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는 코 앞에서 대업을 놓쳤다. 바르사는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의 아픔을 씻기 위해 라리가에 집중했고, 시즌 막바지까지 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달렸다. 최대 고비였던 35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한 바르사의 리그 무패 우승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암초를 만나 바르사가 쓰러졌다. 37라운드 레반테 UD와 원정 경기가 바르사의 발목을 잡았다. 시즌 내내 철통 수비를 뽐냈던 수비진이 크게 무너지면서 레반테에 무려 5골을 허용했다. 필리페 쿠티뉴의 분전으로 무승부 이상을 노렸지만 경기 결과는 5-4 레반테의 승리였다.

당시 레반테전 패배로 큰 비판에 직면했던 바르사다. 바르사는 레반테전 이후 예정됐던 '만델라 컵'을 위해 리오넬 메시를 명단에서 제외하는 실수를 범했다. 만델라 컵은 전 남아공 대통령 넬손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 친선전이었는데, 친선전을 위해 무패 우승을 놓친 바르사를 향해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스스로 기회를 차버린 모양새지만 어찌됐든 바르사에 레반테는 아픈 기억이다. 복수를 간절하다. 지난 시즌의 상실감을 지워내기 원하는 바르사는 17일 오전 4시 45분 시우다드 데 발렌시아에서 레반테와 2018-2019 스페인 라리가 16라운드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총력전이 예상된다. 지난 주중 있었던 토트넘 홋스퍼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바르사는 메시 등 주축 선수에게 부분적 휴식 시간을 부여했다. 바르사 공식 홈페이지 발표에 따르면 사무엘 움티티 등 일부 부상 선수를 제외한 주력 선수 전부가 레반테 원정길에 참여했다.

선봉장은 역시 메시다. 메시는 이번 시즌에도 라리가를 폭격하고 있다. 리그 13경기에서 11골 8도움을 기록하며 득점과 도움 부분에서 1위에 위치 중이다. 키패스와 드리블 성공 등 공격 지표 대부분에서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자신의 부재로 인해 허용했던 레반테 원정 패배를 설욕하기에 적합한 최상의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메시다.

상승세의 레반테... 바르사에 또 한 번의 굴욕을 선물할까
 
'메시 동점골' 바르사, 첼시와 1-1 무승부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첼시와의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동점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날 메시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30분 첼시의 골망을 가르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1차전을 1-1 무승부로 마친 바르셀로나와 첼시는 내달 15일 캄프 누에서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 EPA/연합뉴스

 
현재 바르사는 불안한 리그 1위다. 한 경기를 더 소화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승점 31점(8승 7무 1패)을 기록하며 바르사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도 승점 29점으로 어느덧 바르사의 턱 밑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꼭 지난 시즌의 기억까지 되짚지 않아도 레반테전에서 승점 3점이 절실한 바르사다.

문제는 레반테의 이번 시즌 기세다. 파코 로페즈 감독의 지휘 아래 이번 시즌 레반테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비는 불안하지만 날카로운 공격으로 승점 22점(6승 4무 5패)을 벌어 리그 7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레반테의 리그 27골 수치는 라리가 전체 3위에 해당하는 높은 공격력이다.

로저 마르티의 발 끝이 매섭다. 로저는 리그 13경기에 출장해 8골을 잡아냈다. 지난 시즌 리그 3골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였던 로저는 이번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레반테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라리가 전통의 강호에 유독 강한 로저다. 로저는 8골 중 무려 5골을 라리가의 대표적인 강호를 상대로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 CF, 세비야 FC, 아틀레틱 빌바오 모두 로저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바르사전에서 로저가 골을 잡아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레반테의 또 하나의 무기는 최근 상승세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레반테는 10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7라운드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공식 경기에서 단 1패만을 내줬다. 스페인 국왕컵을 포함해 최근 11경기에서 6승 4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11경기 7승 3무 1패의 바르사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치다.

선두 유지와 동시에 복수혈전을 노리는 바르사. 바르사를 잡고 상승세의 절정을 노리는 레반테. 두 팀의 치열한 승부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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