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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전태일문학상과 제13회 전태일 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과 심사위원
▲ 제26회 전태일문학상과 제13회 전태일 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과 심사위원 제26회 전태일문학상과 제13회 전태일 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과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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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5층 '여적향'에서 제26회 전태일문학상과 제13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그동안의 심사 과정과 시상식 모습을 전합니다. 
  
'우분투'라는 아프리카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여기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으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사용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말입니다.

어느 날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를 연구 하던 중 한 부족의 아이들에게 게임 하나를 제안 했습니다. 근처 나무 아래에 맛있는 과일이 가득 든 바구니를 놓고 먼저 도착한 사람에게 모두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각자 뛰어가지 않고 모두 손을 잡고 가서 그것을 함께 먹었습니다.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상패와 제 13회 청소년 문학상 상장
▲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상패와 제 13회 청소년 문학상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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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행동이 궁금해진 인류학자가 물었습니다. "먼저 가는 사람이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왜 함께 갔지?" 그러자 아이들은 큰 소리로 "우분투"라고 합창하듯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째서 한 명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우! 분! 투!" 당신이 여기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 이역만리 떨어진 아프리카 부족 아이들의 작은 일화에서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시대의 약자와 아픔에 공명하며 연대의 삶을 실천했던 '전태일정신'을 떠올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태일재단과 전태일문학상운영위는 놓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와 삶의 연대의 기록을 우물가에서 우물을 기르듯이 넉넉한 기쁨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부문별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작품들은 시대의 약자와 아픔에 공감하는 '전태일 정신'을 이어 나가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습니다.

시부문 당선작 <방아쇠수지증훈군>

제26회 전태일문학상엔 시 173명 750편, 소설 87명 106편, 생활.기록문 83명 104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시부문은 김성규.허은실 시인이 예심을, 그리고 김해자.맹문재 시인이 본심을 맡아주셨습니다.
 
시부문 수상자 '방아쇠수지증후근' 강성남 시인
▲ 제26회 전태일 문학상 시부문 수상자 "방아쇠수지증후근" 강성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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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문 당선작인 <방아쇠수지증후군>은 평면적인 구성과 산문체의 문장이 언뜻언뜻 보여 긴장감이 부족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체험을 구체적으로 담아 작품에 힘이 있었습니다. 비유와 상상력의 사용으로 작품의 건조함을 극복했고, 세계를 끌어안는 인식으로 휴머니즘의 가치를 심화시켰습니다.
 
소설부문 당선자 '권행백'님
▲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시상식 소설부문 당선자 "권행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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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부문 당선작 <악어>

소설부문은 하명희.원종국 작가가 예심을, 그리고 김별아.김종광 작가가 본심을 맡아주셨습니다. 당선작인 <악어>는 세련되며 작품성도 높았습니다. 파푸아뉴기니의 미지의 부족 마을을 배경으로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이 촘촘히 전개됩니다. 단순하게는 한국인이 순진한 부족을 꼬드기고 이간질 시켜 악어가죽을 수탈한다는 스토리로 보이지만, 문명의 발전, 자본의 침투, 권력의 발생, 노동자의 출현, 권력계급과 노동계급의 대결 등을 핍진하게 그려냈습니다.

한편 당선은 아니지만 장편에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A4지로 736쪽 분량이 넘는 작품을 응모한 분도 계셨습니다.
 
'유성기업이야기'로 생활.기록문 상을 받는 최경아님
▲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시상식 "유성기업이야기"로 생활.기록문 상을 받는 최경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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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문 당선작 <유성기업이야기>

생활.기록문 부문에선 신정임.최규화 르뽀 작가가 예심을, 그리고 박일환.임성용 시인이 본심을 맡아주셨습니다. 당선작인 <유성기업이야기>는 단순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넘어, 이제는 원·하청 관계, 노조파괴 등의 고통스럽고 아픈 노동문제들을 함축한 곳의 이야기를 작가의 시선에 따라 기록한 르포르타주입니다. 그날 이후 7년째 현재 진행형인 투쟁 현장을 조명하며, 그 현실 속의 사람들을 충실하게 다루었습니다.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

제13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엔 시 131명 453편, 산문 128명 133편, 독후감 36명 36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시는 김현.신철규.박소란 시인이 맡아주셨고 산문은 김대현 문학평론가.신혜진. 조해진 작가님이 맡아주셨습니다. 독후감은 신지영 아동청소년문학작가와 유현아 시인이 맡아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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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상 시부문은 노동하는 사람들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자신의 귀로 듣고,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 시작한 작품들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산문의 경우 시험이나 왕따, 부모님이나 친구와의 갈등 같은 청소년 세계에서 확장하여 외국인 노동자라든지 다문화가정, 비정규직의 현실 등 사회전반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좋은 독후감이란 뭘까요? 책을 읽은 후에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다루며, 또한 그 과정이 자신의 언어로 육화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그 책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 <전태일 평전>이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입니다. 독후감 부문 수상작들은 이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습니다.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시상식을 축하하기 위해 오신 분들과 심사위원및 관계자들
▲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시상식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시상식을 축하하기 위해 오신 분들과 심사위원및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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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제26회 전태일문학상 예심과 본심을 맡아주신 심사위원, 함께 주최하는 경향신문사, 매년 수상집을 출간해주시는 사회평론사, 그리고 후원해주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한국작가회의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청소년문학상에 도서를 후원해주시는 출판사 걷는사람과 창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아쉽게도 이번에 당선이 되지 못한 응모자와 작품들 또한 "오늘의 현실을 읽어내고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꿈과 의지를 심어주는 힘찬" 열매로 발전하여 마침내는 그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을 세상에 마음껏 내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수상자분들의 앞날을 기쁘게 기대합니다.

[제13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당선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전수현 '언니의 감정'

전태일재단 이사장상
-시 부문 : 이예니 '벽'외 2편
-독후감 부문 : 윤상인 '18세의 그들'

경향신문 사장상
-시 부문 : 이준 '대한통운'외 2편
-산문 부문 : 신슬기 '밤의 활주로'
-독후감 부문 : 윤정아 '바보들이 만든 사회'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상
-시 부문 : 한고은 '허들링'외 3편
-산문 부문 : 조소연 '휘파람'
-독후감 부문 : 신승희 '당신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사회평론사 사장상
-시 부문 : 고수정(고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언니의 반달'외 2편
-산문 부문 : 강예은(대성여자고등학교 3학년)'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가요'
-독후감 부문 : 신소민(인천 진산중학교 1학년) '살아있는 횃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인철 시민기자의 <네이버블로그와 페이스북>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또한 기사중 일부는 제26회 전태일문학상/제13회 전태일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집인 '방아쇠수지증후군외'의 머리말[필자 대표 집필]에도 실렸음을 알립니다.


태그:#전태일, #전태일문학상, #전태일청소년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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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입니다. 진보적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회원이며 제14회 전태일 문학상(소설)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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