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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강원제주

포토뉴스

본 기사의 사진은 모두 네거티브 필름을 이용해 촬영 후 직접 스캔하였으며 사이즈 조정 등 기본적인 보정만 했음을 밝힙니다. 사진마다 필름의 규격과 종류를 괄호 내에 표기하였습니다. - 기자 말

여름과 겨울이 오면 일주일이 넘는 긴 여행 계획을 세운다. 한두 밤을 제외하고는 거의 야영으로 숙박을 해결한다. 여름에는 습기, 더위와 싸워야 하고 겨울에는 추위, 불편함과 겨루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여행을 계획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선자령에서 (35mm/AgfaCT100)지정 공원이 아닌 곳은 텐트 야영이 가능하다. 단 불을 사용하는 취사는 절대 금지. ⓒ 안사을

첫째는 고생과 몰입의 묘한 함수관계로 인한 망각 효과이다. 펜션이나 호텔이 아닌, 텐트에서 잠을 청하려면 할 일이 많다. 짐을 풀고 집을 짓고, 식사까지 해결하려면 불도 피워야 한다. 정리할 때는 모든 것을 역순으로 다시 실행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이 과정에 구슬땀을 흘리다 보면 일상에서 겪었던 다양한 스트레스들은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있다. 힘듦으로 힘듦을 이기는 것. 겪어보지 않으면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없다.
 
장작패기 (35mm/Portra400)망치와 함께라면 작은 도끼로도 손쉽게 장작을 쪼갤 수 있다. ⓒ 안사을

둘째는 풍경이다. 도시여행을 즐기는 것만 아니라면, 보통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저녁과 이른 아침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 사이 까만 밤하늘 또한 낭만적이다. 야영을 하면 보통의 건물 숙소보다 그와 같은 풍경에 더욱 가까이 있을 수 있다. 텐트 문을 열면 곧바로 아름다운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텐트 위 밤하늘 (6*12중형/Ektar100)바로 이런 풍경 때문에 오지에서 잠을 청하는 것. ⓒ 안사을

셋째는 자연과 공생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다. 잘못했다가는 오히려 자연을 망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시내의 좋은 모텔에서 발 뻗고 편히 자는 것이 훨씬 낫다. 자연과 공생하면서 야영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불편함이 뒤따른다.

하지만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난 뒤에는 값진 보상이 있다. 자연에게 착한 일을 했다는 뿌듯함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계속되면 친환경적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그 어떤 존재보다도 나의 삶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장 커다란 친구가 생긴다. 그 친구는 바로 땅이고 물이고 하늘이다. 
 
작은 계곡 (6*7중형/Pro400H)유래없는 여름 가뭄에도 이곳에서는 적은 양이라도 끊임없이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안사을

본 기사에서는 '육백마지기들'에서 1일, '하늘내린터농원'에서 4일을 보내며 몸소 배운, 자연과 동화되는 '불편한 비법'을 다룰 것이다. 또한 인제 아침가리계곡 트래킹을 하며 본 일부 관광객들의 모습에 대해 약간의 비판적인 시각을 더할 것이다.

"자연을 배워요" 인제 하늘내린터농원
 
농장 내 가장 넓은 광장 (6*7중형/Pro400H)하늘내린터농원에서 가장 넓은 광장이자 수확체험장, 그리고 강론장이기도 한 곳. 멀리 보이는 능선은 설악산이다. ⓒ 안사을

김황년 원장이 운영하는 이곳은 귀농 및 귀촌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어주고 숲 해설, 농촌 수확 체험 등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여느 테마파크처럼 수익사업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이곳은 자연과 동화되기를 즐기는 이에게는 둘도 없는 쉼터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상당한 불편함을 선사한다. 

여기서는 일체의 화학적 약품 사용이 금지된다. 머리를 감을 수 있으나 샴푸를 쓸 수 없고, 세수를 할 수 있으나 비누를 쓸 수 없다. 양치를 할 수 있으나 치약을 쓸 수 없고, 설거지를 할 수 있으나 세제를 쓸 수 없다. 친환경 세제는 가능하다. 야영 자릿세는 따로 받지 않으며 입장료와 농작물 수확 체험 비용만 소소하게 책정해 놓았다.
 
