에서 나온 벤을 떨리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홀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마음과 믿음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아들과 보내야 하는 시간은 단 하루. 

가족의 당위성

가족이라면 응당 고통도 기쁨도 함께해야 하는 게 상식이다. 다만 홀리 가족은 가족 내에서 감당할 수 없었던 고통을 지역 사회와 함께 분담하는 상황. 무표정한 얼굴을 한 벤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응시하고 태도를 관찰하는 홀리의 시선이 곧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선이 된다. 그렇게 영화는 홀리 입장에서 진행된다.

어떤 극적 사건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벤 이즈 백>은 아들을 향한 홀리의 불안함, 가족의 불신을 동력 삼아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입으로는 아들을 믿는다고 하지만 번번이 벤의 일거수일투족에 반응하는 홀리의 태도 자체는 절대 평온하지 못하다. 영화 말미 각 캐릭터들은 어떤 결과를 맞이할까? 충분히 그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24시간을 보낸다. 벤을 결코 방관할 수 없는 홀리는 적극적으로 동행하는 걸 택하고, 벤의 동생이자 홀리의 딸 아이비(캐서린 뉴튼)는 한 발 떨어져 홀리의 행동을 지지하고 돕는다. 또한 홀리의 남편 닐(코트니 B. 반스)은 벤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또 다른 불안함을 자극하는 축으로 작용한다.
 
 영화 <벤 이즈 백>의 한 장면.

영화 <벤 이즈 백>의 한 장면. ⓒ 씨네룩스

  
 영화 <벤 이즈 백>의 한 장면.

영화 <벤 이즈 백>의 한 장면. ⓒ 씨네룩스

 
결코 절대적일 수 없는 모성이 끝없이 시험받는다. 등장인물의 묘한 심리 변화 자체가 어떤 극적 사건보다도 더욱 긴장감 있게 다가온다. 벤 입장에선 끊임없이 자신을 약물로 유혹하는 사람들, 자기 내면의 욕망과 싸워야 한다. 홀리 역시 겉으로는 벤을 관찰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내면과 종종 충돌한다. 사소한 균열처럼 보이지만 믿음에 금이 가는 순간 아들도, 자신의 가정 생활도 위기를 맞을 것임을 홀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벤 이즈 백>은 결국 가족 관계에 얽힌 믿음과 신뢰를 넘어 인간 내면의 연약함을 꽤 효과적으로 포착해 제시한다. <길버트 그레이프> <어바웃 어 보이> 등 훌륭한 가족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왔던 피터 헤지스 감독의 신작.

급변해온 가족의 개념을 영화는 묻는다. 가족을 이루고 지탱하는 근간은 무엇일까. <벤 이즈 백>을 통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한 줄 평 : 끊임없이 시험받는 모성, 그럼에도 위대한 이유
평점 : ★★★☆(3.5/5)

 
영화 <벤 이즈 백> 관련 정보

감독 : 피터 헤지스
출연 : 줄리아 로버츠, 루카스 헤지스, 캐서린 뉴튼, 코트니 B. 반스
수입 : 씨네룩스
배급 및 제공 : 팝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 103분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9년 5월 9일  
 
벤 이즈 백 줄리아 로버츠 가족 약물중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