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하 관계자들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규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하 관계자들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서정준

 
"세종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나 사건은 모두 잊어달라.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세종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좋겠다."(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

9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이 서울 종로구 세종 대극장에서 김성규 사장 취임 100일 겸 2019 세종시즌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의 대표적 복합예술공간으로 시민이 더 행복한 예술랜드마크'라는 이름으로 2019년 계획을 발표했다.

세종문화회관의 계획은 예술가와 시민, 관객들이 세종문화회관에 대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ES(Emotional Safety)를 비롯한 6대 과제로 나뉘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배리어프리를 위해 관객접근 동선 70곳 중 58곳을 2020년까지 개보수하기로 한 결정과 지원조직 통합,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을 각각 서울시합창단, 서울시국악단에 통합해 부설기관으로 만드는 등 저비용고효율을 목표로 하는 조직구조 개편, 본격적인 재정자립을 위한 펀드레이징(Fund-Raising) 시스템 구축 등이 있었다.

공연 부분에서는 '그레이트 시리즈'를 강화해 이미자 60주년 콘서트, 뮤지컬 <엑스칼리버> 등 다채로운 장르를 기획하는 것은 물론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관련 공연들도 무대에 올린다. <베르테르>, <베니스의 상인> 등 명작들도 서울시오페라단과 서울시뮤지컬단 등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2019 세종시즌의 핵심으로 9개 예술단이 모두 함께 만드는 종합공연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김성규 사장은 이에 대해 "김희철 문화예술본부장을 프로듀서로 각 단장들이 연출을 맡아서 만들 것이다. 예컨대 극단원도 합창단원도 함께해 저희가 가진 역량을 엮어보자. '세종'이란 틀 안에 있으려면 함께 엮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해서 추진하려 하는 것"이라며 향후 세종문화회관만의 자체 브랜드 공연을 만들어 해외진출까지 노리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 서정준

 
이날 기자간담회는 전체적으로 디테일한 내용보다는 2019년 신년인사 정도의 성격으로 보여 아쉬움이 남았다. 김성규 사장은 질의응답 시간, 많은 질문에 대해 "함께 고민할 부분이다", "아직 계획 단계에 있다"며 정확한 답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야심차게 발표한 예술단 통합 공연 역시 "오래 전부터 준비한 것이 아니다. 올해부터 시작하기에 진정한 원년은 2020년이 될 것 같다"며 아직 보여줄 것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시행 방안은 미흡했으나 긍정적인 발언들도 다수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주52시간 시행기관이 됐음을 밝히며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 등을 통해 '워라밸'을 찾겠다고 밝혔으며,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하는 무대기술 관련 인력에 대해서는 유연근무제를 넘어 자체적으로 출퇴근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한편, 3월까지 운영 후 2차 조직 개편 등을 통해 과로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보호하겠다고 전했다.

또 우수 공연을 평가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서울시 예술단 소속 아티스트들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당근'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성규 사장은 이에 대해 "절대 티켓 판매량이 평가의 기준이 되지 않게 하겠다"며 재원 문제가 공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성규 사장은 재정자립을 위한 펀드레이징 역시 구체적인 모금 금액보다는 시스템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 재정자립 시스템이 마련된 곳은 없다고 본다. 대부분 개인적인 인맥으로 움직이는 곳이 많은데 세종문화회관은 기업협찬, 개인후원, 소액모금 총 3가지로 갈 예정"이라고 이야기하며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이 재원 마련을 안 해온 게 아니다. 다만 시스템이 아니라 각 개별 프로젝트 담당자가 진행을 해왔다. 제가 물러난 이후 누군가가 시스템을 이용해 많은 성과를 얻길 바란다"고 목표를 밝혔다.

과연 김성규 사장의 발언대로 아직은 청사진에 불과한 세종문화회관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김성규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하 세종문화회관 관계자, 예술단 단장들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규 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하 세종문화회관 관계자, 예술단 단장들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서정준

 
한편, 세종 시즌 프로그램은 세종문화회관이 매년 1년치(당해년도 3월~내년 2월 기준)전체 프로그램을 미리 발표하고 최대 40%까지 할인된 패키지 티켓을 관객에게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시즌제를 통해 내부에는 기획의 여유로움을, 관객에겐 저렴하게 문화를 즐기는 시간을 제공한다. 2019 세종시즌은 <유관순 오페라 칸타타>가 3월 2일 세종대극장에서 공연되며 시작된다. 합창 8편, 국악 6편, 무용 4편, 연극과 뮤지컬 6편, 클래식과 오페라 21편, 대중음악 3편 등 총 48편 275회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세종문화회관 세종시즌 2019 세종시즌 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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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연극/뮤지컬 전문 기자. 취재/사진/영상 전 부문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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