숲 속 야영 (6*7중형/Pro400H)해발 600미터 가까이 있는 곳이라 한여름에도 제법 시원한 곳. 올 여름엔 여지없이 이곳에도 폭염과 가뭄이 닥쳤지만 밤에는 20도 밑으로 떨어진다. ⓒ 안사을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이곳을 해마다 찾는 이유는 그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자연과 얼굴을 맞댄 야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 신호가 잡히지 않을 만큼의 오지임에도 사유지로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차량 진입이 가능하고 숲 속에서 불을 피우는 화식이 가능하다.

일반 야영장에 비해 보다 더 야생적인 자연을 체험할 수 있으면서도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취사와 야영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병행되어야 하는 농작물 수확체험은 저녁 숯불고기 상차림에 매우 훌륭한 자연식 반찬을 놓을 수 있도록 해준다.
 
자연식 밥상 (6*7중형/Pro400H)저녁이 되기 전 농원 내 밭에서 따 온 채소로 밥상을 꾸렸다. 고추에서 단 맛이 났다. ⓒ 안사을
고기 굽기 (6*7중형/Pro400H)두 달 전 야영 때 남은 숯을 고이 모셔 두었다가 이 날 사용했다. 타지 않게 굽는 기술이 나날이 늘어간다. ⓒ 안사을

식사를 마치면 가장 중요한 뒤처리가 남는다.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 할 때 세면과 샤워를 해야 할 때가 온다. 이곳에서 몸에 익은 불편한 비법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식기에 음식 찌꺼기가 최대한 적게 남도록 깨끗이 먹는다. 이는 설거지의 기본이자 필수이다.
2. 초벌로 식기를 닦아준다. 휴지를 사용해도 좋지만 빨아 쓰는 키친타올을 추천한다. 많이 구비해 놓고, 식기를 닦아낸 후 건더기는 짬통에 털고 물로만 빨아서 다음 날 다시 쓸 수 있다.
3. 미생물을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세제를 이용할 수 있다. 나는 그마저도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씻는다. 초벌로 깨끗하게 닦아놓으면 물로만 닦아도 충분하다.
4. 가장 높은 난이도는 역시 불판과 화로대. 거친 수세미와 연마제가 있으면 세제가 필요 없다. 베이킹소다와 천일염을 섞어서 연마제로 사용하면 좋다.

 
개수대 (35mm/Portra400)샘물이 호스를 통해 나오는 개수대. ⓒ 안사을

기름 성분이 많은 음식을 조리하였다면 설거지 후 미끈거리는 느낌이 남는다. 그럴 때는 빨아 쓰는 키친타올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 초벌로 닦고, 물로 씻고, 마지막에 힘을 주어 한 번 더 닦아준다. 생각보다 뽀득뽀득하고 뽀송뽀송한 마무리가 된다. 집에서 살림을 할 때도 이 방법을 활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식기건조대 (6*7중형/Pro400H)설거지 후 아침햇살에 화로대 및 식기를 말리고 있다. ⓒ 안사을

그릇을 씻었다면 이제 몸뚱이를 씻는 일이 남았다. 한여름에 물로만 씻는다는 것이 어떤 불편함인지는 겪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익숙해지니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쾌적했다.

요즘은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기능성 화장품을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클렌징티슈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이중세안이 필요한 화장품을 사용했다면 별도로 클렌징오일을 바른 후 화장지로 닦아내고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보관한 뒤 가득 차면 읍내에 나갈 때 버리고 오면 된다.

샴푸 없이 머리를 감아도 생각보다 시원하다. 두피에서 체취가 날 수 있겠으나 여름철 산행과 자전거 여행에서 무슨 향기를 기대하겠는가. 정겨운 사람 냄새로 쳐도 될 만큼, 머리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지 않는 한 옆사람에게 불편을 줄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샤워를 할 때는 먼저 찬물로 땀이나 먼지를 씻어낸 후 수건을 적셔서 몸 구석구석을 닦은 뒤 다시 찬물로 헹구고, 새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면 충분히 상쾌하다. 몸을 닦은 수건이나 낮에 입었던 옷들을 그냥 두면 악취가 심한데, 물에 적신 후 꼭 짜는 과정을 세 번만 반복해도 그 다음 날 냄새가 나지 않는다. 

여행의 전체 일정 중 6일 동안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세안과 샤워를 했다. 여행 내내 다양한 동행인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서로의 체취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우리는 평소 지나치게 샴푸나 섬유유연제같은 인공의 향기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닐까. 

