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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비상의총을 마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현수막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 '잘못했습니다' 무릎꿇은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비상의총을 마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현수막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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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비상의총을 마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현수막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 '잘못했습니다' 무릎꿇은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비상의총을 마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현수막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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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15일 오후 비상 의원총회 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대국민 사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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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반성문을 썼다. 한국당 의원들은 15일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와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등진 채였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마이크를 잡았다.

"당명을 바꾸고, 두 차례나 혁신위를 운영했지만,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 국민들께선 합리적이고 품격있는 보수 정당을 원했지만 거친 발언과 행태는 국민들의 마음이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중략) 국민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상투적인 변화와 단절하고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만 바라보며 그 누구도 걸어가지 않는 길을 나아가겠다."

향후 당 운영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비상 의원총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의총 장소였던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장 전광판에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당대표 권한대행인 김성태 원내대표였다.

무엇보다 그는 "국민들로부터 탄핵당한 마당에, 조기 전당대회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고도 잘라 말했다. 현재 당 상황을 활용해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차기 당권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기반이 흔들리고 기둥뿌리 뽑힌 마당에 안방 아랫목 차지할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당장 주저앉은 처마를 다 거두고 튼튼한 기반 아래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면서 사실상 '해체 후 재창당'을 향후 당의 진로로 제시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참패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의총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 얼굴 감싼 민경욱 의원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참패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의총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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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당대회 대신 혁신 비대위로 가닥 잡았지만...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선, "앞으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새로운 리더십을 만드는, 여러 가지 과정을 치열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얘기한 '해체 후 재창당' 대신 혁신 비대위 구성을 수습 대책으로 결정했다는 얘기였다. 혁신 비대위를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서는 대표 권한대행인 자신에게 일임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당을 수습하고 향후 당의 진로나 체제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선 원내대표에게 일임돼 있기 때문에 비대위를 포함한 여러 가지를 다 놓고 판단할 것"이라며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방안도 열려 있고 당내 인사의 비대위 참여도 열려 있다. 어떤 길로 가든 당을 혁신하고 쇄신하는 길로 가는 정답을 찾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당은 앞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민생현장을 더 소중히 하고 수구냉전세력으로 비춰진 부분에 대해선 일대 혁신을 하겠다"면서 보수-진보 프레임에서 벗어난 경제중심정당이 새로운 당의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의총 끝에 나온 결론치곤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 대신 혁신 비대위 구성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부터 그렇다. 이미 물밑에서 당권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판에 그에 대한 갈등을 더 이상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혁신 비대위를 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장 김 원내대표도 모두 발언 땐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비대위 구성 등의 통상적인 방법으론 부족하다면서 '새 집 짓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질문에 "실질적으로 한국당을 갈음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을 가져야 한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해체 후 재창당'을 주장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지금 상황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거의 전부였다"고도 말했다.

일부 의원들이 비공개 의총 당시 김 원내대표의 "보수 가치 재정립" 발언에 반발했던 점도 비상의총 결론의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를 찍게 한다.

"국정농단세력, 적폐세력, 수구냉전세력임을 인정하고 반성하자니 당황스럽다. 혁신도 좋지만 반성하다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라고 주장한 '친박' 김진태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비공개 의총 때 "보수가 다 죽은 줄 알지만 아직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콘크리트 우파가 30% 정도 있다는 게 입증됐다"라며 "이번엔 홍준표 체제와 '미북 정상 회담'이 겹쳐서 결과가 더욱 악화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총을 마치고 나오는 김진태 의원이 착잡한 표정을 하고 있다.
▲ '입술 꽉' 착잡한 표정 김진태 의원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총을 마치고 나오는 김진태 의원이 착잡한 표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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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6.13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의총에서 김무성 의원(부산 중구영도구)이 2020년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발언을 위해 김성태 원내대표 앞을 지나 연단으로 향하는 김무성 의원이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다.
▲ 총선 불출마 밝힌 김무성, 씁쓸한 웃음(?)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6.13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의총에서 김무성 의원(부산 중구영도구)이 2020년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발언을 위해 김성태 원내대표 앞을 지나 연단으로 향하는 김무성 의원이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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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출마' 선언한 김무성, 당권 도전 위한 발판 해석도 나와

가장 상징적으로 당의 쇄신을 보여줄 수 있는 인적 청산·세대 교체 등의 가능성이 낮은 것도 문제다. 

6선 중진 김무성 의원은 이날 비상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보수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면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파장은 크지 않았다. (관련 기사 : 김무성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 위해 총선 불출마" ) 이미 그가 지난 2015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대표를 맡고 있을 때도 "70세가 넘어서 새로 시작되는 임기의 선출직에 나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21대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힌 적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의원 본인의 이름도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상황. 이 때문에 김 의원이 이날 '보수 재건'을 명분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당권 도전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란 해석도 나온다. 자신의 불출마 선언을 통해 당 재건의 진정성을 내보이고 다른 당권 주자들과는 차별점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새로 거듭나기 위한 당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선 김 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도 동참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당직자는 이날 "김무성 의원의 결단에 동조하면서 3, 4명 정도는 불출마를 함께 선언했어야 했다"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비상 의총엔 김 의원 외 총선 불출마 의사를 시사한 의원이 단 1명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중진 의원은 아니다"라며 "이름을 밝히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하고 홍준표 대표도 사퇴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대형스크린과 모니터에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를 띄워 놓고 비상의총을 열고 있다.
▲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비상의총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하고 홍준표 대표도 사퇴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대형스크린과 모니터에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를 띄워 놓고 비상의총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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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의총에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를 대형모이터에 띄워놓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김성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의총에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를 대형모이터에 띄워놓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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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참패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의총에서 허공을 쳐다보고 있다.
▲ 허공 쳐다보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참패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의총에서 허공을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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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유한국당, #김무성, #6.13 지방선거, #김성태, #김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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