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하늘을 날다> 포스터

<소녀, 하늘을 날다> 포스터 ⓒ 노바엔터테인먼트


최근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부 일본 청춘영화의 공식은 만화책을 찢고 나온 것처럼 예쁜 남녀배우의 조합이다. 실제로 멋진 남녀가 많이 등장하는 원작에 충실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남녀가 서로의 멋진 모습에 반한 뒤 이어지는 스토리는 식상하게 전개되는 경우가 꽤 된다. 뽀얗게 그려지는 화면에 오글거리는 인물들의 대사는 영화의 짜임새를 낮춘다.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도 아쉬울 때가 있다. 일부 청춘영화가 보여주는 한계다.

일본 영화 <소녀! 하늘을 날다>도 이런 한계를 안고 있다. 나카무라 코우의 소설 <토리걸>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다녔던 시바우라 공대에 실존하는 동아리 '팀 버드맨 트라이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페달을 밟아 하늘을 나는 이야기다.

공대에 입학한 유키나(츠치야 타오)는 멋있고 차분한 남자 선배 케이(다카스기 마히로)를 보고 인력비행 동아리에 가입한다. 케이는 전년도 인력비행 콘테스트에 짝을 이뤄 출전했던 사카바 타이시(마미야 쇼타로)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려고 한다. 그러나 케이는 연습 도중 불의의 사고를 입는다. 결국 가능성 있는 파일럿이었던 유키나가 사카바와 함께 콘테스트 출전을 준비하게 된다.

청춘들의 유쾌발랄 코믹 강조하지만...

 일본영화 <소녀, 하늘을 날다>

일본영화 <소녀, 하늘을 날다> ⓒ 노바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줄곧 청춘들의 유쾌발랄하고 코믹함을 전하려고 하지만 곳곳에서 약점이 드러난다. 우선, 인력 비행기 동아리라는 소재가 눈길을 끌기에 부족하다. 콘테스트에 출전하긴 하지만 대회의 규모나 성격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여기에 비행기를 몰아야하는 한 부원의 갑작스런 부상은 급박한 위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지만 영화에서 진하게 표현되는 부분은 아니다. 갑작스레 투입된 유키나가 사카바와 훈련하는 장면은 줄곧 자전거 타는 장면 밖에 그려지지 않는다. 훈련과정에서 꼭 역경이 드러나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장면이 부족하다는 점은 허전하다.

오히려 영화는 시종일관 성향이 맞지 않아 다투는 유키나와 성격이 화끈한 사카바의 다양한 리액션이 강조된다. 특히 이들이 서로에게 막말을 쏟아내는 장면에서는 일부러 소리를 지르거나 짜증을 내는 등 과한 설정은 아쉽다. '안경 쓴 남자'가 많은 공대에서 여성에게 말 걸기 어려워하는 동아리 부원이 괴짜처럼 그려지는 모습도 재미보다는 억지스럽다. 영화 초반부부터 그려질 것 같았던 남녀 간의 로맨스 전개도 중간부터 지지부진하다.

다만 주연 배우 츠치야 타오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의 즐거움이다. 감정 표현이 과도하게 그려지는 건 아쉽지만 유쾌하게 그려지는 매력은 부정할 수 없다. 그는 최근 일본계에서도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라이징스타다. 첫사랑의 설렘을 지닌 여고생 나호역을 맡았던 동명의 인기 만화를 영화한 <오렌지>(2015),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런 사고로 기억을 잃은 마이역을 맡은 <8년에 걸친 신부>(2017)에서 화제를 모았다. 최근 방영중인 일본 소도시 고등학교의 치어리더 동아리의 실화를 담은 드라마 <치어☆댄스>에서 주연을 맡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일본영화 <소녀, 하늘을 날다>의 한 장면

일본영화 <소녀, 하늘을 날다>의 한 장면 ⓒ 노바엔터테인먼트



소녀, 하늘을 날다 츠치야 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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