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대표팀 '뜨거운 인기'... 2018 한국-태국 올스타 슈퍼매치 화성 실내체육관

여자배구 대표팀 '뜨거운 인기'... 2018 한국-태국 올스타 슈퍼매치 화성 실내체육관 ⓒ 박진철

 
올해 한국 배구의 최대 화두는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전에서 본선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특히 여자배구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전망되고, 김연경(32세·192cm)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배구계뿐만 아니라 일반 스포츠 팬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여자배구 올림픽 세계예선전(대륙간 올림픽 예선전)'은 8월 2~4일에 열린다. 여기에서 본선 티켓을 따지 못할 경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대륙별 올림픽 예선전)'에서 반드시 우승을 해야만 본선 티켓을 얻을 수 있다. 여자배구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은 10월 22~27일에 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22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국제배구연맹이 지난 9일 발표한 일정은 각 대륙별 최종 예선전을 2020년 1월 안에 끝내라는 뜻이고, 구체적인 일정은 각 대륙별 연맹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배구연맹은 각국의 프로 리그 일정 등을 고려해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을 남녀 모두 10월 말~11월 초 개최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런데 올림픽 세계예선전과 아시아 예선전 사이에 한국 여자배구에게 의미가 큰 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바로 '2019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다. 오는 8월 17~25일에 서울에서 열린다.

김연경 "여자배구 국제대회 최초 개최, 뿌듯하고 좋다"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배구 국제대회 중 성인 대표팀이 참가하는 최상급 대회이다. 최대 16개국의 아시아 국가가 출전한다. 그만큼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한다.

올해 열리는 2019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남녀 모두 상위 8팀에게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 출전권을 부여한다. 즉, 8위 안에 들어야만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다. 대회의 중요도를 높여 각국이 성인 대표팀 1군을 출전시키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한국 여자배구가 8위 안에 들 가능성은 높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보듯 아시아 중위권 팀들의 수준이 급성장한 것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도 크다.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자체가 한국 배구 사상 최초의 일이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은 1975년 호주 멜버른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한 이후 44년이 지났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반면, 남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한국에서 3번(1989년·1995년·2001년) 개최했었다.

또한 한국에서 배구 종목의 단독 국제대회가 열리는 것도 지난 2001년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 남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지난 18년 동안 한국에서 큰 규모의 귄위 있는 배구 국제대회를 개최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인 김연경(32세·192cm)도 아시아선수권 대회 유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난 지난 5일 국내 일시 귀국 후 터키로 다시 출국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자배구 국제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 처음이라고 들었다. 선수 생활을 할 때 좋은 기회가 생겨서 뿌듯하고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한남 회장 님께서 발전을 위해서 많이 노력해주시는 것 같다. 선수들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적·흥행·북한 참가' 일석삼조 노린다

배구협회가 18년 만에 국제대회를 유치하면서 여자배구를 타겟으로 삼은 이유는 분명하다. 사상 최초라는 역사성, 좋은 성적에 대한 기대감, 흥행 성공 가능성, 북한 참가 등 여러 측면 때문이다.

배구협회는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은 하지 않는 대신, 북한 대표팀의 아시아선수권 참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 여자배구 입장에서도 올림픽 출전에 의지가 있다면, 여러 측면에서 반드시 출전해야 하는 대회이다. 또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도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북한 여자배구 성인 대표팀(시니어 대표팀)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 2017년 9월 태국 나콘빠톰에서 열린 2018 세계선수권 아시아지역 예선전(B조)에 출전했었다. 6년 만에 '배구 남북 대결'도 펼쳐졌다. 2017년 9월 20일 국내 지상파에서 생중계한 한국-북한 경기에서 한국이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북한은 비록 2승 2패로 3위에 그치면서 세계선수권 본선 출전권을 얻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주 공격수인 정진심(1992년생·182cm)은 이 대회에 출전한 전체 선수 중에서 압도적으로 '득점 1위'를 기록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35년 만에 '여자배구 1만 관중' 대기록 도전

