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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학부모와 특수교사를 인터뷰하고 난 뒤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장애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특수학교에 진학하느냐, 일반학교에 진학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란 점이다. 뭐니뭐니해도 우선순위는 어느 곳에 있을 때 그들이 좀 더 행복 할 수 있을지를 따져보는 일이 아닐까 싶다. 김영운 서산성봉학교(특수학교) 학부모는 "아이에게 활동복 형태라도 좋으니 교복을 꼭 한번 입혀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치 새해 소원처럼 말한 그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기자 말
 
 
[학부모 인터뷰] 김영운씨 "우리아이 교복한번 입혀 봤으면" 
  
김영운 서산 성봉학교 학부모.
 김영운 서산 성봉학교 학부모.
ⓒ 남원근 충남교육청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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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운(39) 학부모의 자녀는 서산 성봉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심각해지는 왕따 문제, 특수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아이의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부터 일반학교가 아닌 특수학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 특수학교에 자녀를 보낸 것에 대해 만족하는 편인가.
"중간에 전학 보낸 입장이 아니어서 만족감이 오히려 더 높다. 일반학교에 진학했다가 다시 특수학교로 올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특수학교를 선택했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특수학교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사춘기가 되면 장애아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저학년 때는 급우들이 장애인 친구를 잘 도와준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급우들의 태도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해 처음부터 특수학교를 선택했다."

- 일반학교와 특수학교 진학을 놓고 고민하는 부모님도 많을 텐데, 조언하고 싶은 말은 없나.
"장애아들이 지닌 특수한 상황에 걸맞는 교육은 특수학교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자체가 일반 학교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 학부모의 입장에서 특수학교와 관련해 보완되어야 할 문제 같은 것이 혹시 있나.
"교사들이 너무 자주 바뀐다. 학교에 적응하고 일을 좀 한다 싶은 시점에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아이를 파악 할 때쯤 되면 전근을 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도 입장에서도 학생의 입장에서도 애로사항이 많다. 이런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간혹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살다보면 누구나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노인이 되어 치매나 중풍 등으로 장애가 올 수도 있다. 누구나 장애인 될 수 있는 환경이다. 특수학교 설립을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우리의 가족과 이웃이란 생각으로 좀 더 넓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없나.
"올해부터는 중학교 교복비가 지원된다. 사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특수학교에 보낸 것도 눈물 나는 일이다. 더구나 아이가 중학생이 되어서도 교복한번 입혀 보지 못하는 것도 서글픈 일이다. 기능성 교복이라도 좋으니 꼭 한번 교복을 입혀 보고 싶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가 담긴 생애 첫 교복은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에게 설렘이다. 특수학생들에게도 교복보다도 더 큰 의미와 가치가 있는 활동복이 전해진다면 '진정 공감 가는 충남교육'이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교사 인터뷰] 박성희 서산성봉학교 교사 "특수교사는 사랑과 공감능력이 필수"
    
박성희 서산 성봉학교 교사
 박성희 서산 성봉학교 교사
ⓒ 남원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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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성봉학교 박성희(40) 교사는 올해 15년차의 특수학교 교사이다. 지난 2015년 서산성봉학교로 부임해 초등교무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성희 교사는 "요즘은 장애인식 개선사업도 점차 체계화되어 가고 있다"면서 "특수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을 고려한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학교도 점차 학생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성봉학교가 지닌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성봉학교는 1999년도에 개교했다. 2016년에 처음으로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장선생님들이 오셨다. 아무래도 특수교사 출신이다 보니 학교 환경에 신경을 썼고, 상당히 개선됐다. 특수교육의 핵심은 학생에 맞는 개별화교육이 핵심이다. 우리 학교는 개별화교육이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다."

- 특수학교 교사가 지녀야할 기본 소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딱 세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애학생들에게는 많은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둘째는 일반 교사와는 달리 특수교사는 교육과정을 아이에 맞게 재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는 특수교사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전사와도 같다. 특히 일반학교 현장에서는 특수교사가 특수교육을 대표한다. 다른 교사나 임원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 특수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돌발 상황도 있을 것 같다.
"이전의 특수교육에서는 문제행동에만 초점을 맞췄다. 문제행동을 못하게 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잘 못한 부분 보다는 잘 하는 점을 북돋아 주고 있다. 그게 바로 긍정적 행동지원이란 개념이다. 문제행동을 유발하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행동의 원인을 찾아 그것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 특수학교에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아이들이 기능을 숙달하고 무언가 성취했을 때도 기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느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다. 내 마음과 정성을 다 주어야 한다. 학생들이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하고, 내게 사랑의 눈빛을 보낼 때가 가장 뿌듯하다."

덧붙이는 글 | 충남교육청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충남교육> 150호에도 실립니다.


태그:#특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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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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