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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은 전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보령 머드축제는 겨울의 화천 산천어축제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이름나 있다.
▲ 보령머드축제 축제장은 전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보령 머드축제는 겨울의 화천 산천어축제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이름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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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여름 축제

문화인류학에서는 축제의 기원을 주술과 관련된 카니발(carnival)에서 찾는다.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거나 각종 제사, 제의에 벌였던 '카니발로서의 축제'는, 농경사회가 되면서 풍성한 수확과 휴식기의 재충전을 위한 집단의식과 놀이로서의 축제가 된다. 우리 역사에서 배웠던 부여의 '영고'나 고구려의 '동맹'이 그런 예가 될 것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의 축제는 일상을 벗어난 '놀이로서의 축제'가 더욱 강조되어 이제 축제는 페스티벌(festival)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직장인과 개인 사업가들, 중소상인들, 학생들이 여름휴가를 즐김으로써 이러한 도시인들을 수용하려는 여름 축제들이 꽤 많다.

이 같은 축제들 중 새로운 관광자원을 이용해 현대 도시인의 구미에 맞는 이벤트를 시도하여 성공한 축제로 손꼽히는 것이 보령 머드축제이다. 이제 이 축제는 겨울의 화천 산천어축제와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축제가 국제화되었다는 것은 현장에 가보면 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꽤 많다. 국적도 다양해서 전 세계 모든 인종을 다 만나볼 수 있을 정도이다.

단체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해방감 때문인지 자기들 세상처럼 뛰어 놀며 축제를 즐긴다.
▲ 축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단체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해방감 때문인지 자기들 세상처럼 뛰어 놀며 축제를 즐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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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축제의 성공 여부는 '차별화'이다.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사실 갯벌과 머드 흙은 세계적으로 희귀하다. 세계 4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히는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의 특성과 우리나라 서해안에서는 특별히 희귀하지도 않은 '머드'를 상품화하고, 대천해수욕장의 명성을 이용, 이들을 섞어서 축제거리로 만든 것은 꽤 훌륭한 아이디어였다.

한국인들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어필한 것도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 일부는 비싸고 복잡하다고 피하는 곳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들어와 축제의 세계화를 구현하고 있다.

마치 매년 여름에 벌어지는 스페인 발렌시아 주 부뇰의 토마토축제에서 토마토를 밟고 던지고 터뜨리며 노는 사람들이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들인 것처럼. 그들은 낯선 땅에 와서 신나게 토마토를 던지고 터트리며 한때의 일탈을 열광적으로 즐기고, 축제 뒤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간다.

머드를 온몸에 바르고 머드탕(사실 진흙탕)에서 뒹굴며, 머드(사실 진흙)투성이 몸으로 게임하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흔한 머드축제에서도 토마토축제에서와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축제 기간의 해수욕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런 혼잡함이 싫어서 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 대천해수욕장 축제 기간의 해수욕장은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런 혼잡함이 싫어서 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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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머드 축제(7/13~7/22)에 가면

보령이라는 동네는 잘 몰라도 대천해수욕장 하면 누구나 다 고개를 끄덕인다. 본래의 지명인 대천이 1986년에 시로 독립하여 보령군과 대천시로 나누어졌다가, 1995년에 다시 시 · 군 전체가 보령시로 통합된 결과이다.

대천해수욕장의 경우 일찍부터 관광지화되어 일제 때인 1930년대부터 이미 외국인 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길이 약 3.5km, 폭 약 100m에 달하는 서해안 최대 규모의 해수욕장으로 시설과 규모면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무엇보다 해수욕장 배후에 다양한 관광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이러한 대천해수욕장과 시 권역 내의 136km에 달하는 긴 해안선, 그리고 이 해안에서 생산되는 머드를 주제로, 새로운 여름 축제의 전형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보령 머드축제이다.

축제는 여름 휴가철 시즌의 시작 시기를 겨냥해 7월 중·하순에 열린다. 올해는 7월 13일(금)부터 7월 22일(일)까지 열흘간에 걸쳐 진행된다.

1998년 7월에 처음 시작된 축제는 해마다 해수욕과 다양한 축제 행사를 즐기기 위한 인파를 불러 모으고 있으며, 대개 해수욕장 개장과 맞추어 행사가 벌어진다. 기간도 초기의 4일간에서 지금은 1주일 이상으로 늘어났다.

보령의 천연자원이라 할 수 있는 해안의 고운 진흙, 머드는 성분 분석으로 원적외선이 대량 방출되고 미네랄, 게르마늄 등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 미용에 효과가 크다고 하며, 품질도 이스라엘의 사해 진흙보다 우수하다고 한다. 물론 주최 측의 홍보 문구이다.

이러한 머드축제이기에 행사 내용도 머드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온갖 장애물을 통과하는 머드게임은 축제의 가장 즐거운 아이템이다.
▲ 머드 게임 온갖 장애물을 통과하는 머드게임은 축제의 가장 즐거운 아이템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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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0m 이상의 미끄럼틀을 미끄러진다.
▲ 머드슬라이딩 길이 20m 이상의 미끄럼틀을 미끄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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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행사로는 머드게임 경연(미끄럼틀 오르기, 슬라이딩 멀리하기 등), 머드런(12종의 장애물 코스를 돌파하는 와일드 머드 체험), 머드팩 체험, 머드 셀프 마사지 체험, 칼라머드페이스페인팅, K-POP 콘서트, 거리 퍼레이드 등이 있다.

