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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손만두 집 주인아주머니(한명화)가 자신이 직접 만든 만두와 찐빵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손만두 집 주인아주머니(한명화)가 자신이 직접 만든 만두와 찐빵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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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에 가면 늘 들르는 단골집이 있다. 보리밥과 팥죽으로 이름난 보리밥집과 만두와 찐빵이 맛있는 손만두 집이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이들 두 집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다 단골손님이라는 거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갓 쪄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왕만두와 통큰왕찐빵이다. 뜨거울 때 호호 불며 먹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왕만두는 고기만두와 김치만두가 있다. 속이 꽉 찬 얇은 피만두와 옥수수 기정빵도 인기다. 손으로 직접 지극 정성을 다해 만들어서인지 하나같이 다 맛있다. 이들 만두와 찐빵은 찬바람 부는 요즘에 먹어야 제격이다.

만두는 중국 음식이다.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전해진 만두에 관한 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력한 설은 제갈량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 그 풍랑을 잠재우기 위해 49개의 사람 머리를 준비해 신에게 바쳐야만 했다. 당시 밀가루로 사람 머리 모양의 만두를 빚어 제사를 지냈다. 이때 만든 것이 최초의 만두라는 설이다.
 
장흥 토요시장에 있는 소박한 만두가게다.
 장흥 토요시장에 있는 소박한 만두가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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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온 아이가 서울로 가게를 옮기라고 조르기도

이 집의 만두는 하얼빈에서 온 아주머니가 빚는다. 만두의 본고장에서 만두 빚는 방법을 배워와서인지 그 솜씨가 여간 아니다.

하얼빈은 중국 헤이룽장 성의 성도로 쑹화 강 남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익숙한 이름의 하얼빈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결코 잊을 수 없는 도시다. 안중근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이었던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곳이 하얼빈역이기 때문이다. 때는 1909년 10월 26일이다.

하얼빈 아주머니가 장흥 토요시장에 만두가게를 연 지 올해로 7년째다. 한국에 와 산 세월은 19년 되었다. 시댁은 전남 강진이며 슬하에 아들이 한 명 있다.
 
갓 쪄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왕만두와 통큰왕찐빵이다. 한 개의 가격은 1,000원이다.
 갓 쪄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왕만두와 통큰왕찐빵이다. 한 개의 가격은 1,000원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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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꽉 찬 얇은 피만두도 이집의 별미다.
 속이 꽉 찬 얇은 피만두도 이집의 별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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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맛있는 만두 맛에 대해 알아봤다. 만두의 비법에 대해 묻자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해 직접 정성껏 빚는 게 비법이라고 말했다. 막걸리로 자연발효를 해 만든 옥수수 기정빵도 먹을 만하다.

"우리 만두는 여기서 직접 다 만들어요. 고기와 팥 등의 식재료는 최고를 쓴답니다."

만두소는 일반 만두가게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부추, 당근, 두부, 양파, 돼지고기, 당면 등의 소가 들어갔다. 통큰왕만두는 한 개만 먹어도 포만감이 들 정도로 큼지막하다. 얇은 피만두는 진짜 속이 알차고 맛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경험한 재미난 사연을 부탁했다. 몇 해 전 서울에서 여행 온 아이가 만두와 찐빵이 너무 맛있다며 서울로 가게를 옮기라고 막무가내 조르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했다.

"만두와 빵을 맛본 아이가 막무가내 서울로 가게를 옮겨 오래요."

사실 가게 이름과 달리 이곳에서 만드는 만두와 찐빵은 아주머니가 직접 빚고 만든다. 체인점 간판을 사용한 연유는 가게에 필요한 도구와 기계를 어찌 살까 고민하던 차에 당시 체인점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만두 만드는 데 필요한 반죽기와 숙성기 등을 구입했다. 이후 간판을 바꾸려고 했지만 돈이 많이 들어가 그냥 두었다고 한다. 만두와 찐빵 맛만 있으면 간판 이름과 상관없이 손님들이 찾아온다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정남진 장흥 토요장터, #장비손만두, #만두와찐빵, #전남 장흥,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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