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의 치명적인 약점은 경기 막판 집중력 부재로 실점을 허용해 내주지 않아도 될 경기를 내주며 패배하는 것이다.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인천이지만, 최근 FC서울과의 경기에선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인천은 지난 22일 오후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치러진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19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42분 문선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지난 3월 10일 전북 현대와의 리그 2라운드 승리 이후 무려 17경기 만에 리그에서 승리를 맛봄과 동시에 신임 욘 안데르센 감독의 K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월드컵 휴식기 이후 치른 리그 4경기에서 2승 2무의 성적 속에 중위권 도약 발판을 만들었던 서울의 상승세는 또 한 번 꺾였다.

지난 시즌에 이어 3연속 극장골로 서울을 무너뜨린 인천

인천 문선민, 골 넣었어 2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의 경기. 후반전 골을 넣은 인천 유나이티드 문선민이 팔을 들며 기뻐하고 있다.

▲ 인천 문선민, 골 넣었어 2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의 경기. 후반전 골을 넣은 인천 유나이티드 문선민이 팔을 들며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이 서울을 상대로 보여주는 모습은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인천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성적부진 속에 강등권 경쟁을 벌이다가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경쟁에서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줬다.

인천이 서울에 강한 면모를 보인 시초는 2012시즌이었다. 2012년 인천은 7월 열린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2-2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가 종료 직전 그해 여름 영입된 공격수 빠울로(2018년 2월, 지병으로 사망)의 결승골에 힘입어 3-2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던 기억이 있다.

그 후 4년 뒤인 2016시즌부터 인천은 고비 때마다 서울의 발목을 잡아왔다. 김도훈 감독이 물러나고 이기형 감독대행이 부임했던 2016년 9월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조병국의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거뒀다. 당시만 해도 성적부진 속에 강등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인천은 이후 상승세를 타며 결국 마지막 최종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1-0의 승리를 거두고 극적으로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역시 성적부진 속에 강등권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던 인천은 지난해 9월 열린 서울과의 리그 경기에서 후반 43분 송시우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1-0의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인천은 또다시 2016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강등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최종적으로 잔류했다.

올시즌 인천은 서울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 1승 1무의 우위를 점하며 서울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이 두 경기 모두 경기막판 골을 터뜨리며 얻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4월 1일 열린 원정경기에선 0-1로 뒤진 후반 45분 '시우타임' 송시우의 동점골로 천금같은 무승부를 거뒀다. 송시우는 서두에 언급한 2017년 9월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43분 결승골을 터뜨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선수다.

지난 22일 열린 서울과의 19라운드 경기에서 인천은 전반 5분 만에 이상호에게 선제실점을 허용해 힘겨운 승부가 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전반 12분 남준재의 동점골로 빠른시간 안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여기에 후반전엔 서울의 센터백 이웅희의 퇴장까지 겹치면서 수적 우위를 점한 인천은 결국 후반 43분 문선민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둘수 있었다.

인천을 승리로 이끈 '위닝메이커' 문선민

2018 시즌이 시작된 이후 리그에서 6골(월드컵 휴식기 이전 기록)을 기록하며 K리그 1에서 국내선수 중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문선민은 이 활약을 발판으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월드컵에서의 인상적인 활약 속에 소속팀인 인천으로 복귀한 문선민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처음으로 치른 전북과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며 2경기를 쉬었다가 수원과의 경기에 선발로 복귀했었다. 그리고 이날 서울과의 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서울과의 경기에서 문선민이 투입된 시점은 후반 14분 무고사와 교체되면서다. 햄스트링 부상여파로 인해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한 문선민이지만 특유의 스피드를 바탕으로 라인브레이킹을 시도하는 등 인천의 역습을 위주로한 공격루트의 시발점 역할을 맡었다.

후반전에 교체투입돼 빠른 움직임을 바탕으로 서울의 수비를 흔들었던 문선민은 후반 33분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돌파 과정에서 서울의 센터백 이웅희가 문선민을 손으로 잡으며 그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해 경고누적 퇴장을 당한 것이다. 이로인해 수적 열세에 놓인 서울의 이을용 감독대행은 후반전 승리를 위해 투입한 박주영을 뺄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서울의 공격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0분 뒤인 후반 43분 문선민은 고슬기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골을 터뜨리며 역전골을 터뜨렸다. 올시즌만 벌써 9골째를 터뜨린 문선민인데 이전과 모습이 좀 달라져 있었다. 월드컵 전 문선민은 득점 기회 상황에서 다소 불필요한 페인팅 모션을 취하다가 슈팅 찬스를 놓치는 등의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결국 문선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의 승리를 거둔 인천은 4개월여 만에 리그에서 승리를 맛봤다. 리그 첫 승을 기록한 전북전에 이어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문선민의 골이 인천을 승리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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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FC서울 K리그1 문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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