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9회 동점타-생애 첫 끝내기
롯데의 새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허일

 
 20일 KT와의 연장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롯데 허일 ⓒ 롯데 자이언츠

20일 KT와의 연장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롯데 허일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지난 한 주간 롯데 타선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난 타자는 누구일까? 보통은 지난해 최다안타 1~3위를 휩쓴 롯데의 간판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를 떠올렸겠지만 지난 주만큼은 달랐다.

롯데의 프로 9년차 늦깎이 신예 외야수 허일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 개막은 2군에서 맞아야 했지만 개막 2주차인 4월 5일부터 1군에 합류해서 뛰고 있었다. 

주전 외야수 민병헌의 부상으로 1군 등록에는 성공했지만 많은 출장 기회를 잡기는 힘들었다. 허일은 중견수를 소화하기 힘든 코너 외야수가 주 포지션인 야수다. 그리고 현재 롯데의 외야 코너에는 팀의 간판스타인 전준우와 손아섭이 버티고 있다. 

두 선수는 특별히 수비와 주루에 큰 약점이 없는 데다 몸상태 역시 꾸준하게 유지해 좀처럼 결장을 하지 않는 선수들이다. 좀처럼 자리가 나지 않는 롯데의 외야수중에서도 코너 외야수는 더욱 기회를 잡기가 힘들다.

하지만 프로 9년차만에 기회를 잡은 허일은 포기하지 않았다. 도리어 덕아웃에서 남보다 더 파이팅을 외치며 덕아웃 분위기를 북돋았다. 허일의 파이팅이 팀에 전해진 것일까? 지난 한주 롯데는 4승 중 3승을 끝내기로 이기며 달라진 뒷심을 보였다. 지난주 불펜이 심각하게 흔들린 롯데였기에 3번의 끝내기가 아니었다면 최하위권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컸다.

허일이 단순히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 역할만 한 것은 아니었다. 18일 KIA전에서는 9-8로 1점차 뒤진, 1사 만루 상황에 대타로 나와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좌타자인 허일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좌투수 하준영의 공을 공략해주었기에 롯데는 이후 전준우의 희생플라이 때 끝내기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2군에 주로 있었던 지난 8년간 관중이 가득 들어찬 사직 구장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는 모습을 꿈꿔왔다는 허일의 꿈이 반 정도는 이뤄진 셈이었다. 그리고 그 나머지 절반이 현실이 되는 데는 채 사흘이 걸리지 않았다.

20일 kt와의 주말 3연전 2번째 경기에서 허일은 연장 10회말 또다시 대타로 출전해 염원하던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1사 만루 볼카운트 3-1로 몰아 붙인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온 변화구를 결대로 밀어쳐 깔끔한 안타를 터뜨린 것이다. 허일은 이후 날아갈 듯 환호했고 팀 동료들 역시 그의 열정에 화답하듯 격렬한 축하를 보냈다.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이후 동료들의 물 세례를 받고 있는 허일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이후 동료들의 물 세례를 받고 있는 허일 ⓒ 롯데 자이언츠

 
전통적으로 롯데는 분위기를 많이 타는 팀이다. 상승세를 탈 때는 믿기지 않은 정도로 승승장구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1승을 거두기조차 힘들 때도 있다. 

그렇기에 허일처럼 팀 분위기를 고양시키는 선수는 상승세를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분위기뿐 아니라 허일은 지난 주 중요한 상황에서 대타로 3번 나와 모두 안타를 때려내는 클러치 히터의 면모까지 보였다. 1군에서 꼭 필요한 자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이름을 크게 알려본 일이 없는 탓에 신인처럼 보이는 허일은 사실 2011년에 2차 2라운드 12순위로 입단한 프로 9년차의 선수다. 입단 당시만 해도 내야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공·수에서 프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줄곧 2군에만 머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허일은 포기하지 않았고 외야수로 전향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마침내 1군에 입성해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 지난 주처럼 1군에서 본인의 가치를 계속해서 증명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흔히 롯데 타선을 평할 때 주전 선수들의 이름값과 실력은 훌륭하지만 이들을 위협할 만한 백업 선수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지적되곤 한다. 지난 주 긍정의 힘을 보여준 허일은 이런 약점을 보완해줄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선수다. 최고의 한 주를 보낸 허일이 앞으로도 롯데 해결사로 꾸준한 활약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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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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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롯데자이언츠 허일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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