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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미국과 UN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실현과 평화협정 체결을 약속했다. 향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수교'마저 합의될 경우 한반도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로 들어설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4월 28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82.4%(매우 만족한다 57.9%, 어느 정도 만족한다 24.5%)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은 16.5%였다(별로 만족하지 않는다 8.5%,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8.1%). 

전 연령대에서도 '만족한다'는 응답이 크게 높았다. 20대 82.6%, 30대 87.6%, 40대 90.8%, 50대 82.6%, 60대 72.0%로 나와 대부분 80%이상 '만족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 최대 난제(難題)이면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북핵 문제를 국민들이 '해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정치권도 들썩이고 있다. 6·13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남북교류협력을 강조했다. 강원도 고성군수에 출마한 한 후보는 동해북부선 철도 조기 추진과 금강산 관광 재개, 고성평화통일 특별자치도 지정 등을 내세웠다. 보수 정당 후보 역시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해 서해 남북공동 어로 사업, 평화산업단지 조성 등을 구상하고 있다.

회담 직후 전국 유명 냉면집들도 뜻밖의 특수를 누렸다. 정상회담 이틀 뒤 서울의 한 평양냉면 전문점에는 점심시간 200명 넘는 손님들이 찾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내수 부진에 허덕이는 우리 경제에 모처럼 활력이 솟는 모습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정상회담

 지난달 4월 27일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청와대).
 지난달 4월 27일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청와대).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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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과 정치권은 왜 남북정상회담에 열광할까. 문재인 대통령 임기 2년 차에 열린 회담으로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고, 한반도 정세가 개선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편에선 정보 전달 방식이 어느 때보다 진정성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베일에 싸였던 북한 지도자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됐다는 점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정보 전달은 의사소통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단순히 정보를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정과 상상, 생각 등의 전달로도 소통은 가능하다. 이 때 영향을 끼치는 것은 메시지로부터 받은 '인상'이다.

인류학자 그레고리 베이츠슨은 "대화에서 표현 자체뿐 아니라 표현을 둘러싼 목소리·제스처·얼굴표정 등의 속뜻까지 헤아려야 소통이 된다"며 "대화하는 시늉만 내고 상대의 속뜻을 헤아리지 못하면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 "남측으로 오시는 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미소를 보임)
김정은 위원장 :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문 대통령 손 잡음)

1년 전만 해도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미소를 머금은 두 정상은 화해와 평화의 언어로 말문을 열었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사상 최초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 땅을 밟는 장면은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전달됐다. 특히 회담 모습을 TV화면으로 지켜 본 국민들은 두 정상이 말한 메시지의 깊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진정성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갓구나" 같은 친근한 언어는 딱딱한 회담 분위기를 녹이는 데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은둔의 지도자', '공포 정치'로 표상된 북한 지도자에 대한 이미지가 서서히 희석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달 29일과 30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보인 행동이나 발언에 신뢰가 가느냐'는 응답에 '매우 신뢰가 간다'가 17.1%, '대체로 신뢰가 간다' 60.5%로 긍정평가가 77.5%였다.

정상회담 당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 후 악수와 '10초 방북' 장면은 외신들에게도 인상적이었다.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의 메인 프레스센터(MPC)에 있던 내외신 취재진 3000여 명이 '와~' 하고 함성을 지른 모습도 전파를 탔다.

비언어적 행위가 신뢰 높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에서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에서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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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메러비언의 연구에 따르면, 메시지 전달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에서 단어가 7%, 목소리 크기가 38%인 가운데, 얼굴표정과 자세, 제스처 등 비언어적 행위가 55%를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생동감 있는 비언어적 행위가 정상회담을 지켜본 국민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실례로, 북한의 군 수뇌부인 리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북한의 고위급 장성이 남한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수행단 간 거리낌 없는 악수와 기념촬영 등도 두 나라의 화해를 보여준 전환기적 장면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복장과 얼굴 표정, 제스처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그중 도보다리에서 밀담 형식으로 나눈 1:1정상회담은 '백미'로 꼽힌다. 30분 넘게 진행된 이 회담에서 두 정상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심각한 표정을 짓거나,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김 위원장의 모습은 상대에게 경청한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이 모든 과정을 직접 보고 평가한 국민들은 가공되거나 편집되지 않는 뉴스를 접한 것보다 훨씬 더 신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으로 얽히고설킨 한반도 문제의 매듭이 풀리기 시작했다.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감격과 흥분 속에서 남북한은 또 다른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 종전협정과 평화체제를 판가름할 북미정상회담이 남았다. 화해와 평화의 언어로 70년 간 쌓인 북미 적대 관계를 청산하길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쓴 <소통의 무기>라는 책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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