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인랑' 언론시사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성, 한예리, 김무열, 김지운, 한효주, 최민호, 강동원.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인랑' 언론시사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성, 한예리, 김무열, 김지운, 한효주, 최민호, 강동원. ⓒ 연합뉴스


1970, 1980년대 등 시대극이 휩쓸던 한국 영화들의 방향 전환이 시작됐다. 그 출발점은 <인랑>이다. 2029년 근미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게다가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을 원작으로 했기에 마니아와 영화 팬 양쪽의 기대를 받던 중이었다.

서울 용산 CGV에서 20일 오후 열린 <인랑>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지운 감독은 '한국형 블록버스터'임을 강조했다. 영화는 통일 한국을 향하는 국내 복잡한 정세 속에서 벌어진 권력 기관 간 암투, 그 안에서 임무와 개인의 자아 사이에서 고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강동원, 귀여운 미남 배우 강동원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인랑'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강동원, 귀여운 미남 배우 강동원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인랑'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원작과 달라진 점

김지운 감독은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동시에 한국적으로 새롭게 바꾸려 한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마니아층이 있는 원작이고, 그간 일본의 걸작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해서 실패한 사례가 많잖나. 우리 영화 역시 같은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 두려움이 있었다. 원작 아우라를 살리면서 한국을 배경으로 할 때 어떻게 구현할까 고민했다. 두 남녀의 관계나 음악, 각종 총기는 원작에서 끌고 왔다. 여기에 한국화 하면서 통일 이슈를 끌고 왔다.

원작의 모티브 중 하나가 권력 기관들의 암투인데 원작은 일본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의 여러 이슈 중 청년실업, 저조한 출산율 등을 생각하다가 가장 한국적인 게 통일 문제라고 생각했다. 암울했던 현대사를 관통하며 생긴 상처와 아픔을 영화적 구성에 넣고 싶었다. 이 두 사람을 구원하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말이다." (김지운 감독)


이어 김 감독은 "배우들에게 캐릭터에 대한 긴장감을 주고자 촬영이 없을 때에도 끊임없이 카톡을 했다"며 "마치 욕먹을 직장 상사처럼 퇴근해서도 계속 일을 시킨 셈"이라 고백했다.

"우리 영화에 사랑이야기도 있는데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작업하면서 내게 강하게 다가온 건 집단과 개인의 관계였다. 친구와 여자, 스승과 대결하면서 한 남자가 성장하는데 각 캐릭터들은 그들이 속한 집단을 상징한다. 주인공인 특기대원 임중경(강동원)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심리적 타격을 입는다. 번민하다가 이윤희(한효주)를 만나며 흔들리게 되는데 그 매개가 사랑인 것이다. 결국 이야기는 집단에서 나온 개인의 이야기이고, 개인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하려고 이 영화를 만든 것 같다." (김지운 감독) 

답답했던 배우들

 영화 <인랑>의 한 장면.

영화 <인랑>의 한 장면.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감독의 포부는 컸다. 직접 각종 액션과 감정 연기를 소화해야 했던 배우들은 어떨까. 알려진대로 강동원과 정우성 등은 40kg이 넘는 특수 복장인 강화복을 입고 연기해야 했다.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 수트를 제작한 회사가 <인랑> 강화복을 만들기도 했다.

강동원은 "가면을 쓰고 있으니 촬영은 엄청 많이 한 것 같은데 실제로는 별로 분량이 많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재치 있게 운을 떼며 "뭔가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캐릭터를 할 때 답답하기도 한데 묵묵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이 적은 제작비로 근 미래적인 장비나 배경을 만들 수 없었고 설정으로 커버하려 했다고 토로한 후) 저도 망설였던 이야기가 있는데 강화복이 너무 무거워서 원래 이렇게 무거운지, 이걸 입고 연기를 해야 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강화복을 만든 쪽에도 '실제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이런 무게의 수트를 입고 연기하는가' 물어봤는데 그 분들이 말하길 돈을 더 쓰면 가볍게 할 수 있다고 진지하게 얘기하더라(웃음). 아, 우린 제작비가 미국처럼 많지 않으니 열심히 몸으로 때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강동원) 

정우성, 완벽 그 자체 배우 정우성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인랑'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정우성, 완벽 그 자체 배우 정우성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인랑'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강동원의 상사이자 그가 속한 특수기동대 훈련소장인 정우성 역시 "강화복이 무겁긴 한데 그걸로 느껴지는 이미지가 있잖나"라며 "그걸 표현하기 위해 몸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동원씨도 몸이 말라서 고된 촬영이었겠지만 강화복이 갖고 있는 힘을 표현하려 다같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남성 배우뿐이 아니다. 극중 반정부 테러단체 섹트 일원으로 분한 한예리도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 극중 또 다른 특기대원 역인 최민호와 결투 장면을 찍은 한예리는 "한 여름에 찍은 뒤 나머지를 한 겨울에 찍어서 민호씨를 오랜만에 봤는데 너무 반가운 마음이었다"며 "액션은 서로 다치지 않게 주의하며 했다. 민호씨가 첫 액션이라 걱정 많이 하시던데 스턴트맨들과 연기를 실감나게 하시더라"고 한껏 상대를 칭찬했다.
 영화 <인랑>의 한 장면.

영화 <인랑>의 한 장면.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임중경에게 또 다른 목적을 갖고 접근했다가 애틋함을 느끼는 윤희 역의 한효주는 복잡한 심리 연기를 소화했다. "그간 맡은 캐릭터 중 가장 어려웠기에 시나리오 받을 때부터 부담이 컸다"던 한효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아픔의 깊이를 상상하며 매시마다 상의하면서 열심히 찍으려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간담회 말미 김지운 감독은 "새로운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만들려 했다"며 "외화에 맞설 한국형 SF 영화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영화 <인랑>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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