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1월 21일 오후 6시 55분]
 
방송독립 시민행동 ”’오늘밤 김제동’ 심의는 방송 독립성 훼손” 전국 241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수근 ‘김정은 맞이 환영단’ 단장을 인터뷰한 KBS <오늘밤 김제동>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 상정을 규탄하고 있다.

▲ 방송독립 시민행동 ”’오늘밤 김제동’ 심의는 방송 독립성 훼손” 전국 241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수근 ‘김정은 맞이 환영단’ 단장을 인터뷰한 KBS <오늘밤 김제동>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 상정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오늘밤 김제동>에 대한 심의 과정은 한 마디로 자유한국당과 수구 냉전세력발 정치공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이 21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4일 '위인맞이 환영단' 김수근 단장 인터뷰를 다룬 KBS <오늘밤 김제동> 방송분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전체회의 회부 결정에 반발했다.

언론노조는 방심위의 결정이 "심의로 포장된 방송 독립성 훼손이자 제작 자율성 침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규정했다.

이어 "<오늘밤 김제동>은 전날 우파 논객 전원책 변호사를 출연시켜 김정은 위원장 방남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수근 단장의 발언만을 무작정 부각한 것도 아니다"라며 "이런 다양한 의견을 담는 것 자체가 KBS가 정상화의 길을 밟으며 공영방송의 위상을 되찾아 가는 과정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짚었다.

언론노조는 "방심위가 (징계의 사전 단계로 간주하는) 제작진의 의견 진술을 받은 것도 모자라 전체회의에 회부했다"라며 "불필요한 이념 논쟁에 제작 자율성과 다양성을 희생시키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소수 의견 묵살하는 건 파시스트적인 행동"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방심위 소위원회에서 이 사안을 당연히 '문제없음'으로 결론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회의에 회부했다. 여전히 방심위가 박근혜 정권에 이어 정치, 청부 심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막말을 떠들어대는 종편들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용인될 수 있는 방송들에 대해서는 쇠망치를 휘두르는 방심위의 행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조성래 수석부위원장은 "'위인맞이 환영단' 같은 사람들은 엄연히 존재하는 현상이고 이들이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 체제가 흔들리지 않는다"며 "자유민주주의는 소수 의견을 포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마음에 안 드는 의견을 짓밟는 건 중세의 마녀사냥이자 파시스트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방심위는 21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어 <오늘밤 김제동>의 제재를 논의할 계획이다.

방심위 <오늘밤 김제동>에 '문제없음' 최종 의결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같은날 오후 5시께 전체회의에 회부된 <오늘밤 김제동> 방송분이 문제가 없다고 최종 의결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BS 1TV <오늘밤 김제동>은 다수결로 '문제없음'으로 결정됐다. 표결하는 과정에서 두 명의 방심위 위원이 결정에 불복하고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안은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 유지'와 '표현(언론)의 자유' 두 가지가 충돌하면서 일어난 특별한 경우다. 이번 심의를 통해 논의의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사회적 논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긴장감을 갖고 <오늘밤 김제동>(방송분)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건지 허탈했다"며 "사회적인 현상이라면 일베(회원)도 출연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패널들 간에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았나"라면서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이 위원을 포함해 6명의 위원들이 '문제없음' 의견에 찬성했다.

다른 위원은 "이 방송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안이고 언론의 자유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후 다수의 위원들이 '문제없음' 의견을 낸 뒤 최종 표결이 진행되자 이 위원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한 위원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안건의 경우 법적으로 판단을 내린 이후에 심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라며 '의결 보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총 9명의 방심위 위원들 중 7명이 표결에 참석했고 6명이 '문제없음', 1명이 '의결보류' 의견을 내 최종 '문제없음'으로 결정이 내려졌다.
오늘밤 김제동 방심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김수근 단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