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타격부진으로 속앓이를 하던 KIA 타이거즈 나지완이 시즌 막판에도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KIA는 리그 2위 SK를 상대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연장 접전을 펼쳤다. 2위 수성을 노리는 SK와 막판 5강행 티켓을 거머쥐어야 하는 KIA 모두 양보할 수 없는 경기였기에 양 팀은 이날 승리를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다.

전쟁을 방불케하는 접전을 끝낸 것은 바로 KIA 나지완의 방망이었다. 10회말 나지완은 마무리 신재웅에 이어 등판한 SK 박희수를 상대로 1사 만루 상황에서 우중간을 꿰뚫는 큼지막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16일 생애 첫 5안타를 터뜨린 KIA 나지완

16일 생애 첫 5안타를 터뜨린 KIA 나지완 ⓒ KIA 타이거즈

 
끝내기 안타뿐만 아니라 나지완은 이날 경기에서 단 한번도 방망이를 쉬지 않았다. 5타수 5안타 1볼넷 2홈런 5타점으로 타석에 등장한 6타석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생애 첫 5안타 몰아치기로 이날 경기전까지 0.881이었던 나지완의 OPS는 0.925로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하루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선발 지명타자로 출장한 18일 경기에는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다. 다행히 팀 타선이 2개의 만루홈런 포함 장단 16안타로 18득점하며 4연승을 거뒀지만 다시 침묵한 나지완의 방망이는 실망스러웠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KIA는 올시즌 2연패를 노리며 야심차게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타선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여파일까?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지난해만 못한 성적을 보이며 리그 최강이던 타선의 위력이 반감되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 타율 0.301 27홈런 94타점 OPS 0.939를 기록한 나지완의 경우 시즌 중반 타율이 2할 3푼대까지 추락하는 등 극심한 기복을 보이며 KIA 타선 약화의 주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수년간 4할대 전후의 출루율과 5할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한 나지완은 비율기록이 좋은 전형적인 'OPS형' 타자다. 때문에 비율기록에 비해 조금 못미치는 누적기록을 가지고 있어 저평가가 될 지언정 팀에서는 항상 꾸준한 공헌도를 인정받아 2016시즌 이후 4년 40억 FA 계약을 체결했다.
 
 KIA 나지완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IA 나지완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부상의 여파로 부진했던 2015시즌을 제외하면 나지완은 항상 20개 전후의 홈런과 OPS 0.9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였다. 특히 2016시즌에는 1.022의 OPS를 기록하며 이 부분 전체 5위에 올랐다. 당시 나지완보다 좋은 OPS를 기록한 타자는 테임즈-최형우-김태균 등을 포함 넷 뿐이었다. 이들에 비하면 나지완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올시즌은 나지완에 대한 저평가가 합당하게 여겨질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나지완은 5월부터 8월까지 단 한번도 월간 타율이 0.250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팀이 한창 승수를 추가해야 할 시기에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 추락의 원인이 되고 만 것이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인 KIA는 22경기를 남긴 현재 6위로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다음 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가장 최근 사례도 KIA다.(2010시즌 2009년 챔피언 KIA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자칫하면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두 번 연속으로 만들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지완과 KIA가 포기를 하기엔 아직 한참 이르다. KIA는 최근 상승세를 타며 4연승을 기록, 5위 LG를 1경기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나지완의 뒤늦은 버닝이 마냥 늦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나지완과 KIA팬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공통적인 기억이 남아 있다. 바로 2009시즌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의 기억이다. KIA는 당시 97년 해태 시절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이후 10년 넘게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당시 신인급이었던 나지완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 짓는 끝내기 홈런은 KIA 구단과 KIA 팬들에게 그만큼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나지완 역시 그 홈런으로 단숨에 KIA의 중심으로 발돋움했고 KIA 프랜차이즈맨이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꾸준한 활약이 절실한 KIA 나지완

꾸준한 활약이 절실한 KIA 나지완 ⓒ KIA 타이거즈

 
2016시즌 이후 첫 FA 자격을 얻었을 당시 나지완은 타 팀의 오퍼를 일절 고려하지 않고 KIA에 잔류하는 것을 택했다. 그만큼 KIA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나지완이기에 디펜딩 챔피언인 KIA가 포스트시즌에 탈락하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 것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10경기에서 타율 0.364 2홈런을 기록 중인 나지완이 막판 스퍼트를 통해 KIA를 가을잔치로 이끌 수 있을까? 극과 극을 오가는 타격 기복을 보인 나지완이 자신에 대한 혹평을 이겨내고 9년 전 처럼 가을의 기적을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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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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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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