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D&E, 소녀시대 태티서, 엑소 첸백시 등은 SM이 배출한 대표적인 유닛팀들이다.

슈퍼주니어 D&E, 소녀시대 태티서, 엑소 첸백시 등은 SM이 배출한 대표적인 유닛팀들이다. ⓒ SM엔터테인먼트


한동안 가요계엔 이른바 '유닛'이란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팀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고정화된 그룹 활동을 벗어나 구성원 중 일부 멤버만으로 조합을 이룬 유닛은 독특한 콘셉트와 색깔을 내걸어 주목을 끄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다인원 그룹 슈퍼주니어가 배출한 다수의 유닛을 비롯해서 소녀시대 태티서, 오렌지캬라멜(애프터스쿨) 등은 성공적인 유닛 팀으로 지금까지 성공사례로 언급되곤 한다.

최근 들어 다소 잠잠했던  유닛의 활동은 올해 들어 다시 하나의 흐름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유닛 활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슈퍼주니어만 해도 멤버 동해+은혁이 16일 슈퍼주니어 D&E의 일원으로 신보를 발표할 예정이고 잠시 개별활동에 주력하던 소녀시대 역시 하반기 유닛 형태로 팬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등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닛 활동의 원조 슈퍼주니어부터 EXO-CBX까지

1990년대~2000년대만 하더라도 그룹 소속 멤버의 개별 활동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지금이야 연기, 예능, 솔로 음반 발표부터 프로젝트 그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지만 그때만해도 그룹 이외의 영역에서 발을 내딛는 건 마치 팀에 대한 배신처럼 인식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난 2005년 데뷔한 SM 소속 슈퍼주니어의 등장 이후 이러한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했다. 구성원의 다양한 조합을 바탕에 둔 유닛팀을 다수 배출하며 활동 영역의 다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발라드 전문인 슈퍼주니어 K.R.Y, 코믹한 트로트에 특화된 슈퍼주니어 T, 중국 시장을 겨냥한 슈퍼주니어 M 등을 통해 10여명 이상 멤버들의 대채로운 재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태연+티파니+서현 등 보컬 멤버 3인으로 구성된 소녀시대 태티서 역시 선배들 못잖은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엑소는 지난 2016년과 올해 첸+ 백현+시우민 조합의 EXO 첸백시(EXO-CBX)가 내놓은 음반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타 회사 역시 완전체 활동 중간 마다 유닛을 선보이며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빅뱅의 GD+TOP은 이름값에 부응하는 인기를 누렸고 B급 정서로 충만한 오렌지캬라멜(플레디스 소속)은 원 소속팀 이상의 반향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다양한 시도 가능 및 멤버들의 재능 재발견

 플레디스가 선보인 유닛들인 부석순(세븐틴), 오렌지캬라멜(애프터스쿨)의 음반 표지

플레디스가 선보인 유닛들인 부석순(세븐틴), 오렌지캬라멜(애프터스쿨)의 음반 표지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기존 그룹 활동에 비해 유닛은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일단 고정된 영역의 원 소속팀을 잠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손꼽을 수 있다. 슈퍼주니어만 하더라도 원래 그룹이라면 '로꾸꺼', '요리왕' 같은 코믹한 분위기의 곡을 전면에 내걸긴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적으로 부담감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대중 혹은 팬들에게 숨겨진 멤버들의 재능을 재발견하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10~2014년까지 음반을 낸 애프터스쿨의 유닛 오렌지캬라멜만 하더라도 당시 팀의 리더였던 가희, 센터 유이에 비해 덜 주목받던 레이나-나나-리지를 앞세운 '마법소녀', '까탈레나' 등의 곡으로 성공을 거뒀다.

같은 회사의 후배 그룹 세븐틴은 보컬 멤버들로 구성된 부석순 외엔 별도의 유닛 음반을 제작하진 않았지만 음반마다 보컬+힙합+퍼포먼스 등 3개 유닛만의 개별곡을 담으면서 13인조 완전체 활동에서 보여주지 못한 멤버들의 매력을 크게 어필한다.

이밖에 그룹 본진의 공백기를 메우는 역할을 담당해낸다. 팀내 인원수가 훨씬 증가한 요즘 가요계 특성상 개별 활동에 들어가는 멤버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블락비 버즈타즈 같은 유닛이 등장할 시기를 맞이하기도 한다.

대중성 확보엔 어려움+든든한 소속팀 및 팬덤 있어야 효과적

 올해 발매된 프리스틴V, 구구단 세미나 음반 표지

올해 발매된 프리스틴V, 구구단 세미나 음반 표지 ⓒ 플레디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이렇게 보면 유닛 활동에 장점만 있어 보이지만, 마냥 득만 있는 것은 아니다.

GD+TOP, 소녀시대 태티서, 오렌지캬라멜 같은 성공적인 몇몇 유닛을 제외하면 상당수 팀의 유닛은 일반 대중들이 음반·음원의 출시 사실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수많은 가수+음원이 쏟아지는 요즘 같은 시대엔 확실한 팬덤조차 없다면  2~3주가량의 비교적 짧은 활동 기간을 갖는 유닛 특성상 많은 이들에게 존재를 알리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특히 원 소속팀이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유닛 출범은 되려 비효율적인 운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닛보단 완전체 활동으로 가요계의 입지를 다지는 게 우선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이후 공백기를 갖고 있는 프리스틴은 핵심 멤버 5명으로 이뤄진 프리스틴V를 지난 5월 선보였고 구구단 역시 3인 조합의 세미나를 7월 등장시켰지만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실물 음반 제작 및 음악 방송 출연을 병행할 경우, 소속 그룹 활동 못잖은 비용이 투입된다는 점 역시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업체로선 부담이 되는 기획이기도 한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케이팝쪼개듣기 유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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