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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노동자, 컨베이어벨트가 아니라 위험의 외주화가 죽였다."

지난 12월 11일 새벽,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공공기관인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25세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해, 정의당 경남도당 청년학생위원회가 12월 14일 낸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청년학생위는 "그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저녁까지 홀로 일하다가 연료 공급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그의 주검이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다음 날인 사고 발생 5시간 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업무는 원래 발전소 정규직의 일이었으나, 공공기관이 하청업체 비정규직을 고용하면서 '위험을 외주화' 시켰다"며 "'2인 1조' 규정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은 위험한 노동환경과 비용 절감만 외치는 발전소 운영이 청년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고 했다.

청년학생위는 "원청의 변명에 분노한다. 그간 노동계에서 요구했던 '2인 1조' 근무만 이행되었어도 이러한 청년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하청업체 직원의 인건비를 줄이는 공공기관의 민영화와 경쟁 입찰 시스템이 낳은,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다"며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컨베이어벨트가 아니라 위험의 위주화이며, 비정규직에 대한 참혹한 대우이다"고 덧붙였다.

청년학생위는 "2016년, 서울 구의역에서 하청업체 소속 청년 노동자가 혼자 안전문을 수리하던 중 기차와 안전문 사이에 끼여 숨진 지 2년 7개월이 지났다"고 했다.

이어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보여준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국가가 보호해주지 않은 것이다"고 했다.

청년학생위는 "공공기관의 공공성 재고를 요구한다. 더불어 공공기관을 감독·관리하는 정부는 공공부문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청년들을 잃을 수 없다. 청년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바란다"고 했다.
 
충남 서부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빈소는 태안 보건의료원에 마련돼 있다.
 충남 서부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빈소는 태안 보건의료원에 마련돼 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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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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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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