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무브'(예술감독 윤성은)의 <두 겹 사이>를 선보인 무용수 윤보라, 김단해 단원

‘더 무브'(예술감독 윤성은)의 <두 겹 사이>를 선보인 무용수 윤보라, 김단해 단원 ⓒ 문성식

 
커뮤니티댄스 '빨간우산'으로 알려진 무용그룹 '더 무브'(예술감독 윤성은)가 <두 겹 사이>란 공연을 Duo Dance Festival에 참가하는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성균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2013년 창단된 '더 무브'는 관객참여형 커뮤니티 댄스 공연과 교육작업을 하며, 누구나 춤추고 몸을 움직이고자 하는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공연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작년과 올해 한강몽땅여름축제에서 선보인 <빨간우산>(2017-)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그 영향으로 2019년 9월 한영문화축제(EBCE)의 Totally Thames Cultural 영국 템즈강축제 개막공연으로 초청되어, 현지 시민들과 함께하는 춤의 향연이 기대된다.

또한 올해 SIDance 서울세계무용축제에는 난민특집 Refugee Focus 부문의 국내 초청작으로 <부유하는 이들의 시>(2018)를 공연하면서, 국내거주 난민들을 섭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춤으로 풀어내는 커뮤니티 댄스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1인무나 단체무와는 다르게 2인무는 무용수 2인의 관계성과 조형성이 더욱 긴밀하게 두드러진다. 더 무브 단원 윤보라와 김단해가 선보인 <두 겹 사이>는 관계에 대한 고민과 탐색, 그리고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었다.

4도 관계 상행음의 느린 음악이 분위기를 조성하며 영상이 시작된다. 철창문의 그림자 속, 너와 나는 서로를 밀고 당긴다. 영상 속에서 빨간 원통형 철제 속에 갇힌 나, 영상은 페이드 아웃되고 오른쪽 하이라이트 조명에 영상 속 모습이 무대 위 현실 속에 살아난다.

 
 '두 겹사이'는 인간의 경계, 역할의 고정관념에 대한 질문을 오브제와 몸짓을 통해 표현했다.

'두 겹사이'는 인간의 경계, 역할의 고정관념에 대한 질문을 오브제와 몸짓을 통해 표현했다. ⓒ 문성식

 

저음비트가 더해진 음악은 동력을 제공한다. 반대편 자아는 은색 정육면체 조형물과 함께이다. 몸의 이리저리로 천천히 움직이고 앉기도 그것을 지구본 돌리듯이 돌리기도 한다. 옆에서는 검정옷의 자아가 원통형 철에 몸으로 음악흐름에 맞춰 탐색하고 있다.

느린 호흡이지만 긴밀한 박동성을 가진 음악은, 한 겹씩 순차적으로 더해지고 저음비트가 분할되면서 관계의 회복과 탐색의 속도를 표현하고 있었다.

영원히 각자의 영역에서, 영원히 맴돌이 탐색만을 이어갈 것 같던 이들이 어느새 무대중앙에서 만난다. 각자의 틀을 탐색하고 조정하다가 틀은 어느새 겹쳐진 채 모두 검정자아에게 가 있고, 흰색의 자아가 이를 조정하기도 하고 탈피하기도 하다가 겹쳐진 틀을 함께 움켜다가 놓친다.

마침내 겹쳐진 틀을 벗어난 두 자아의 움직임. 하지만 이내 서로의 철제틀을 잠시 바꿔든다. 이들 둘의 운명은 바뀌는 것일까? 원통형 철제와 네모 철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의 머리는 둘 다 왜 똑같이 단발머리일까. 더 무브는 사회 속 인간의 경계, 역할의 고정관념의 탈피를 오브제와 몸짓을 통해 철학적 질문으로 던져주고 있었다.

한편, 올해로 8회째인 Duo Dance Festival(국제2인무페스티벌, 예술감독 이철진)은 관객과 더욱 가깝게 젊은 춤꾼들의 다양한 춤의 향연을 선보이고자 시작되었다. 기존 중대극장에서의 1회성 3~4일 공연이던 것과 달리, 소극장에서 매주 5개팀이 5일씩, 한달간 총 20개팀이 현대무용, 진도북춤, 태평무, 발레, 일본팀, 스페인팀까지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11월 7일부터 12월 2일까지. 페이스북 @Duo Dance Festival.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플레이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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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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