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방영된 tvN < 유 퀴즈 온 더 블록 >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 유 퀴즈 온 더 블록 >의 한 장면 ⓒ CJ ENM

 
지난해 유재석의 첫 케이블(tvN) 예능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유 퀴즈 온 더 블록>이 5개월의 겨울잠을 마치고 지난 16일 새롭게 찾아왔다. 시민들과의 다양한 대화를 중심에 뒀던 <유퀴즈>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만드는 잔잔한 웃음을 안방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새 봄을 맞아 돌아온 <유퀴즈>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퀴즈 보단 토크...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삶의 이야기

'퀴즈'라는 단어를 제목에 담고 문제를 맞춘 시민들에게 상금을 수여하는 <유퀴즈>지만 프로그램의 큰 중심은 이들과 나누는 길거리 토크에 있다. 휴식을 끝낸 지난 16일 방송에서도 기본 흐름은 여전했지만 수요일에서 화요일로 옮겨진 방영 요일 만큼이나 진행 방식에는 일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첫 방영 땐 5개의 문제를 모두 맞춰야 상금을 받을 수 있었던데 반해 이번엔 1문제만 맞추면 100만 원을 획득할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대신 다음 단계 도전해서 맞추면 200만원 vs. 못 맞추면 0원이라는 선택형 방식도 도입했다. 이전에 비해 문제 난이도를 낮추는 등 방송 출연에 따른 긴장감으로 종종 퀴즈 풀이에 어려움을 겪던 시민들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대신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과의 대화 비중은 대폭 늘었다. 이를 통해 길거리 토크쇼라는 기본 틀은 한층 더 강화됐다.  

방영 요일 변경... 재도약의 발판 마련할까?
 
 지난 16일 방영된 tvN < 유 퀴즈 온 더 블록 >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 유 퀴즈 온 더 블록 >의 한 장면 ⓒ CJ ENM

 
상대적으로 덜 자극적인 <유퀴즈>는 SBS <골목식당>, MBC <라디오스타>, JTBC <한끼줍쇼> 등 치열할 예능 경쟁이 펼쳐지는 수요일 밤에 기를 펴지 못했다. 이 때문에 SBS <불타는 청춘> 외엔 이렇다할 예능들이 자리 잡지 못한 화요일 심야시간대로 자리를 옮기고 새로운 볼거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회 분량으로 방송된 <유퀴즈>의 시청률은 1% 안팎을 오갈 만큼, 유재석의 이름 값을 감안하면 결코 높은 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퀴즈>를 기다리는 열혈 마니아 역시 적지 않았다. 여타 예능처럼 왁자지껄한 내용도 아니고 유명 연예인들이 게스트로 등장하지도 않지만 부담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담백한 웃음과 소소한 감동... <유퀴즈>만의 여전한 매력
 
 지난 16일 방영된 tvN < 유퀴즈 온 더 블록 >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 유퀴즈 온 더 블록 >의 한 장면 ⓒ CJ ENM

 
방송 첫 출연자로 등장한 두 분의 할머니는 본인 할 말만 딱 하는 토크로 웃음을 선사하는가 하면 자신들이 뽑은 생선 슬리퍼와 닭다리 쿠션 선물을 거부하는 등 예능 속 돌발 상황의 재미를 만들었다.   

가난이 싫어서 60여년 전 이발사로 나선 85세 할머니는 남편과 아들 둘을 일찍 보낸 뒤,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여전히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살아간다. 조세호의 스트레스 고민에 대해 할머니는 "오늘만 살면 되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느냐"라는 말로 두 MC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밖에 <유퀴즈>는 최근 <전국노래자랑>으로 장안의 화제가 된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를 초대손님으로 모시는가 하면 2년째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부터 택배기사에게 인생에 대해 묻는 등 다양한 시민들의 애환을 영상에 담아낸다.

시민들과의 만남 속에 터져나오는 웃음뿐 아니라 잠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삶의 지혜 같은 이야기가 주인공 처럼 등장하면서 <유퀴즈>는 자신만의 개성, 타 프로와의 차별성을 도모한다. 남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는 이렇게 따뜻한 봄을 맞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유퀴즈온더블록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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