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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5주기 추모예배 및 추도식
 19일 오전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5주기 추모예배 및 추도식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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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가 그렇게 바라던 민족의 화합과 통일의 새봄은 조국통일의 동반자로 함께 손잡고 민족번영의 새 시대를 앞장에서 열어나가시는 북남 수뇌 분들의 대범한 결단과 의지에 의하여 오늘날 비로소 현실로 꽃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남북화해 분위기 속에 북측이 고 문익환 목사의 25주기를 맞아 추도사를 통해 통일의 소망을 실현할 것을 다짐했다. 19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추모예배 및 추도식에서 북측은 민족화해협의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이름으로 보내온 추도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북측은 "문익환 목사의 고결한 넋은 길이 살아 있을 것"이라며 "모진 옥중고초 속에서도 깨끗한 양심과 불굴의 지조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헌신한 문익환 목사"를 추모했다.

또한 "북남 수뇌 분들께서 마련해 주신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거세찬 흐름 속에서 전쟁의 불안이 사라진 삼천리강토는 평화롭고 길이 번영하는 민족의 참다운 보금자리로 전변되고 있으며 문 목사의 소중한 통일의 꿈이 실현되는 날이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북남선언들을 철저히 이행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전성기를 열어나가는데 늦봄 문익환 목사가 그처럼 바라던 통일의 절절한 소망을 반드시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다 들어맞았다"

남북 간의 긴장 완화는 날씨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늘 영화의 매서운 추위 속에 진행됐던 추도식이 25년 만에 영상의 따뜻한 기온 속에 치러지는 것에 참석자들은 의미를 부여했다. 유원규 한빛교회 목사는 추모예배 설교를 통해 문익환 목사님이 민중과 역사의 부활을 위해 사셨다고 회고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대표의장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추도사를 통해 각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문익환 목사를 이야기해 눈길을 모았다.
 
19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5주기 추모예배 및 추도식
 19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5주기 추모예배 및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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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문익환 목사가 감옥에 있을 때 변호인단 주심변호사로서 독대를 많이 했다며 나이가 있으셔서 재판과정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애를 썼으나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된 목사님이 법정에서 "남과 북은 서로가 서로를 찬양하며 살수록 통일이 빨라진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셔서 형을 낮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다 들어맞았다며 예언자이자 선지자 같은 분이었다고 평가했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공동대표는 "올해는 문익환 목사님 탄생 101주년이고 서거 25주기에 방북 30주년을 맞는 해라면서 일제 강점기 때는 신사참배와 징용을 거부했고, 박정희 전두환 독재에 맞섰고 통일을 이루고자 했다며 통일을 절규하는 목사님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번 평양에 갔을 때 북측 예술단이 부르는 아침이슬을 들으며 문 목사님이 계셨으면 얼마나 기뻤을까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문 목사님 모습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은 포효하는 장면보다는 아픈 사람들에게 파스를 붙여주면서 기분 좋게 웃는 모습이었다며 "당시에는 저게 나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에 가셨을 때 전략과 전술을 분석하는 입장에서 불만도 있었지만 지금와서 보면 저렇게 하신 게 맞았고, 시대를 치료하러 가신 것이었다고 1989년 방북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당시 1주일 전에 방북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던 경험을 전하며 그때 결단이 용기였고, 이걸 넘지 않으면 역사가 열릴 수 없었던 것이라고 당시 파격적이었던 방북의 의미를 되짚었다. 이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 듯 통일의 십자가 못 박히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근 "보수언론 종북몰이 상처 깊어"
 
19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5주기 추모예배 및 추도식에서 문성근 배우가 유족들을 대신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19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5주기 추모예배 및 추도식에서 문성근 배우가 유족들을 대신해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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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을 대표해 인사한 문성근 배우는 "늦봄 문익환 학교에 대한 보수언론의 종북몰이 상처가 깊다"면서 문익환 목사님이 주장하셨던 내용이 당시 실현됐으면 좋았는데 그러지 못해 통탄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면서 "방북 30주년을 맞아 오는 4월 평양에서 문익환 목사의 장남인 고 문호근 선생이 창작한 가극 <금강>이 공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에서는 김진향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이 참석해 남북교류에 증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고, 영화계에서는 평창남북영화제 김준종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시민사회단체 인사 200여 명도 함께하며 올해 남북관계가 잘 풀려나가기를 기원했다.

태그:#문익환 목사, #문성근,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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