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 제기한 넷플릭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2016) 한 장면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 제기한 넷플릭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2016) 한 장면 ⓒ 넷플릭스


<플라스틱 차이나>(2016)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제 중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신인 다큐멘터리 심사위원특별상을 시작으로 선댄스영화제, 금마장 등 각종 영화제를 휩쓴 이 작품은 쓰레기 처리를 생업으로 삼아 살고 있는 쓰레기 더미 속 중국 빈민층들의 시선에서 플라스틱 범람 문제를 제기해 화제가 됐다.

<플라스틱 차이나>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A Plastic Ocean, 2016) 또한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 문제로까지 제기 되고 있는 플라스틱 범람의 유해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중 하나다.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 제작 및 연출을 맡은 크레이그 리슨이 스리랑카 인근 인도양 해안에서 대왕고래를 촬영 중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으로 시작하는 다큐는 1시간 40분 넘게 플라스틱 범람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유해성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에 집중한다. 

다큐 제작을 맡은 크레이그 리슨과 어린시절부터 바다를 사랑한 프리 다이버 타냐 스트리터가 플라스틱 수입 이후 고통받는 투발루 등 전 세계 쓰레기섬 20여 군데를 돌아다니며 현대 사회가 무한대로 생산하고 쉽게 버리는 플라스틱이 어떻게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지를 낱낱이 보여주는 다큐는 집요하게 느껴질 정도다. 

플라스틱 범람으로 신음하는 빈민가 주민과 바다 동물들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 제기한 넷플릭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2016) 한 장면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 제기한 넷플릭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2016) 한 장면 ⓒ 넷플릭스


<플라스틱 차이나>에서 여실히 보여준 것처럼, 플라스틱 범람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전세계 빈민가 주민들과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동물들이다. 크레이그 리슨이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를 제작한 계기 또한 인간이 버린 쓰레기와 오염 물질 때문에 소리 없이 죽어가는 고래와 물고기, 새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실제로 오염된 바다 근처에서 살았던 알바트로스의 사체를 해부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찬 새의 내장을 통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죽은 새의 뱃속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조각이 모두 234개였는데, 이것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평균적인 수치라는 사실이 더 놀랍게 다가온다. 

왜 죽은 새들의 뱃속은 무수한 플라스틱 조각들로 가득차 있는 것일까. 이 궁금증의 해답은 해조류 또는 다른 플라스틱과 부딪히면서 조금씩 작은 조각으로 분리되는 '미세 플라스틱'에서 찾을 수 있다. 플라스틱은 아무리 작은 조각으로 분리 되어도 썩지 않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먹은 동식물의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물질로 쓰러져가는 물고기와 새들의 비극은 그들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미세 플라스틱은 플랑크톤 혹은 작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그 생물을 먹이로 삼거나 바다 속 오염물질을 먹고 자란 생선 및 해산물을 먹는 인간에게 역시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다큐 제작진의 인터뷰에 응한 남태평양의 투발루섬의 한 주민은 섬 대부분을 점령한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불임 증가 및 건강 위협에 시달리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고 토로한다. 

몸살 앓고 있는 지구를 구하는 방법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 제기한 넷플릭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2016) 한 장면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 제기한 넷플릭스 환경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2016) 한 장면 ⓒ 넷플릭스

 
일명 쓰레기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현재 겪고 있는 참담한 고통을 자식세대에게 대물림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최소한 자기 자식들 만이라도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로 스트리밍 되는 와중에도 플라스틱 1305톤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실정이다. 

과연 사람들이 마구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다큐가 제시한 해법은 크게 일회용 플라스틱 제작 및 소비 줄이기, 플라스틱 재활용 및 새활용 운동에 동참 등으로 나눠진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거의 대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춤은 물론, 제조업체에 책임을 물어 국가 전반적으로 엄격한 재활용 시스템을 운영하는 독일의 사례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 및 소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렇듯 인간의 각성과 노력 하에 일회용 플라스틱 대량 생산 및 소비로 인해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일회용 플라스틱 및 비닐 상용화로 일상의 편리함을 얻게된 사람들이 그 변화를 주저할 뿐이다. 문명 사회에 살고있는 이들 중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미래 세대는 우리가 마구 쓰고 버린 플라스틱으로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이고, 지구는 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행동에 돌입하는 것, 그것이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다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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