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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잠시 피해가세요. 동장군 대피소.  2월 19일 눈 내리는 아침 이천시  버스정류장에서.
 추위를 잠시 피해가세요. 동장군 대피소. 2월 19일 눈 내리는 아침 이천시 버스정류장에서.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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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추워야 겨울답다고 생각합니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나뭇가지에 목화솜 같은 눈꽃이 피고 흰 눈이 무릎까지 푹푹 쌓여야 제 맛입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이고 혹은 볼이 얼얼할 정도로 칼바람이 쌩쌩 분다 해도 겨울이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다보면 그런 낭만은 온데 간데 사라집니다. 어서 버스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잠시 앉을 곳, 추위를 피할 곳, 따뜻한 데를 찾게 됩니다. 바람막이 동장군 대피소에 들어가 추위를 피합니다.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의자. 이천시 버스정류장에서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의자. 이천시 버스정류장에서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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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는 특별한 의자도 있습니다. 열전도율이 높은 탄소발열의자라고 하는데요, 엉덩이를 대고 앉으면 따뜻해지는 온돌의자입니다. 따뜻한 의자는 추위도,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함도 잠시 잊게 합니다.
 
횡단보도 앞에 있는 파라솔 형태의 그늘막. 시린 겨울 지나 봄이 오는 그날 다시 만나요.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횡단보도 앞에 있는 파라솔 형태의 그늘막. 시린 겨울 지나 봄이 오는 그날 다시 만나요.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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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기억에서 멀어질 즈음, 거리를 걷다보면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을 마주합니다. 빨간색 신호가 초록색으로 변하기까지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이번에는 손바닥만한 나무 이파리 아래서라도 햇볕을 피하고 싶어집니다.

정수리에 쏟아지는 따가운 땡볕을 피할, 시원한 그늘을 찾게 됩니다. 지금은 접혀있는 그늘막이 어느 더운 여름날엔 활짝 펴지겠지요. 하여 보행자는 거리를 걷다가 뜻하지 않은 따뜻한 배려를 또 한 번 느낄 것입니다. 

태그:#이천시, #봄, #그늘막, #보행자 , #버스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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