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네이밍 스폰서 '키움'과 함께 출정식 가진 키움 히어로즈
'전신 구단 논란' 자초했다는 지적도

 
 1월 15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 출정식

1월 15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 출정식 ⓒ 키움 히어로즈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를 펼친 히어로즈 구단이 키움증권을 세 번째 네이밍 스폰서를 식구로 맞이해 새출발했다. 2018시즌 종료 후 이미 키움증권과 새로운 네이밍 스폰서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던 히어로즈는 1월 15일, 출정식과 함께 새 BI와 유니폼을 발표하며 키움 히어로즈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히어로즈 구단은 2008년 창단 당시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네이밍 스폰서라는 파격적인 비지니즈 모델을 도입해 시작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지 않고 네이밍 스폰서를 통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금은 파산 절차를 밟고 사라진 우리담배의 스폰서를 받았던 '우리 히어로즈' 시절, 히어로즈는 첫 발부터 삐그덕거리며 출발해야 했다. 당시에도 다소 생소했던 기업인 우리담배가 메인 스폰서로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담배는 2008시즌이 진행 중이던 시즌 중반에 난데없이 히어로즈의 스폰을 철회하겠다고 나섰다.

졸지에 메인 스폰서가 사라진 히어로즈는 우리담배의 마크가 사라진 연습복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잔여 시즌을 치러야 했다.

물론 스폰서 때문에 울기만 했던 건 아니다. 메인 스폰서 없이 '서울 히어로즈'라는 팀명으로 2009시즌을 보낸 히어로즈에 2010년을 앞두고 넥센 타이어가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넥센 히어로즈'다. 넥센 타이어와 히어로즈 구단은 2010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무려 9시즌을 동고동락하며 함께 성장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넥센으로 메인 스폰서가 바뀐 이후에도 끊임없이 현금 트레이드로 의심되는 트레이드가 시행되며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안팎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점점 뿌리를 내려갔다. 그 사이 히어로즈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강팀이 되었고 넥센 타이어 역시 기업의 네이밍 스폰서십의 우수사례로 꼽힐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 히어로즈는 세 번째 파트너인 키움증권과 함께 키움 히어로즈로 새출발을 발표했다. 출정식에는 박병호, 이정후, 김하성, 서건창, 최원태 등 주축 선수가 키움 로고가 새겨진 새로움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섰다. 새 유니폼은 깔끔하면서도 멋스럽다는 평가를 받았고 히어로즈의 자주색과 키움증권의 분홍색이 합쳐진 새 엠블럼 역시 잘 어울린다는 호평을 받았다.

산뜻한 새 출발을 한 키움이지만 시작부터 야구팬들에게는 논란을 안겨주고 말았다. 새롭게 리뉴얼된 히어로즈 홈페이지의 구단 역사 소개 페이지가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 현대 유니콘스를 전신으로 소개한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키움 히어로즈는 구단 소개 페이지에 현대 유니콘스를 전신이라 소개했다. (히어로즈 구단 홈페이지 캡처)

키움 히어로즈는 구단 소개 페이지에 현대 유니콘스를 전신이라 소개했다. (히어로즈 구단 홈페이지 캡처) ⓒ 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단소개 항목을 확인하면 히어로즈 전신이라는 페이지를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는 현대 유니콘스뿐 아니라 프로 원년 인천야구단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부터 청보 핀토스와 태평양 돌핀스까지 히어로즈의 전신으로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인천 삼미 슈퍼스타즈로 시작해 청보와 태평양을 거쳐 현대 유니콘스로 이어진 이 구단들은 2007시즌을 마지막으로 해체되며 KBO리그사에서 사라졌다. 이는 히어로즈 홈페이지의 현대 유니콘스 소개글에도 나와있는 내용이다.

히어로즈는 프로야구에 참가할 당시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해체 후 재창단을 작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그러므로 히어로즈가 현대 유니콘스를 비롯한 과거 인천 연고 야구단을 전신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 2008년 새로 창단된 히어로즈
 
 (사진 출처=KBO리그 홈페이지 캡쳐)

(사진 출처=KBO리그 홈페이지 캡쳐) ⓒ KBO


이는 KBO 공식 홈페이지에도 명확하게 적시되어 있다. 구단 상세정보 항목을 보면 키움 히어로즈는 2008년에 창단돼 서울을 연고로 하는 구단으로 소개되어 있다. 현대 유니콘스가 기록했던 4번의 우승 경력 역시 히어로즈의 역사와는 무관하다. 이는 확실한 구단 인수 과정을 거친 KIA가 해태의 우승 기록을 포함해서 가지고 있는 것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히어로즈 구단이 리뉴얼한 홈페이지에 사실상 자신들과 무관한 구단들을 전신으로 적시한 탓에 야구 팬들 간에는 이를 두고 최근 설전이 오갔다. 실제 사실과는 다른 내용을 공개적으로 명시하며 출정식부터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현대 인수 대신 재창단을 택했던 히어로즈 (출처: [KBO 야매카툰] 해태에서 삼성까지, KBO리그 왕조사 편 중/ 엠스플뉴스)

현대 인수 대신 재창단을 택했던 히어로즈 (출처: [KBO 야매카툰] 해태에서 삼성까지, KBO리그 왕조사 편 중/ 엠스플뉴스)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키움 히어로즈로 새 출발한 히어로즈는 지난해까지 수년간 불편한 논란에 휩싸이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지난 해만 해도 시즌을 앞두고 이장석 전 대표가 경영 비리로 인해 법정 구속되었고 시즌 중에는 성추문 논란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 번째 파트너와 새롭게 출발한 히어로즈, 이제는 논란과 인연을 끊고 창단 첫 우승을 향해 매진해야 한다. 'New heroes Kiwoom heores'라는 2019시즌 캐치 프레이즈처럼 이제는 정말 새롭게 태어날 때다.

[관련 기사] '신생 구단' 히어로즈-NC-kt, '첫 우승' 언제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히어로즈 키움 현대유니콘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