고기냄새가 불쾌할 수 있다니!

나는 고기를 대단히 좋아한다. 구워먹든 삶아먹든 생으로 먹든 상관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고기를 굽는 소리이고 비오는 날 야영을 하면 타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마치 고기 굽는 소리 같아서 행복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곳 인제에서 고기냄새가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상황과 목적에 걸맞지 않다면 제 아무리 맛있는 냄새라 할지라도 미간을 찌푸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침가리계곡 (6*7중형/Portra160)보이는 곳은 아침가리계곡의 초입으로 방태천과 만나는 곳이다. 극심하게 가물었음에도 불구하고 물이 꽤나 많이 흐르고 있었다. ⓒ 안사을

아침가리계곡은 트레킹 코스로 매우 인기가 많은 곳이다. 방동약수쪽과 진동계곡 지점(위 사진)을 원으로 연결하는 풀코스를 모두 걸으면 10km가 넘는다.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니다. 하지만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이곳을 즐겨 찾는 이유는, 고되게 오르막을 올랐어도 내려오는 길이 너무도 신나기 때문이다. 

계곡으로 오르내리는 보통의 길은 나무로 된 데크로 길을 만들고, 작은 다리를 놓아 물 위로 건너는 과정을 통해 신발에 물을 묻힐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오솔길과 물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흙과 돌을 밟으며 걷다가 물을 만나면 물 속으로 건너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물길로 걷는 사람들 (6*7중형/Portra160)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이곳에서 물길을 걸으면 몸이 으슬으슬 떨릴만큼 서늘하다. ⓒ 안사을

지자체, 혹은 국가 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는 곳들은 계곡에 발조차 담그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그런데 이곳은 몸을 적시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발과 몸까지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하니 자연과 동화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그러한 점이 이곳의 크나큰 매력이다.

그래서 이곳을 오는 사람들은 물에 빠져도 부담이 없는 낡은 등산화를 신거나 물빠짐 구멍이 있는 '계곡트레킹화'를 신는다. 간혹 가다가 슬리퍼 차림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십중팔구는 발바닥이나 발목에 부상을 입는다. 물살이 세고 돌이 미끄럽기 때문이다.
 
숲과 계곡 (6*7중형/Pro400H)울창한 원시림 사이로 시원하게 흐르는 에메랄드 빛 물 ⓒ 안사을
 
(6*7중형/Pro400H)위 사진처럼 유속이 느린 곳은 물이끼 때문에 상당히 미끄럽다. ⓒ 안사을

우리는 촬영장비의 무게와 다른 여정과의 시간 조율 때문에 풀코스를 돌지는 못하고 계곡길로 3시간 가량 왕복하는 방법을 택했다. 초반 1km 정도는 계곡에 머무는 사람들이, 그 위로부터는 주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계곡의 규모나 경치는 국립공원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뱀사골 계곡이나 천불동 계곡과 어찌 어깨를 견주랴. 그러나 이곳 아침가리골은 온 몸으로 계곡 맛을 볼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으니, 여행지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논할 수 있다. 몸을 적실 수 있는 계곡들 중에서는 단연코 으뜸이기도 하다.
 
물길로 걷기 (6*7중형/Pro400H)방수가 되는 케이스 안에는 촬영 장비가 들어있다. 물에 뜨기 때문에 깊은 곳에서는 튜브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안사을
 
아침가리계곡 (6*7중형/Ektar100)방태산을 뒤로 하여 힘차게 내려오고 있는 아침가리계곡의 물 ⓒ 안사을

관광객들의 신발코 앞에서도 도망가지 않던 설악산 다람쥐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곳의 물고기들이 그렇다. 손에 잡힐 만큼 가까이 오지는 않았지만 조심히만 다가가면 수중카메라를 20cm정도 가까이 가져가도 유유히 제 할 일을 하는 민물고기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자연과 하나되는 경험을 하고 다시 발걸음을 돌려 출발했던 곳으로 내려왔다. 그때였다. 이질적인 냄새,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평소에 내가 사랑해 마지 않던 그 냄새가 불쾌하게 후신경을 자극했다. 숲 속 불판 위에서 익어가는 돼지고기 냄새였다.
 
