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 선수' 어나이(IBK기업은행)와 알리오나(GS칼텍스·오른쪽)

'새 외국인 선수' 어나이(IBK기업은행)와 알리오나(GS칼텍스·오른쪽) ⓒ 박진철

 
V리그 개막을 한 달 앞둔 여자 프로배구 팀들이 연습경기 등을 통해 전력 점검과 경기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와 부상 선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팀 성적을 좌우하는 외국인 선수의 기량, 부상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제외된 핵심 선수들의 몸 상태는 배구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여자배구는 남자배구와 달리 지난 8월에 열린 KOVO컵 대회에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다.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는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시 IBK기업은행 체육관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두 팀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가 바뀐 데다 부상으로 국가대표에서 제외된 선수가 많아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경기는 4세트까지 진행됐고, 외국인 선수와 부상 복귀 선수들이 모두 경기에 투입됐다. IBK기업은행은 레프트에 어나이(23세·188cm·미국), 백목화, 라이트 김희진, 센터 변지수, 최윤이, 세터 염혜선, 리베로 한지현이 선발로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일부 선수만 잠깐씩 교체했을 뿐, 선발 멤버가 4세트까지 풀로 경기를 뛰었다. 세계선수권 대표팀에 차출된 김수지, 이나연과 AVC컵 대표팀에서 맹활약 중인 고예림은 출전하지 않았다.

GS칼텍스는 레프트 강소휘, 표승주, 라이트 알리오나(28세·187cm·몰도바), 센터 김유리, 문명화, 세터 이고은, 리베로 한다혜가 선발 출전했다. 3~4세트에는 강소휘 또는 표승주 대신 박민지가 교체 투입됐다. 센터도 김유리 대신 이영이 들어갔다. KOVO컵 라이징스타상을 수상한 박민지는 이날도 좋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GS칼텍스도 세계선수권 대표팀에 차출된 이소영, 나현정과 AVC컵에서 활약 중인 안혜진이 이날 경기에 빠졌다.

어나이, 공격과 수비 '호평'... 알리오나, 호흡·파워 '보강 필요'

경기 후 양 팀 외국인 선수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IBK기업은행의 어나이는 공격 파워가 강하고 결정력이 좋았다. 서브 리시브와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미국 대학팀에서 뛸 때보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도 어나이의 활약에 대해 흡족한 표정이었다. 이 감독은 "어나이가 8월 초 팀에 합류했을 때는 몸 상태나 팀 적응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나도 막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감독은 "어나이가 우리 팀 훈련 방식과 문화에 잘 적응했다"며 "지금 활약도 좋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어나이가 지난해 외국인 선수인 메디보다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리시브와 블로킹에서 더 강점이 있고, 공격력도 앞으로 나아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다만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로서 팀 공격을 이끌어가고 상대 팀을 압도하는 면모는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GS칼텍스의 알리오나는 공격할 때 스피드가 있고 기술을 갖춘 선수였다. 다만 세터와 호흡, 파워와 결정력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그 점을 인정했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V리그 중계 방송사의 한 해설위원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정철 감독이 어나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엄살 같다"며 "공격력과 수비에서 생각보다 괜찮아 보인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갈수록 더 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GS칼텍스의 알리오나도 재능이 있는 선수"라며 "다만 팀원들과 호흡이나 파워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촌평했다.

김희진, 공격력 회복... 강소휘·문명화도 정상화 과정
 
 김희진(IBK기업은행)-강소휘(GS칼텍스) 선수

김희진(IBK기업은행)-강소휘(GS칼텍스) 선수 ⓒ 박진철

 
한편, 부상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제외됐던 IBK기업은행의 김희진, GS칼텍스의 강소휘와 문명화도 이날 연습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이들은 부상 부위가 호전됐다. 현재 재활과 관리를 병행하면서 연습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V리그 개막에 맞춰 몸 상태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단계이다.

김희진은 지난 5월 네이션스 리그 때보다 공격 파워가 향상됐고, 몸놀림도 가벼워졌다. 체중도 더 줄었다. 강소휘는 네이션스 리그와 아시안게임에서 무릎과 발등 부분이 좋지 않아 훈련을 100% 소화하지 못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보호 차원에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수술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문명화도 정강이 피로골절로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연습경기는 IBK기업은행이 1~3세트까지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고, GS칼텍스는 4세트에서 32-30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저력을 발휘했다. 두 팀 모두 대표팀에서 돌아올 주축 선수들을 감안했을 때, 올 시즌 V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이상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연습경기는 V리그에 초첨을 맞춰 전력을 다듬어 가는 과정일 뿐이다. 실제 V리그에 들어가면 연습경기와 다른 흐름을 보인 경우도 적지 않다.

선수 관리와 약점 보강을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에 따라 V리그 성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 시즌은 가장 중요한 여자배구 세계선수권 대회(9.29~10.20, 일본)로 인해 여자배구 V리그가 남자부보다 9일 늦은 10월 22일에 개막한다.

지난해와 달리 신인 선수의 합류가 늦어지는 것도 감독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19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신인 선수들은 모두 전국체전(10.12~18)이 끝난 뒤에 프로 팀에 합류한다. 지난해에는 드래프트 실시한 날 바로 프로 팀에 합류했다.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선수만 대회를 며칠 앞두고 소속 고교 팀으로 보내줬다. 개막까지 남은 한 달이 여자배구 구단들에게는 너무 짧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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