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거제 산방산 정상에서 바라다본 바다 경치. 세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달도 모습에 가슴이 콩닥콩닥. 산달도는 지난해 9월 연륙교가 개통되었다.
  거제 산방산 정상에서 바라다본 바다 경치. 세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달도 모습에 가슴이 콩닥콩닥. 산달도는 지난해 9월 연륙교가 개통되었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아무리 혹독한 추위도 봄이 오면 물러가듯 도무지 끝이 없어 보이는 힘든 오르막길도 결국 산 정상에 이르러서는 끝나기 마련이다. 고달팠던 산행 길이 어느새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되는 날이면 나는 자연의 품속으로 달음질치고 싶다.
 
지난 7일 새송죽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산방산(507.2m, 경남 거제시 둔덕면) 산행을 나서게 되었다. 오전 8시 창원 마산역서 출발한 우리 일행이 식물원 산방산비원 주차장 부근에 도착한 시간은 9시 50분께. 여기서 오 분 정도 거리에 절집 보현사와 산방산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리는 산길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쉼 있는 풍경, 전망바위에서.
  쉼 있는 풍경, 전망바위에서.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삼신굴이라 불리기도 하는 부처굴에서.
  삼신굴이라 불리기도 하는 부처굴에서.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차멀미 탓인지 머리가 어지럽고 속도 자꾸 울렁거리는데다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라 힘들었다. 전망바위에 이르는 나무 계단을 올라가자 조망을 즐기며 쉬어 갈 수 있는 긴 의자가 놓여 있었다. 언제 보아도 '쉼'이 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이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한 이곳을 지나 10분 정도 걸으니 삼신굴이라 부르기도 하는 부처굴에 도착했다.
  
그 앞에 서니 이 길을 오가던 옛사람들이 저마다의 소망을 빌곤 했을 간절함이 전해져 왔다. 나는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20분 넘게 걸어갔을까, 11시 남짓 되어 가슴이 탁 트이는 산방산 정상에 이르렀다. 날이 흐려서 좀은 아쉽기도 했지만 섬들이 꿈꾸듯 누워 있는 바다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하산 후 가기로 예정되어 있는 산달도와 연륙교가 아스라이 보여 벌써 마음이 설렜다.
 
   가슴이 탁 트이던  산방산 정상에서.
  가슴이 탁 트이던 산방산 정상에서.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일찍이 봄소식을 전해 주는 매화꽃이 이쁘디이쁘다.
  일찍이 봄소식을 전해 주는 매화꽃이 이쁘디이쁘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청마기념관에서. 뒤로 청마 생가가 보인다.
  청마기념관에서. 뒤로 청마 생가가 보인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 전망대에서 일행과 함께 이른 점심을 먹고 하산을 서둘렀다. 11시 50분을 넘어 임도에 도착해서는 죽전마을을 지나 청마 유치환기념관을 향하는데 몸도 지치고 가는 길도 지루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봄의 전령사, 매화가 시야에 확 들어왔다.
 
겨울 추위를 뚫고 꽃망울을 터트린 매화꽃. 황량한 겨울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일찍이 봄소식을 전해 주는 매화가 예쁘디 예뻤다. 생각지 못한 반가운 선물 같은 매화꽃에 한결 내 발걸음도 가뿐해졌다. 어느새 산악회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청마기념관(경남 거제시 둔덕면)에 이르렀다.
 
<깃발> <행복> <바위> <생명의 서> 등을 발표한 유치환은 흔히 '생명파 시인'이라 불린다. 그는 통영여자중학교 교사로 함께 근무했던 정운 이영도 시조시인에게 20여 년 동안 5천여 통의 편지를 써 보냈을 정도로 편지의 시인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겨울에도 이곳 기념관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은 것은 여전히 우리 역사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는 친일 논란에서 그가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탓인 것 같다.
 
연륙교 건너서 산달도 세 봉우리를 타다
 
 
    지난해 9월 21일 개통된 산달연륙교. 멋지고 산뜻하다.
  지난해 9월 21일 개통된 산달연륙교. 멋지고 산뜻하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산악회 버스를 타고 산달도(경남 거제시 거제면 법동리)로 이동했다. 착공 5년 만에 준공되어 지난해 9월 21일 개통된 연륙교 덕분에 뱃길을 이용하지 않고 바로 섬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왠지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럴까, 높은 산이든 광활한 바다든 한쪽과 또 다른 한쪽을 잇는 다리를 보게 되면 늘 감탄스럽다. 더욱이 멋지게 뻗은 자태가 보기에도 산뜻하다.
 
산달도는 당골재산(235m), 뒷들산(214.1m), 건너재산(209m) 등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산후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삼봉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타게 되었다. 힘겨운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지쳐갈 즈음에 첫 봉우리인 당골재산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정상에 오르면 이상스레 새 힘이 또 솟는다. 여기서 할묵재까지 거리는 515m. 10분 남짓 걸어 내려가니 따뜻한 봄이 온다고 속삭이듯이 매화꽃들이 환하게 피어 있었다.
 
 
    산달도 당골재산(235m) 정상에서.
  산달도 당골재산(235m) 정상에서.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할묵재에서 환하게 매화가 피어 있었다.
  할묵재에서 환하게 매화가 피어 있었다.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할묵재에서 뒷들산 정상에 오른 시간은 오후 3시 30분께. 쉬지 않고 곧장 펄개재로 내려가 마지막 봉우리인 건너재산으로 향했다. 세 봉우리를 하나씩 올라갔다 내려갔다 세 번을 되풀이하는 산행이라 참 힘들었는데, 건너재산 정상에 이르러서는 체력이 많이 소모되었다. 게다가 산전마을로 하산하는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오른쪽 다리에 통증이 와서 난감했다.
 
    별미였던 거제 굴구이.
  별미였던 거제 굴구이.
ⓒ 김연옥

관련사진보기

 
우리는 연륙교를 건너 산달도에서 나와 거제남서로에 위치한 굴구이 식당에 들렀다. 장갑을 끼고 굴 껍질을 직접 까서 먹는 향긋한 굴구이 맛은 별미였다. 함께하는 산꾼들이 있어 정말이지, 멋진 하루였다.

태그:#산달연륙교, #산달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