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이하 강원)가 중원 싸움, 전방 압박, 교체 카드, 골 결정력 모두에서 우위를 보인 결과 전북현대모터스(이하 전북) 상대 13경기 무승 행진을 깼다.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강원의 맞대결에서 원정팀 강원이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전에 빌비야와 교체 투입된 김지현이 결승골을 만들어낸 것.

강원은 유독 전북에게 약했다. 전북과의 18번의 맞대결에서 승리는 단 2번뿐이었다. 최근 13경기 동안에는 전북을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강원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2라운드 동안 보여준 강원의 경기력도 썩 좋지 않았다. 실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하는 득점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전북 막아낸 강원의 중원 싸움과 전방 압박

전북 징크스를 깨기 위해, 시즌 초반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강원 선수들은 강한 투지를 보여줬다. 전북이 지난 주중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에게 0-1로 패한 점도 강원에게는 호재였다.

강원은 강력한 중원 싸움과 전방 압박으로 전북의 허를 찔렀다. 중원에서는 오범석이 빛났다.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공격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지훈, 한국영과 합을 맞춘 그는 수비에 집중하기보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오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강원 공격 시, 한국영이 혹시 모를 상대 역습에 대비해 후방에 남아있고 오범석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했다. 오범석이 유려한 탈압박과 정확한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자 전북 미드필더들이 쉽게 공격을 펼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강원 미드필더들이 중원에서 투지 있게 싸워줘도 다른 공격수들이 전방에서 버텨주지 못하면 공·수가 단절될 위험이 컸다. 강원 공격수들은 이를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보완했다. 후방 빌드업을 자신하는 전북을 상대로 공격진이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수비에서 공이 쉽게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스리백인 발렌티노스-이호인-신광훈을 제외하고 양측 윙백인 김현욱과 강지훈도 라인을 올려 전방 압박에 일조했다.

다만 마무리까지 가는 과정이 아쉬웠다. 전반 37분 정석화의 슈팅이 가장 좋았던 찬스였을 만큼 공격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았다. 선발 출전한 빌비야가 아직 팀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듯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이어갔고, 전방에서 공을 끊어낸 이후 확실한 전진 패스도 부족했다. 오히려 후반 7분 전북 김진수에게 크로스바를 맞는 슈팅을 허용할 만큼 후반 초반부터 위기가 이어졌다.

교체 카드 적중+효과적인 역습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전북이 공격적인 교체 카드 사용으로 경기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김지현이 빛났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병수 감독은 전북 수비에 고전한 빌비야를 빼고 김지현을 투입했다. 김지현은 김병수 감독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후반 13분과 15분 김지현부터 시작된 역습으로 강원이 다시 분위기를 끌고 왔다.

그리고 그는 후반 18분 득점으로 경기의 방점을 찍었다. 이번에도 전방 압박으로부터 시작된 공격이었다. 전북 수비가 무리하게 빌드업으로 공격 전환을 시도하자 강원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를 강하게 압박해갔다. 이후 한국영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김지현에게 공을 넘겨줬고, 김지현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예상치 못한 선제골을 허용한 전북은 이후 문선민과 이동국, 손준호 등을 연달아 투입하며  경기를 뒤집기 위해 애썼다. 강원은 과감하게 파이브백으로 내려섰다. 일단 전북의 공격을 막아낸 뒤 역습을 주도하겠다는 의중이었다. 기존 스리백에 윙백 박창준과 김현욱까지 더하자 강원의 수비는 두터워졌다. 전반전 공격에 집중한 오범석과 조지훈도 라인을 내리며 1차 저지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수비가 되자 역습도 쉽게 이뤄졌다. 강원 수비수들이 공을 끊고, 양측 윙어 혹은 윙백들이 빠르게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공을 잡은 윙어뿐만 아니라 반대쪽 윙어도 함께 공격에 가담하며 공격 진행 방향을 빠르게 바꿔냈다. 그리고 김지현과 조지훈이 어떻게든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전북의 수비 부담을 높였다.

후반전 4분의 추가시간까지 상대를 압도한 강원은 리그 3경기 만에 승리를 가져갔다. 적절한 교체 카드 성공과 확실한 마무리로 '대어' 전북을 잡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강원은 A매치 휴식기 이후 상위권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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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전북현대모터스 강원FC 경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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