방태천 옆으로 텐트를 친 사람들 (6*7중형/Ektar100)온라인 지도를 재차 확인했지만 저곳은 야영장이 아니었다. 취사 현장은 산 속에 더 많았다. ⓒ 안사을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걷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광경이라니.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니 상당히 많은 텐트의 모습이 보였다. 지정 공원이 아닌 곳에서 텐트를 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취사는 이야기가 다르다.

위와 같은 계곡은 삼림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취사가 금지된다. 또한 삼림 구역이 끝나는 계곡의 입구 쪽은 방태천과 합류하는 구간인데, 방태천은 지방하천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하천법에 따라 역시 취사는 불법이다. 

한마디로 아침가리계곡 어디에서도 취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관리초소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곳으로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이곳이 원래 취사가 가능한 곳인가요?
"직접 불만 안 때면 가능해요."
"제가 알기로는 관련법상 지방하천 유역에서는 취사가 안될텐데요. 그리고 가스불 말고 나무 때서 고기 굽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땅이나 돌에다가 직접 불만 안 때면 가능해요. 그렇게 관리하고 있어요."


관리하시는 분과 언쟁을 한들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웃으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어차피 제대로 관리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최소한의 선을 마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제군은 아침가리계곡과 방태천 일대를 계획적으로, 그리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법이 허락하지 않는 것은 과감히 단속, 처벌해야 하고 관광객이 많은 만큼 인력을 더 동원하여 단속해야 한다. 탐방센터를 정식으로 두고 예약제를 시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겠다. 

자연은 즐기는 자의 몫이다. 하지만 오염을 방치하는 방식으로 잘못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면 법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고 여행객의 불만과 불편은 그에 따라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본인 또한 기사의 초입에 밝혔듯이 자연 속에서 잠을 청하고, 풍경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더욱 이런 행태에 대해 민감하다. 즐기려면 먼저 지켜주어야 한다.
 
해먹 (6*7중형/Portra400)정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무에 직접 해먹을 치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 안사을

끝으로, 긴 여행의 시작이었던 청옥산에서의 하룻밤 이야기를 간단히 하고 마치려 한다. 위에서 밝현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야영이었다. 밤하늘의 별을 찍기 위함이었고 어둠에 연속되는 아침의 싱그러움을 끊지 않고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지정 공원이 아니기에 텐트는 칠 수 있다. 하지만 국유림 지역이기에 취사는 불가능하다. 커피나 컵라면을 위해 맹물을 끓이는 행위조차 불법이다. 불을 피우는 것 자체가 안된다. 저녁거리는 시장에서 사온 닭강정을 먹었고, 아침은 미리 만들어 온 콜드브루 원액과 챙겨온 얼음물을 섞어 마시는 것으로 대신했다. 세면과 샤워는 물티슈와 물수건으로 해결했다. 

조금 불편했지만 참으로 흐뭇했다. 자연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았고 지구가 보여주는 풍경을 마음 깊이 담았다. 잠을 길게 자지는 못했지만 청정하고 시원한 공기 속에서 잠깐이나마 깊은 잠을 잤다.  담은 사진들을 나열하며 기사를 마무리한다.
 
우주를 달리는 자전거 (6*7중형/Pro400H)차 위에 자전거를 올리고 풍력발전기의 조명을 배경 삼아 별 일주 사진을 담았다. 자전거 타는 여정이 많았던 이번 여행을 상징하고자 꾸며본 구성. ⓒ 안사을
구름 속 일출 (6*12중형/Portra400)화려하지 않은, 푸르스름한 새벽녘 ⓒ 안사을
육백마지기들의 일출 (6*7중형/Pro400H)소박한 일출이었다. 올라오는 새싹이 정겹다. ⓒ 안사을
커피타임 (35mm/Portra400)챙겨 온 콜드브루 원액과 희석한 커피 한 컵. 밝아 오는 아침을 타임랩스로 기록하는 중. ⓒ 안사을
풍차와 야생화 (6*12중형/Portra400)원래 이곳은 풍력단지가 들어서기 전부터 야생화가 만발한 곳이었다. 평창군이 현재 야생화 단지로 개발하고 있다. ⓒ 안사을
 
태그:#강원도여행, #야영, #하늘내린터, #아침가리계곡, #필름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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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인 '고산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필름카메라를 주력기로 사용하며 학생들과의 소통 이야기 및 소소한 여행기를 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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