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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경영경제연구소에 의하면, 2011년 스마트폰 가입자는 1000만을 돌파했다. 이듬해 2012년 3000만을 돌파했고, 올해 8월 5000만을 돌파하며 '1인1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눈을 뜨면 네모난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확인하고 정사각형 사진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에 간밤에 무슨 사진이 올라왔나 확인한다. 스마트폰이 지겨워지면 태블릿PC를 펼쳐 유료플랫폼으로 놓친 드라마, 영화, 예능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네모난 화면 속 잘난 배우들이 부러워질 때쯤 화면을 꺼버리고 연예인들의 짠내 여행기를 본다. 

하루 10만 원 내에서 좋은 호텔, 맛있는 음식, 시야가 트이는 멋진 관광지들을 보면 그들처럼 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그들이 설계한 가성비 좋은 여행 계획을 반영해 휴가를 떠나볼까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채 10분도 가지 않는다.

항공권을 예매하자니 언제가 좋을지 모르겠거니와 누구랑 가야 가장 좋을까부터 생각하다 이내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여행 가려는 마음을 접으니 출출하다.

네모난 빨간 화면 속 하얀 재생 버튼이 있는 어플을 들어간다. 닉네임은 입이 짧지만 전혀 입 짧지 않은 그녀의 먹방을 본다. 어떻게 이 많은 음식들을 이렇게나 맛있게 보기 좋게 먹는지 감탄하며 그녀가 먹는 음식들을 따라 먹고 싶어진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를 주문해 볼까? 하고 배달앱을 켠다. 하지만 최소 주문 금액 15000원. 배달료 2000원. 먹방을 보고 이만 원 가량의 거액을 지출하려니 냉장고 속 남은 재료들로 볶음밥이나 해먹을까 하는 생각에 결제를 관두기로 한다.  

네모난 하루 속에서 주체가 사라졌다는 생각이 단단히 들었다. 남들이 하는 것만 보고 나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러다 정말 은둔형 외톨이라도 될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됐을지도모른다.  

2006년 중학교 1학년, IT에 관심이 많던 수학 선생님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머지 않아 핸드폰으로 컴퓨터도 하고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거야. 그때 가면 사람들이 네모난 화면만 보면서 걸어 다닐 거다. 내 말이 틀린지 아닌지는 두고 봐라. 분명 내 말 대로 될 거다." 

그때 나는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았다. 그저 사람들이 네모난 화면만 보고 다니면 참 웃기는 세상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날 우리의 모습은 그의 예상을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네모난 화면은 스마트폰으로 모자라 태블릿PC, 전자책, 노트북 등의 모습으로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었다.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지 7년. 스마트폰이 없던 그때는 어떻게 살았을까. 까마득한 예전도 아닌데 기억이 안 난다. 스마트폰때문에 머리가 나빠진 것 같기도 하다. 단 1주일이라도 이 놈의 스마트폰을 멀리 해야겠다. 멀리 와도 단단히 멀리 온 생활 속 주체를 찾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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