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왼쪽부터 차례로 장준호 PD, 배우 김정현, 서현, 황승언, 김준한. ⓒ MBC


드라마 <가면> <비밀>의 각본을 썼던 최호철 작가와 <엄마> <도둑놈, 도둑님>을 연출했던 장준호 PD가 MBC 새 수목 드라마 <시간>으로 만났다. 떠오르는 배우 김정현과 황승언, 아이돌에서 배우로 거듭난 서현과 영화 <박열> <허스토리> <변산>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김준한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시간>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주인공 네 명의 감정과 선택을 보여주면서 결국 '인간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다. 이날 현장에는 장준호 PD를 비롯해 주연배우인 김정현과 서현, 김준한, 황승언이 참석했다.

<시간>의 주요 등장인물은 W그룹 재벌 총수의 아들 천수호(김정현 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백화점 주차 안내요원을 하며 살아가는 셰프 지망생 설지현(서현 분), W그룹 법무팀 변호사 신민석(김준한 분)과 천수호의 약혼녀이자 태양 그룹 총수의 외동딸인 은채아(황승언 분)다.

현장에서 소개한 하이라이트 영상에 따르면, 한 사람의 죽음으로 만나게 되는 네 인물이 등장한다. 설지현의 동생이 호텔 수영장에서 익사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하는데, 당시 사망자와 함께 사고 직전까지 현장에 있던 은채아와 시신을 발견하는 천수호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설지현은 동생의 사망 원인을 밝히려고 애쓰고, 여기에 천수호의 뒷바라지를 하던 변호사 신민석이 개입하면서 각 인물의 선택이 이야기를 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극 중 인물처럼 진지했던 김정현 "감정의 끈 놓지 않으려고..."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연출을 맡은 장준호 PD. ⓒ MBC


연출을 맡은 장준호 PD는 드라마 <시간>을 두고 "모두에게 유한하고 평등한 시간 안에서 어떤 선택들을 해가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같은 상황에서 다른 판단을 하는 인물을 그려냈다. 각 인물의 감정과 판단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데, 이 감정을 배우들이 잘 표현해 큰 재미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연 천수호 역을 맡은 배우 김정현은 "튀어나오는 감정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시종일관 웃음기 없는 표정을 보였다. 마치 극 중 인물에 한껏 몰입한 상태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듯했는데, 그는 "촬영할 때나 안 할 때나 천수호처럼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라며 "어느 순간에 촬영해도 발화할 수 있도록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말 콘셉트인가, 혹시 오늘 기분이 안 좋은 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정현은 역시 무표정으로 "괜히 진지하게 얘기한 것 같다"고 답해 현장에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극 중 W그룹 재벌 총수의 아들 천수호 역을 맡은 배우 김정현. ⓒ MBC


배우 김정현은 천수호를 연기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진지한 표정을 자주 드러냈는데,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밝은 캐릭터를 연기한 것과 대비돼 눈길을 끌었다. 김정현은 "천수호는 까칠하고 공격적인 인물"이라며 "단계를 밟아가며 사건 이전과 이후에 달라져 본인이 인간답지 못하단 걸 반성하며 살아간다. 이에 중심을 뒀다"고 말했다.

서현도 본인이 연기한 인물 묘사에 노력한 부분을 언급했다. 서현은 자신이 맡은 배역 설지현에 대해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을 꾸미거나 가꿀 여유가 없고 하루하루 벌고 먹고 사는 인물"이라며 "최대한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메이크업을 자제했다"고 말했다. 서현은 극 중 캐릭터와 닮은 점을 묻자 "타고난 성향이 긍정적인 게 가장 비슷한 것 같다. 강한 생존력이 굉장히 닮았다"라고 답했다.

재벌가 딸로 분한 황승언은 "재벌이라고 하지만,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해 너무 화려한 스타일링보다는 절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황승언은 이날 현장에는 돋보이는 붉은 옷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로 등장했는데 "이건 드라마에선 보일 수 없는 모습"이라며 웃어 보였다.

