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31일 오전 0시 15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 라 리가 FC 바르셀로나와 RCD 에스파뇰의 경기.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두 번째 골을 득점한 후 자축하고 있다.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바르사의 화려한 축구

세계 최고의 명문 팀 중 하나인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축구는 화려하다. 그 화려함의 근원에는 뛰어난 선수 기량에 의한 공 소유 능력에 있다. 이 공 소유 능력은 패스와 드리블의 질을 높이며 플레이의 유연함과 세밀함은 물론 다양함을 창출한다. 여기에 공 소유 자신감으로 상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골키퍼의 골킥으로부터 시작하는 공격 빌드업도 3선에서 과감히 전개한다.

이처럼 화려한 바르사 축구는 21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2018- 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레알 소시에다드(이하 소시에다드)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바르사의 화려한 축구는 소시에다드 포백이 폭을 좁혀 구사하는 수비에 고전하며 전반 45분까지 유효 슈팅을 3개밖에 시도하지 못하며 무득점에 그치는 빈공을 펼쳤다.

전반 내내 패스면 패스, 드리블이면 드리블.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 바르사의 공격은 중앙에 집중하며 길목을 지키는, 소시에다드 그물 수비에 번번이 차단됐다. 리오넬 메시의 예리한 플레이도 의도한 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런 경기 흐름에서 루이스 수아레스는 전반에만 오프사이드를 3개씩을 범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반면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대응한 소시에다드의 역습도 바르사가 펼치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파괴력은 높지 않았다. 전반 35분 후안미 히메네스가 시도한 유효슈팅 1개에 만족해야 했지만, 주 공격 방향을 왼쪽 측면에 두고 실시한 공격은 바르사의 공격 효율성 보다 결코 뒤지지 않았다. 이런 경기 양상에서 바르사는 전방 37분 리오넬 메시의 회심에 왼발 슈팅은 소시에다드 골키퍼 헤레니모 룰니에게 막혔다.

그러나 바르사는 전반 45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클레망 렁글레가 상대 수비 2명과의 경합을 따돌렸다. 방향을 바꾸는 환상적인 헤더 슈팅으로 팽팽했던 영(0)의 균형을 깨며 기선을 제압했다. 클레망 렁글레의 헤더는 낙지점 포착과 타이밍도 좋았다. 하지만 골키퍼가 공 처리를 할 수 없도록 골에어리어 라인 선상으로 구사한 우스만 덤벨레의 라이너성 코너킥의 효과성은 컸다.

반전과 역전의 드라마

바르사는 후반전 라인을 더욱 끌어 올려 후반 13분 아르투로 비달의 패스를 받아 우스만 덤벨레가 슈팅으로 연결하며 소시에다드를 압박했다. 하지만 기세를 앞세워 파상공격을 펼치던 바르사는 소시에다드의 기습적인 공격 한 방에 허를 찔리며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16분 소시에다드는 오른쪽 코너킥을 변칙적으로 실시하여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비 뒷공간을 기막히게 파고드는 후안미 히메네스에게 미켈 메리노가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넣어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는 궁극적으로 물러서지 않으며 '강 대 강'으로 맞선 소시에다드의 전략적인 결과물이기도 했다. 실로 미켈 메리노의 스루 패스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제라르 피케와 바르사 수비진도 전연 예측하지 못한 기습적인 스루패스였다. 또한 후안미 히메네스의 슬라이딩 마무리 판단도 돋보여 바르사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바르사는 역시 바르사였다. 기습적인 한방으로 동점 골을 허용한 바르사는 소시에다드의 동점 골 흥분이 채 가시기 전에 곧바로 역전 골 사냥에 성공했다. 후반 19분 리오넬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된 플레이는 조르디 알바에게 연결됐고, 조르디 알바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오른발로 파 포스트를 노려 귀중한 결승 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바르사는 승점 77점으로 굳건히 리그 선두를 수성하며 2위를 달리고 있는 아틸레티코 마드리드와 승점 차를 9점으로 벌리는 순항을 거듭했다. 리그 조기 우승은 물론 스페인 국왕컵인 코파 델 레이(결승 진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4강 진출) 등 '트레블(3관왕)'을 노리게 됐다. 소시에다드는 비록 바르사에게 1-2로 석패하며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공수에 전술, 전략적으로 많은 것을 준비하여 결과에는 졌지만 내용적으로는 바르사와 대등한 평가를 받을만한 선전을 펼쳤다.

이에 바르사는 공격을 이끌었던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우스만 덤벨레가 득점에 실패하며, 수비수인 클레망 렁글레와 조르디 알바가 득점을 올리는 의외의 성과를 거뒀다. 총력전을 펼쳤던 바르사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또 다른 전략 카드를 손에 쥐었다. 중원의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핵심 자원의 잇단 이적으로 고민이 깊었지만, 정확한 패스와 기민한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이끈 아르투르 멜루를 발견하며 '트레블' 달성에 희망을 갖게 됐다. 소시에다드를 상대로 하여 힘겹게 승리한 바르사의 '트레블' 달성이 과연 가능할지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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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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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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