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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에 이어 12월에도 순천문화재 야행이 열렸다. 시민들은 근대 선교 유적지를 배경으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서 '일행다행(一行多幸)'의 추억을 소복소복 쌓았다.
 
12월 1일부터 2일까지 순천시 매곡동 일대에서 열린 순천문화재 야행에서 시민들이 체험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 문화재 야행 체험 12월 1일부터 2일까지 순천시 매곡동 일대에서 열린 순천문화재 야행에서 시민들이 체험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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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는 지난 2016년부터 문화재청과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순천문화재 야행을 주최, 주관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여름 1회만 열렸으나 올해는 8월과 12월로 2회 진행, 12월 첫날인 1일과 2일 주말 동안 열렸다. 내년에는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4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문화재 야행은 지역 내 문화유산과 주변의 문화 콘텐츠를 엮어 밤길 나들이를 하며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이 기획한 행사이다. 이번 순천시의 야행 주제는 "매산등 겨울이야기"로 프레스톤가옥, 기독교역사박물관 등 지역의 근대 선교 흔적을 간직한 매곡동 일대에서 펼쳐졌다. 여기에 크리스마스와 겨울밤의 먹거리 향수를 접목시켰다.
 
순천문화재 야행에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있다.
▲ 크리스마스 트리 체험을 아는 아이들 순천문화재 야행에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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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순천부읍성 서문안내소를 시작으로 중앙교회, 조지와츠기념관, 매산관, 프레스톤가옥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기독교역사박물관 등 총 6곳을 '배지투어' 했다. 각 건물이 스케치된 원형 종이에 색칠을 하여 6개의 배지를 완성하면, 수료증과 함께 텀블러를 받았다.

서문안내소에서는 순천의 문화재와 관련한 역사퀴즈대회가 즉석에서 모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일 2회 총 4회가 열렸다. 퀴즈마다 "야행"이라 외치고 정답을 말한 이에겐 선물이 주어졌다. 가장 최고가 선물은 60만원 가량의 미러리스 카메라로, 마지막 4회째 주인공은 "문화재 문턱은 낮게, 프로그램 품격은 높게, 국민 행복은 크게"라는 문화재청의 슬로건을 맞추었다.
 
2일 열린 순천문화재 야행의 역사퀴즈에서 문화재청 슬로건을 맞춘 한 여성이 가장 최고가 경품인 미러리스 카메라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 순천문화재 야행의 역사퀴즈 2일 열린 순천문화재 야행의 역사퀴즈에서 문화재청 슬로건을 맞춘 한 여성이 가장 최고가 경품인 미러리스 카메라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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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난이도가 높아 역사학 전공을 한 주부, 현직 역사교사 등 전공자들이 강세를 보였으나, 오픈 테스트여서 스마트폰 검색으로 정답을 말하기도 했다. 구글 이미지 검색까지 활용하는 시민도 있었다. 그런데 중앙교회로 가는 샛길에 설치된 '사진으로 보는 문화재' 안내판을 모두 정독한 이에게 유리한 퀴즈였다.

서문안내소에서 공터로 가는 길은 10개의 체험활동 부스로 채워졌다. 호패제작, 팬시우드, 각종 크리스마스 용품 만들기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참여가 많았다. 특히 초코쿠키는 개인당 2개의 반죽을 손으로 납작하게 눌러 틀로 찍으면, 도우미가 슈거파우더 장식을 해서 미니 오븐에 구워주어 미취학 아동들에게 매우 인기였다.
   
서문안내소에서 중앙교회로 가는 샛길에 설치된 사진으로 보는 순천문화재 사진전으로 지역의 문화재의 사진에 자세하게 설명까지 되어있다. 여기에 나온 내용이 역사퀴즈에 나왔다.
▲ 사진으로 보는 순천문화재 사진전 서문안내소에서 중앙교회로 가는 샛길에 설치된 사진으로 보는 순천문화재 사진전으로 지역의 문화재의 사진에 자세하게 설명까지 되어있다. 여기에 나온 내용이 역사퀴즈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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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고구마를 먹다가 인터뷰를 하게 된, 56세 남아무개씨는 지나가다 행사를 하여 들렸다. 동지팥죽, 군밤과 고구마 체험을 했는데, 특히 80년대 가요 틀고 교복 입고 노는 학생들이 옛 추억을 되살려 "너무 좋았다"고 대답했다. "직접 참여하고 먹거리를 통해 실질적인 체험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공연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밝혔다. 

