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LG 트윈스전 14연승을 이어갔다. 20일 잠실 경기에서 두산이 LG에 9-3 완승을 거뒀다. 두산은 올 시즌 LG 상대 12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두산 선발로 나선 영건 이영하다. LG 외국인 에이스 소사와 맞대결을 펼친 이영하는 5이닝 6피안타 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타점 높은 곳에서 내리 꽂는 예리한 슬라이더가 일품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승리 투수 요건이 걸린 5회말이었다. 두산이 6-3으로 앞선 가운데 맞이한 5회말 선두 타자 이형종을 상대로 3:0의 불리한 카운트로 출발했다. 하지만 4구는 몸쪽, 5구는 바깥쪽 구석을 찌르는 속구 스트라이크로 풀 카운트로 끌고 갔다. 결국 8구 끝에 좌익수 플라이 처리했다. 

2사 후에는 박용택에 우측 2루타를 허용해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채은성을 삼진 처리해 이닝을 종료시켰다. 역시 3:0의 불리한 카운트로 출발했지만 4구 낮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6구 끝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형종과 채은성 상대 모두 3:0의 불리한 상황에서 4구에 스트라이크를 가운데 밀어 넣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제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담대함이 돋보였다. 

이날 승리로 이영하는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선발승을 쓸어 담는 쾌조를 과시했다. 아시안게임 직전이었던 8월 16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 5.1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 승리 이래 20일 경기까지 전승 행진이다. 특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2.60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 두산 이영하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4연승을 몰아친 이영하는 시즌 9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54)으로 1군 데뷔 2년 만에 처음으로 10승 고지를 넘보게 되었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으나 그해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매진했음을 감안하면 예상 외로 빠른 1군 적응이다.

KBO리그의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젊은 대형 선발 투수가 좀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단비와 같은 존재가 바로 이영하다. 192cm 91kg의 당당한 체구를 십분 활용한다면 리그를 주름잡는 대형 에이스로 도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시즌 초반 이영하는 불펜 요원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선발 요원 장원준(3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9.90)과 유희관(9승 8패 평균자책점 6.62)이 부진한 틈을 타 이영하가 7월말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린드블럼, 후랭코프, 이용찬의 선발진을 뒷받침하는 이영하의 활약이 없었다면 두산의 1위 독주는 위협받았을 수도 있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직행이 유력한 가운데 이영하가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NC 다이노스 상대의 플레이오프 1경기에 구원 등판해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경험은 아직 없다.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질 경우 큰 경기에서 이영하가 어떤 투구 내용을 선보일지 궁금하다. 설령 선발 등판 기회가 돌아가지 않더라도 그가 가을 야구에서 중용될 것은 확실시된다. 

20일 현재 두산은 1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2위 SK 와이번스에 12경기차로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이영하가 부담 없이 10승에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이영하가 정규시즌 첫 10승 달성을 통해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 에이스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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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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