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편집자말]
 SBS <인기가요> 홈페이지 캡처

SBS <인기가요> 홈페이지 캡처 ⓒ SBS

 
"SBS <인기가요> 순위가 빌보드 차트보다 진입하기 어렵다."

최근 가요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볼멘 소리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음악 방송 <인기가요>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방송을 통해 소개된 순위에는 최근 엄청난 음원 성적 및 음반 판매량,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비롯한 수록곡들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악 방송 순위는 통상적으로 방송 날짜 며칠 전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 음원차트 순위 및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그러므로 순위 집계 기간 도중에 발표된 음반의 경우, 7일간의 수치가 아닌 3~4일 동안의 수치만 반영되거나 혹은 아예 집계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SBS에 따르면 이번 <인기가요> 순위는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수치를 바탕으로 집계됐으며, 방탄소년단은 지난 12일 새 앨범 < MAP OF THE SOUL : PERSONA >를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의 순위 누락에 대해 <인기가요> 제작진 측은 "방탄소년단의 컴백 날짜와 집계 방식 기간에 차이가 생겨 발생한 일"(스포츠경향), "집계 기간과 활동 기간에서 다른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 주 순위가 그렇게 나온 것"(스타뉴스)이라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하지만 많은 가요 팬들은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일 요일에 음원 발표해도 순위 반영은 제각각
 
 방탄소년단은 지난 12일 새 앨범을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2일 새 앨범을 발표했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가요 팬들은 앞서 컴백한 가수들의 <인기가요> 순위를 예로 들며, 방탄소년단의 순위 누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음원을 발매한 태연은 31일 <인기가요>에서 40위로 첫 등장했다. 지난 5일 음원을 발매한 블랙핑크 역시 14일 방송에서 4위에 올랐다. <인기가요> 제작진 측의 해명대로라면, 두 팀 모두 순위에서 누락됐어야 하지만 정상적으로 반영됐다는 이야기다.

특히 5일 금요일에 신곡을 발표한 블랙핑크는 방탄소년단과 사례가 거의 동일하다. 블랙핑크는 그 다음주인 14일 순위에 이름을 올린 반면, 방탄소년단 역시 금요일에 신곡을 공개했지만 일주일 후 순위 발표엔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집계 기간과 활동 기간의 차이"라는 제작진의 해명을 믿기 어려운 이유다. 

최근에는 음악방송에 아예 출연하지 않더라도 음원 성적이나 유튜브 조회수에 힘 입어 종종 1위를 차지하는 가수들이 나오기도 한다. '활동 기간'이라는 표현에 쉽게 동의가 안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부 기준 미공개... 순위의 공정성 및 권위는 훼손
 
 SBS인기가요 게시판에는 순위 산정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다수 올라왔다. (홈페이지 화면 캡쳐)

SBS인기가요 게시판에는 순위 산정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다수 올라왔다. (홈페이지 화면 캡쳐) ⓒ SBS

  
음악 순위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집계 방식을 대략적으로 공개할 뿐,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인기가요> 측 역시 이번 결과에 대해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깜깜이 순위 집계다', '순위 산정 기준을 마치 고무줄마냥 방송사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앞서 지난 2012년 지상파 음악 방송들은 경쟁 과열과 공정성 논란으로 순위제를 폐지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 금세 '공정성 논란을 보완하고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수개월 혹은 수년 만에 순위제를 부활시켰다.

이번 방탄소년단 논란은 프로그램 및 순위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흔드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제작진들만 알고 있는 기준에 합당하다는 식의 대응은 가뜩이나 신뢰를 상실한 지상파 음악 방송 순위제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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