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광주새벽시장은 늘 활기가 넘칩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납니다.
싼 거래가 이뤄지는 곳에는 사람이 몰리는 법. 시장 한 모퉁이에서 트럭에 배추를 가득 싣고 손님을 부르고 있습니다.
배추장사 아저씨는 차 위에서 칼로 배추 손질을 하고, 아들로 보이는 젊은 청년은 아버지를 도와 장사를 합니다.
배추 여섯 개를 비닐봉지에 넣어 1만8000원에 팝니다.
"무주 고랭지배추 속이 꽉꽉 차불고 싱싱해붕께로. 지금 배추 담가놓으면 추석 명절이 든든해불 거요!"
많은 사람들이 배추를 사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잽싸게 손질을 해도 기다리는 사람들을 감당하기가 힘듭니다.
"난 손질 안해줘도 좋은께로 내가 골라불면 안 될까?"
"아따 아줌씨 성질도 급허요. 그래 불면 이 양반들 다 달라들어 정신 사나워 장사 못해불지라요. 쪼매 기다리소."
아저씨 손놀림이 더 빨라집니다.
"근디 배추 사가는 것도 좋은데 한눈은 팔지 마소. 쓰리꾼이 있드랑께."
"요즘 세상에 뭔 쓰리꾼이여!"
"내참, 쓰리꾼도 대목을 안당께 그러시네. 지금이 나도 대목이고 쓰리꾼도 대목 아녀?"
쓰리꾼도 대목을 안다는 소리에 사람들 모두 웃음보가 터집니다. 아마 재미있으라고 하는 소리 같습니다.
활기찬 새벽시장도 어느새 파장. 배추장사 아저씨도 물건을 다 팔고 쉴 틈 없이 배추 손질하느라 아픈 어깨를 돌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