"'기-승-전-PD님' 같지만..." 배우들은 연신 장준호 PD 극찬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태양 그룹 총수의 외동딸 은채아 역을 맡은 배우 황승언. ⓒ MBC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배우들은 장준호 PD에 대해 연신 극찬했다. 드라마 <시간>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관해 네 명의 배우 모두 장준호 PD를 꼽았다.

김정현은 "디테일한 부분을 표현하기 전에 (장준호 PD와) 많은 대화를 한다. PD님이 의견을 많이 주셔서 풍부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리허설을 꼭 한다"고 말했다. 서현은 "PD님이 믿어주셨기 때문에 함께하게 됐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며 "'유한한 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주제도 와닿았다"고 말했다.

배우 김준한은 자신이 "PD님을 많이 괴롭히는 타입"이라고 말하면서 "각자 인물을 보여주는 큰 줄기를 두고 어떻게 좀 더 나은 걸 만들 수 있을까 PD님과 많이 각색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때로는 애드리브를 많이 넣기도 한다"면서 인물 표현에 관해, 황승언과 함께 장준호 PD에게 의견을 많이 제시한다고 밝혔다.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W그룹 법무팀 변호사 신민석 역을 맡은 배우 김준한. ⓒ MBC


황승언도 장준호PD나 동료 김준한과의 호흡에 관해 언급했다. 황승언은 "대사를 그대로 하기보다 제 말투처럼, '대사 같지 않게' 연기하려고 한다. 다행히 PD님이 의견을 많이 받아주셨다"라고 말했다. 황승언이 "제가 은채아라면 이렇게 (말을) 안 할 것 같아요"라고 주장하면 장준호 PD도 수긍하고, 상대 배우인 김준한도 "그러면 나도 이렇게 (대답) 할 것 같아"라고 의견을 제시해 대사가 수정된다고. 황승언은 "'기-승-전-PD님' 같지만..."이라고 말하면서 PD와의 자유로운 소통 덕분에 "열심히 만져 재미있어지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말에 장준호 PD는 "작품 해석에 있어서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제가 (방향을) 잡아갈 때가 오히려 많다"라며 "각자의 생각을 현장에서 많이 반영하려고 한다. 네 분이 모두 의견 내는 걸 좋아해서 대화를 많이 하고 찍으면 결과도 좋다"라고 덧붙였다.

서현 "부담과 책임감 크지만..."

주연을 맡은 서현은 "주연과 조연을 떠나서 한 인물의 삶을 표현하는 데 부담과 큰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맡은 캐릭터 설지현도 깊은 감정 표현을 잘해야 하는 인물인데, 슬픔의 깊이를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백화점 주차 안내요원을 하며 살아가는 셰프 지망생 설지현 역을 맡은 배우 서현. ⓒ MBC


이 자리에서 장준호 PD는 주연 배우 섭외 일화도 밝혔다. 김정현의 섭외 배경에 대해 장준호 PD는 "<학교>나 <으라차차 와이키키> 등 관심 있게 지켜보던 배우였다. 인터뷰를 보면 연기를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친구 같았고 이번 작품 주인공과의 접점을 봤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준한에 관해서도 "영화 <박열>에서 일본 검사 연기를 하는 걸 재밌게 봤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단순 악역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김준한의 역할에) 관객도 이입해서 볼 수 있게끔 하려는 마음이 있다"고 섭외 이유를 밝혔다.

"분명 가벼운 작품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 이기적인 계급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사회에 어떤 생각을 하며 상대를 바라보고 삶을 살아야 하는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그 질문을 충실히 담아 시청자에게 던질 수 있다면 시청률을 떠나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장준호 PD)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 MBC


드라마 <시간>의 제작 의도에 관해 장준호 PD는 "스포일러일 수도 있다"며 "여러분이 만약 일주일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장준호 PD는 "인물의 선택에 집중해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우리 삶의 단면과 연결되는 찰나에 관해 연출할 것이다.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사건도 보이는 심리극"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여름에 막을 올리는 새 수목드라마 <시간>에서 과연 네 배우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장준호 PD는 처음으로 단독 연출하는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그룹 소녀시대 출신 서현이 첫 드라마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 <시간>은 오는 25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 될 예정이다.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MBC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 왼쪽부터 차례로 배우 김정현, 서현, 황승언, 김준한.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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