기타 갯벌 미니마라톤대회, 갯벌 체험, 머드 캐릭터비누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들도 다양하게 벌어진다. 특히, 길이 25m의 미끄럼틀을 미끄러지는 머드슬라이딩, 카약, 플라이보드, 카이트 보딩 등을 즐기는 해양 어드벤처 체험, 해수욕장에 마련된 해변 셀프 마사지 등이 참여해 볼 만한 축제 행사이다. 국제적인 대형 축제이니만큼 매년 행사도 불어나서 꽤 복잡하고 다양한 내용을 갖고 있다. 해마다 행사나 체험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행사들 중 머드 마사지 체험은 보령산 천연 머드를 온몸에 바르고 피부 마사지와 일광욕을 하는 것이며, 머드 셀프 마사지는 진흙으로 친구, 연인, 가족들이 모여 머드를 같이 온몸에 바르는 행사로서 도시인들에게는 흥미로운 추억거리가 될 만한 이벤트를 갖추고 있다.

머드체험존에 들어가면 거의 난장과 같은 체험의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 머드체험존 머드체험존에 들어가면 거의 난장과 같은 체험의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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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색다른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한때의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좋은 행사들이다. 물론 축제 자체의 지나친 상업성과 비용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지만, 즐거움을 극대화시켜 만족을 줄 수 있는 이러한 축제는 현대적 의미의 페스티벌로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

오히려 자연 환경과 지역 산업을 잘 조화시킨,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지역 축제의 드문 예라고 평가할 수 있다. 

* 2018년 보령 머드축제 정보

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머드체험존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 머드체험존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입장료의 30%는 인터넷 예매를 실시하고, 입장료의 70%는 현장에서 판매한다. 현장 판매의 경우 주말이라면 오전 중에 일찍 가야 한다.

인터넷 예매는 홈페이지에서 실시.  홈페이지는 www.mudfestival.or.kr
입장료는 월~목 성인 12,000원, 금~일 14,000원, 초등학교 4학년~고교생은 월~목 10,000원, 금~일은 12,000원 
초등학교 3학년 이하 대상의 패밀리존이 따로 있다. 월~목 9000원, 금~일 11,000원

결제 및 환불 문의는 02-866-6480 (평일 9시~18시)

2018년의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조. 날짜별로 행사가 정리되어 있다.

아이가 들어가서 신나게 노는 공간. 보호자인 어른이 같이 들어갈 수 있다.
▲ 머드패밀리존 아이가 들어가서 신나게 노는 공간. 보호자인 어른이 같이 들어갈 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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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주소: 충남 보령시 대해로 897-15 (신흑동 2022)
문의: 보령머드축제위원회 041-930-3882,  www.mudfestival.or.kr

주차는 2,000여 대 이상 수용 가능
해수욕장 앞에 숙박, 음식점 등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이 빠짐없이 들어서 있음.

해수욕장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므로 각종 편의시설도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는데, 북쪽 광장이 구광장, 남쪽 광장이 신광장이다. 주된 축제 행사는 신광장 쪽에서 이루어진다.

주의할 점: 축제 기간에는 조개구이 집들이 성황을 이룬다. 이들이 가격이 싸고 서비스가 많다고 하며 경쟁을 하는데, 너무 싼 집을 찾아 들어가지 말 것. 싼 가격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개가 아니라 고무를 씹는 기분을 느낀 적도 있다. 회 가격 부담 때문에 조개구이를 먹는 경우도 많은데, 후회할 수 있다.

아는 단골집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회를 사먹도록 할 것. 아니면 여건에 따라서 차로 10분~15분 정도 걸리는 보령 시내에 들어가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괜찮다. 대천해수욕장에 괜찮은 식당들도 많지만, 관광지 식당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시내 음식점들로 갈 것. 이곳들은 동네 사람들 상대로 장사를 해 와서 상대적으로 믿을 만하다.

한편, 숙박 예약을 못했거나 숙박비 부담 때문에 대천해수욕장에서 숙박하기가 망설여진다면 보령 시내로 들어가 모텔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찜질방은 세 곳 있다. 찜질방에 익숙하다면 시설이 괜찮은 편이니 찜질방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천해수욕장 앞에도 찜질방이 있지만 축제 기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너무 복잡하고 잠잘 공간이 없을 수도 있다.

* 가는 법

자가용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대천IC→36번 국도→대천해수욕장
대중교통으로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 보령에 간 다음, 보령 시내에서 대천해수욕장 행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보령에서는 시내 어디서든 대천해수욕장행 시내버스가 자주 있다. (시내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 약 15분~20분 소요)

기차로는 장항선 이용. 서울 용산역~대천역까지 하루 16회 운행 3시간 소요. 대천역 앞에서 대천해수욕장 행 버스가 약 10분 간격으로 있다.


태그:#보령 머드축제, #대천해수욕장 , #머드 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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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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