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105일 만에 메이저리그 선발 마운드에 섰다. 8월 16일(한국시간) 오전 11시 10분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6이닝 3피안타 6K 무실점의 완벽투로 건재를 알렸다. 올시즌 평균자책점은 1.77까지 떨어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저스는 5연패 수렁에 빠졌었다. 특히 직전 4경기에서 9회 실점을 내줬고 끝내기로만 3연패를 당했다. 최근 경기를 보면 불펜도 헐거워졌지만, 침체된 타선도 제때 점수를 내지 못해 고전이 이어졌다. 최근 5경기 마에다-뷸러-힐-커쇼-우드로 이어진 선발진은 5경기 31.1이닝을 던지며 ERA 2.01로 제 역할 이상을 했음에도 다저스는 연패를 끊지 못했다.

 복귀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보인 LA다저스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야잘잘' 류현진 편 중)

복귀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보인 LA다저스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야잘잘' 류현진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이 복귀해 선발진의 활약을 이어갔다. 6이닝 무실점으로 5연패 탈출의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경기 후반 불펜이 또 무너졌다. 7회는 샤그와가 막았지만 8회 퍼거슨이 매커친에게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한순간에 류현진과 팀의 승리를 날렸다. 류현진도 경기 중반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상대 타선에 강한 타구를 허용하기 시작했는데, 약해진 불펜이 결국 공략당하고 말았다.

경기는 12회말 무사 1-3루에서 나온 브라이언 도저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다저스의 3-4 승리로 끝이 났다. 다저스는 긴 연패에서 탈출했고, 분위기를 어느정도 되살리며 시애틀과의 인터리그 원정길에 나서게 됐다.

# 부상과 100일이 넘는 공백도 극복한 류현진의 강력함 

다소 긴장한 탓인지 1회초 선두타자 맥커친을 상대로 볼 3개를 연달아 던졌지만 5구째 3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경기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류현진. 그러나 후속 타자 벨트에게 라인 선상에 떨어지는 인정 2루타를 허용하면서 바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 롱고리아를 바깥쪽 커브로 유인, 약한 뜬공으로 처리했고 4번타자 포지는 속구를 던져 유격수 쪽 힘없는 땅볼로 복귀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자신에게 강점을 가진 타자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개의치 않았다. 첫타자 고키스 에르난데스를 상대로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복귀 첫 삼진을 잡았다. 첫 등판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크로포드는 2구만에 힘없는 내야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가볍게 2아웃을 잡은 후 '천적' 헌터 펜스마저 커터로 1루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 하위타선을 만난 류현진은 선두타자 앨런 핸슨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핸슨은 전날 SF의 2타점을 홀로 냈고 최근 타격감이 좋아 주의해야 하는 타자였지만 첫 대면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어 상대 투수 홀랜드에게는 패스트볼로 가볍게 카운트를 잡고 커터로 헛스윙을 끌어내며 삼진처리했다. 기세를 이어 매커친마저 가운데 높은 코스의 빠른 공으로 3타자 연속 탈삼진을 완성했다.

상위타선을 맞은 4회에도 류현진의 호투 행진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커브가 빛났다. 승부구로 커브를 택한 류현진은 상대 중심타자 벨트, 롱고리아를 잡아냈다. 포지는 좋은 컨택으로 땅볼을 쳤지만 마차도가 수비 위치를 잘 선점한 덕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었다. 다만 마지막 2개 타구의 속도는 98마일-103마일로 2번 연속 강한 타구가 나왔던 점은 불안한 여운을 남겼다.

두 중심타자가 강한 타구를 만들면서 다소 전조가 깔린 상황에서 5회 1사 후 크로포드-펜스가 연속안타를 쳤다. 계속 강한 타구들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8-9번인 핸슨과 홀랜드을 연속 삼진으로 잡으면서 최대 위기였던 5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지었다.

투구수가 80개에 도달했지만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매커친에게 위협적인 타구를 허용했지만 재차 유격수 마차도의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뒤이어 나온 벨트와 롱고리아 역시 수비진의 도움을 받아 처리했고, 공 9개로 6회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복귀전에서 6이닝 무실점 QS를 달성한 류현진은 7회부터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 샌프란시스코 맞춤 레퍼토리, 좋은 컨디션 속에 최상의 효율을 발휘

첫 이닝부터 포심-커브-커터를 고루 던지며 점검했고 패스트볼 구속도 92-3마일이 나오는 등 장기 결장 이후 복귀한 첫 경기임에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호투를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신무기인 스파이크 커브와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지 않고 기존 레퍼토리로 SF 타선을 상대했다. 투심은 기대만큼 좋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스파이크(너클) 커브의 경우 이번시즌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대처(Pitch F/x 기준 구종가치 ML 7위)가 좋아 대신 일반 커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복귀전 투구에 대해 "전반적으로 투구 밸런스가 좋은 상태에서 투구폼도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평을 남겼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은 류현진의 투구를 쉽게 쳐내지 못했다. 패스트볼의 구위도 좋았고 커브의 각이 예리했다. 자이언츠 타선이 평소에 강한 구종인 커터도 류현진의 것에는 고전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91마일을 주로 오갔고 93마일의 공도 첫 회에 나오는 등 좋았을 때의 구속을 보였다. 패스트볼에 약한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경우 공략에 있어 패스트볼의 컨디션이 중요한 열쇠였는데 경기 초반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시즌 초반 좋았을 때와 다름이 없었다.

다만 4회 이후 중심타자 롱고리아-포지를 상대했던 타석부터 다소 위협적인 타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둘은 다행히 범타 처리됐지만, 5회에 나온 타구들은 공이 떴다면 장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복귀 첫 등판이다 보니 6-70구 이후로는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에게 강한 타구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시즌 쾌조의 컨디션이 부상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 경기였다. 복귀 첫 경기에 6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3피안타만 내줬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복귀전이었다. 포화 상태인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 다시 달릴 채비하는 류현진, 다음 경기는 진정한 시험대

 6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린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불운왕 디그롬, 류현진과 닮은꼴 편 중)

6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린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불운왕 디그롬, 류현진과 닮은꼴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팀 일정에 이동일이 있어 최소 5일 휴식 이후 다음 등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다음날 휴식 이후 시애틀 원정을 갔다가 LA로 돌아와 세인트루이스를 상대하는 일정이다. 로테이션에 변화가 없다면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와의 시리즈 2번째 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에는 올시즌 리그 MVP급으로 도약한 맷 카펜터가 버티고 있다. 또 호세 마르티네즈와 야디에르 몰리나라는 위협적인 우타자들도 있다. 감독 경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현재 65승 55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후반기 이후 타선이 OPS 내셔널리그 2위, 조정창조득점(wRC+)은 1위를 달리고 있어, 후반기만큼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정상급 공력력을 갖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위기 상황을 맞은 다저스에 희망의 빛을 보여준 류현진. 다음 등판은 이번 시즌 만났던 타선 중 아마도 가장 강한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타선과의 정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포스트시즌 선발 진입을 원하는 류현진에게 스파링 파트너로 이만한 상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부상 복귀 후 첫 단추를 잘 꿴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 타선도 제압하며 선발투수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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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및 자료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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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정강민/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 지원[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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