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정식 감독계약 체결식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이날 회견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동남아시아 정상, 아시아 정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박항서 매직이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질까. 첫 단추를 잘 꿰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파키스탄과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베트남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파키스탄을 3-0으로 제압했다.

열악한 환경 딛고 얻은 값진 첫 승

베트남은 주도권을 쥐어가며 파키스탄을 몰아쳤다. 전반 21분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고, 응우옌 쾅하이의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베트남은 전반 41분 응우옌 반쿠엣의 추가골을 더해 2-0으로 달아났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응우옌꽝하이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응우옌콩푸옹이 실축하면서 추가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후반에도 베트남의 페이스였다. 후반 23분 도훙둥이 페널티킥을 실축을 범했지만, 후반 27분 응우옌 꽁프엉이 한 골을 추가하며 결국 베트남의 3-0 승리로 마무리됐다.

베트남은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의 엉성한 대회 준비에 분통을 터뜨렸다. 훈련장은 숙소와 48km나 떨어진 곳에 있었고, 이동시간만 2시간에 달했다. 심지어 잔디보다 진흙이 더 많았다.

결국 박항서 감독은 공식 훈련을 취소하고,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의 찌까랑 공장의 작은 인조잔디 구장으로 대체했다. 

열악한 훈련 환경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다크호스답게 첫 경기서 승리를 거두며,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U-23 AFC 챔피언십 준우승 기세 이어갈까

베트남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과였고, 박항서 감독은 국민적인 영웅 대접을 받았다.

자신감이 결여된 선수들을 하나로 결속시키고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또, 탄탄한 수비와 투지, 강한 압박, 빠른 카운터 어택, 예리한 세트피스 전술 등으로 매직을 보여준 박항서호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은 이달 초 자국에서 열린 비나폰 컵 2018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팔레스타인과 오만을 모두 제압했고, 강호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기며 정상에 올랐다.

지금까지 베트남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1962년 자카르타 대회 4강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아시안게임 역시 자카르타에서 개최된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파키스탄을 제압한 베트남은 2차전에서 네팔, 3차전에서 일본을 상대한다. D조 2위에 오를 경우 E조 1위가 유력한 한국과 16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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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박항서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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