이번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 장소는 서울의 2개 체육관에서 열린다. 배구협회는 1만 명이 넘는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실내체육관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최근 여자배구의 인기와 흥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중이 1만 명이 넘게 들어올 수 있는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노력 중"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배구협회는 티켓 예매를 대회 1개월 전부터 실시하는 등 홍보에도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잠실 실내체육관이 아시아선수권 대회의 장소로 확정될 경우 관중수가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좌석수만 1만1069석인 데다, 최대 수용 규모도 1만5천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잠심 실내체육관은 과거 여자배구 황금기를 함께 했던 상징적인 장소이다. 1980년대 대통령배 배구대회의 결승전이 열렸던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4년 3월 2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대통령배 결승전 미도파-현대 경기에는 좌석수를 훨씬 초과하는 1만5천 명에 가까운 관중이 운집해 엄청난 배구 열기를 뿜어냈다. 한국 여자배구 역사상 1경기 최다 관중이었다.

당시 미도파 주전 멤버로 대회 MVP를 수상했던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잠실 실내체육관에는 결승전 경기를 관전하러 온 배구 선수들조차도 그 큰 체육관에 자리가 없어서 코트 바닥에 앉아서 봐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팀 경기에 1만여 명의 관중이 들어찰 경우, 35년여 만에 역사적인 대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1980년 초반 이후 여자배구 경기장에 1만 명의 관중이 입장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김연경 효과·국내 스타 인기... '제2 르네상스' 열까

사실 1980년대와 2019년 현재는 스포츠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다르다. 1980년대에는 젊은 세대가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요즘 같은 아이돌 문화도 없었다.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스포츠를 적극 육성·지원하면서 한창 붐이 일어났던 때였다. 배구장에 관중이 많이 몰릴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30~40년이 지난 현재는 젊은 세대가 스포츠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매우 다양해졌다. 스포츠 경기장에 1만 명의 관중이 몰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여자배구는 세계 최고 완성형 공격수인 김연경 효과와 국제대회 선전, 국내 스타 선수의 확산과 V리그 흥행 등으로 최근 인기가 크게 치솟고 있다. 국내 스포츠 현실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처럼 매 경기 5000명 이상의 관중 동원력과 높은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는 콘텐츠는 남자축구 국가대표팀과 프로야구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특히 여성 스포츠 종목은 여자배구가 사실상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지난해 4월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의 엄청난 열기를 확인한 바 있다. 실무자 회의에서 "다음 대회는 1만 석 규모의 체육관에서 개최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에도 네이션스 리그 등 국내에서 여자배구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방송사 '중계 문의' 쇄도... 올림픽 예선전과 '윈윈' 전략 필요

방송사의 관심도 매우 높다. 중계권 확보 경쟁이 벌어질 조짐도 보인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스포츠 전문 채널은 물론이고,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이번 아시아선수권 대회 중계를 위해 배구협회에 문의와 협의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남은 과제는 흥행 성공과 더불어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과 윈윈 전략이다. 자칫 아시아선수권에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관리에 실패할 경우, 가장 중요한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시아선수권(8.17~25)과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10.22~27) 사이의 간격이 꽤 길다는 점이다. 대표팀 감독이 선수 운용을 현명하게 가져갈 경우, 두 대회 모두 좋은 성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여지는 있는 셈이다.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시아선수권에 앞서 열리는 '올림픽 세계예선전'(8.2~4)에서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그럴 경우 아시아선수권은 국내에서 배구팬들과 함께 도쿄 올림픽 출전을 자축하는 축제의 장으로 치를 수 있다. 대표팀 선수, 배구팬, 프로구단 모두에게 환상적인 그림이다.

현재 공석 중인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늦어도 1월 말~2월 초 안에는 후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배구 V리그 김연경 올림픽 KOVO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