조례동에서 온 39살 윤아무개씨는 동생과 아이 네 명을 데리고 왔다. 조례동 육교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이틀 연속 방문하여 체험활동을 거의 했다. 예전에도 야행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작년에 비해 "여름에 체험을 하는 것이 많아져서 좋았다. 겨울 것은 거리가 짧아 다니기도 편하고, 체험이 한 곳에 모여 있어서 좋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하루 두 번 역사퀴즈가 재밌었다"며, 집에서 하기힘든 군밤 체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순천부읍성 지도가 그려진 공터에서 열린 군밤과 군고구마 체험장에서 7080 교복을 입은 청춘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흥을 북돋우고 있다.
▲ 7080 댄스 순천부읍성 지도가 그려진 공터에서 열린 군밤과 군고구마 체험장에서 7080 교복을 입은 청춘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흥을 북돋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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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부터 밤까지 바닥에 순천부읍성 지도가 그려진 공터에서 대형화로에 직접 송광산 알밤을 굽거나, 행사도우미가 군고구마를 구워주는 이색체험이 있었다. 동지팥죽과 깍두기는 입소문이 나 2일에는 4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로 일찍 마감되었다. 원도심 특성상 어르신 거주자들이 많아 인기가 높았다. 

군밤을 굽던 23살 대학생 서아무개씨는 연향3지구에 거주한다. "여름 야행 때 봉사체험을 한 적이 있어서" 행사를 알아, 친구인 오천지구의 전 씨와 금당지구의 임 씨를 불러 함께 왔다. 방금 와서 군고구마와 배지만 알고 있다 하여 행사 정보를 알려줬다. 여름 때와 비교해서 어떤가 물으니, "(여름엔) 봉사만 해서 참여를 못해 둘러보지 못해서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순천문화재 야행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대형화로에서 군밤을 굽는 체험에 부자가 참여하고 있다.
 순천문화재 야행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대형화로에서 군밤을 굽는 체험에 부자가 참여하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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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에서 기획사를 운영하는, 58세 황아무개씨는 이틀에 걸쳐 가족 총 다섯 명과 구경을 왔다. 황 씨 부부는 무대가 서문안내소에 있어 썰렁하다며, 군밤체험 공터를 가리키며 "사람들이 있는 곳에 무대가 있어야 한다. 7080 세대가 누릴 버스킹 같은 공연도 보며 군밤도 구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꼬마들 위주로 가족끼리 하는 것도 좋지만 '성인문화'가 부족하다며 개선하길 원했다. "행사 취지는 참 좋다"며, "군밤과 고구마 체험 사진을 찍었다. 광양에서 해보고 싶다"라고 의사를 밝혔다.
   
군고구마 도우미인 순천대 2학년 21살 이아무개씨에게 행사의 분위기에 대해 묻자 "반응이 긍정적이다. 잘 꾸며 놨다. 계속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공연 같은 경우는 앞에서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 많다. 이건 직접 체험하고 얻어가는 것도 있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향동에 거주하는 70세 김아무개씨는 "동네사람이라 야행 1회 때부터 안다"라고 했다. 이에 예전과 비교해서 어떤가 물으니 "안 가봐서 차이점을 모른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체험을 아직 안 했다고 하여 매산등 행사 정보를 알려주니 "그란해도 갈라 합니다. 말 그대로 달빛야행이니 지금 가야지"라며, 매산여고 전직 교장이라고 밝혔다.
 
순천문화재 야행이 열린 매산등에 조성된 눈사람거리로, 근대 선교 유적지가 있는 매산등에  크리스마스를 접목시켜 장식을 해서 카메라존으로 인기를 끌었다.
▲ 매산등 눈사람거리 순천문화재 야행이 열린 매산등에 조성된 눈사람거리로, 근대 선교 유적지가 있는 매산등에 크리스마스를 접목시켜 장식을 해서 카메라존으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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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교회에서 기독교역사박물관으로 향하는 매산등 거리는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조명에 눈사람, 눈꽃나무, 순록썰매, 보름달과 토끼 등으로 장식을 했다. 특히 눈사람거리는 인공눈까지 준비하여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았다. 혼자 온 중년 남성이 눈사람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한편, 야외에서 행사가 진행되어 곳곳에 대형 야외난로가 설치되었다. 매산등 정자에서는 따뜻한 수제 유자차와 식혜를 먹을 수 있었다. 뮤직박스, 클래식 여행, 산타와 성악, 오순도순 겨울음악회가 조지와츠기념관과 서문안내소에서 매일 시간을 정해 두고 2회 열렸다.

태그:#순천문화재 야행, #달빛야행, #순천관광, #매곡동 근대 선교 유적지, #이색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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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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